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2019 말레이시아[完]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02.1/17 페낭 조지타운, 말레이시아 KFC, 맥도날드

by 히티틀러 2019. 3. 13.
728x90
반응형

수하물 찾고, 유심도 구입한 이후 공항 밖으로 나왔다.



페낭공항 5번 게이트 쪽으로 나오면 조지타운 George Town 으로 가는 라피드 페낭 버스를 탈 수 있다기에 갔더니 가자마자 바로 버스가 도착했다.

401E번과 401번, 2대의 버스가 연달아서 오는데,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전부 401E번으로 몰려갔다.

나도 덩달아서 따라가는 와중에 버스 노선도를 흘깃 보니 아무거나 타도 상관없을 거 같았다.

급한 것도 아닌데 '아니면 다음 버스 타고 가지.. ' 라는 생각으로 뒷 버스로 향했다.




"Where?"

"Weld Quay Terminal."

"2.70 (Two. Seven Zero)"



라피드 페낭 버스는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다르기 때문에 탑승 시에 기사에게 목적지를 이야기해야한다.

내 목적지는 종점인 웰드 퀘이 버스터미널, 보통은 제티 Jeti 터미널이라고도 불린다.

요금은 2.70링깃 (약 770원)인데, 중요한 점은 거스름돈을 안 준다는 것이다.

금액을 기사 옆에 있는 통에 집어넣는데, 돈을 집어넣는 구멍만 제외하고는 전부 막혀있어서 거스름돈을 줄래야 줄 수가 없는 구조였다.

3년 전 여행에서 쓰다남은 동전 챙겨온 거와 에어아시아 기내에서 커피 사먹고 남은 잔돈으로 금액을 딱 맞췄다.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면 10링깃짜리 밖에 없어서 버스비를 몇 배로 낼 뻔했다.



아까 401E번 버스에 사람들이 몰려간 덕분에 내가 탄 버스에는 빈자리가 텅텅이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서 옆자리에는 캐리어까지 놓을 수 있었다.

관광객 대부분 사람들이 콤타르 Komtar 에 내리는데, 401번이든 401E번이든 둘 다 콤타르를 지나가기 때문에 아무거나 빨리 오는 버스에 타면 된다.



라피드 페낭 버스는 버스 중간 즈음에 모니터가 있는데, 현재 정류장 이름과 이후 3정거장 이름, 걸리는 시간 등이 화면으로 나와서 현재 어디 즈음 있는지, 내릴 준비를 해야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 40분, 종점인 웰드 퀘이 버스터미널 Weld Quay Bus Terminal 에 도착했다.

많은 버스들의 종점 겸 출발지이다보니 페낭 여행하는 내내 거의 매일 올 수 밖에 없었던 곳이다.





구글 지도를 보면서 예약해둔 숙소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터미널에도 걸어서 10분 정도니까 충분히 걸어갈만한 거리였지만, 그 짧은 거리에도 힘에 부쳤다.

피곤한 상태에 폐지줍는 리어카처럼 도로를 위험천만하게 누벼야해서 체력소모가 더 크기도 했지만, 정말 힘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동남아의 겨울을 무시했다



여전히 내 복장은 출발할 때 그대로 목폴라 니트에 기모바지.

뜨거운 태양열을 옷 안으로 차곡차곡 보관 중인 상태였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기의 더위를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아무리 연중 더운 동남아라지만 어쨌거나 여기도 겨울이고, 나는 한여름에도 늘 긴바지를 고수해오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6월에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로 여행을 떠났을 때에도, 40도가 넘는 중앙아시아의 여름날씨에도 긴청바지를 입고 잘 돌아다녔다.

하지만 기모바지의 보온력은 대단했고, 내 몸의 체온이 훅훅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20여 분 만에 예약해둔 호텔에 도착했다.



"보증금은 100링깃이고, 체크아웃시 환불해드려요.

그리고 관광세와 문화유산 기금으로 60링깃 추가적으로 내셔야하는데, 이건 환불이 안 됩니다."



숙박비는 미리 결제했고, 보증금은 이전 여행에서도 지불했으니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60링깃은 대체 어떻게 나온 금액이지? 

직원이 설명을 해주는데도 못 알아들이니 리셉션 앞에 있는 안내판을 가리키며 읽어보라고 했다.

내용인 즉, 말레이시아는 방 1개 기준 1박당 10링깃의 관광세를 지불해야하고, 추가적으로 1박당 2링깃의 문화유산 보호 기금이 있다고 한다.

나는 5박이니, (관광세 10링깃 + 문화유산 보호세 2링깃) * 5박 = 60링깃을 내야한다는 것.

페낭에 도착하자마자 160링깃을 내고 나니까 한국에서 환전해온 돈의 거의 절반 가량이 날아갔다.

5만원 환전할까, 10만원 환전할까 하다가 좀 넉넉하게 가져가야한다는 생각에 10만원 환전한게 천만다행이었다.



원래 호텔의 체크인 시간은 2시부터였으나 고맙게도 무료로 얼리체크인시켜주었다.

멋도 모르고 예약한 비스트리트 호텔은 4층 규모에 객실이 20개 남짓 되는 작은 호텔이었는데, 직원들도 그렇고 아마도 중국계가 운영하는 것 같았다.

방은 더블룸 치고 작은 편이었지만 깔끔했고, 혼자 쓰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들어오자마자 에어컨을 켜고 찬물로 샤워를 한 뒤 옷을 갈아입었다.



쉬고 싶다.... 쉬고 싶다....



침대에 드러누우니 아무 것도 안 하고 퍼질러 자고 싶었다.

하지만 힘들 게 여기까지 왔는데 호텔 구석에 처박혀있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아까웠고, 무엇보다 점심을 먹어야했다.





조지타운 George Town 은 페낭 Penang 주의 중심도시이자, 말레이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부터 불교, 도교, 힌두교, 이슬람 관련 사원가지 정말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정말 문화의 용광로 같은 도시이다.

그 점으로 인해 2008년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두침침하고 세월의 때가 잔뜩 묻은 건물들 사이를 걷고 있자니 적어도 50여 년 전의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되는 거 같은 묘한 기분이었다.

자동차와 몇몇 간판들이 없다면 아마 그 때나 지금이나 풍경이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 같았다.




1층은 컴컴해서 잘 안 보이긴 하지만, 음식점이나 가게라든가 전파상 같이 무언가를 수리하는 장소 등 실제로 사용하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2층은 '저기 살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위태위태해보였다.

안전등급 D 받아서 철거를 앞둔 그런 건물을 보는 느낌?

심지어 베란다가 수평이 아니라서 당장 무너져버려도 전혀 이상할 거 같지 않다.




진짜 보행자 비우선주의네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길 같은 경우 인도를 만들어놓은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골목은 이런 식이었다.

남의 가게 앞 복도로 걷다보면 길이 막히고, 그렇다고 인도는 없으니 자동차 및 오토바이와 뒤섞여서 도로 귀퉁이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건물 앞 배수관은 우수관(빗물 배수 용도)기 아닌 하수관에 가까웠고, 침전물과 찌꺼기가 섞여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다.



지나가다 본 어느 가게의 간판.

햄버거 포스팅을 하는 입장에서 순간 혹했으나, 원래 먹으려고 했던 점심이 있어서 꾹 참았다.



화교들이 몰려사는 듯한 거리를 걷다보니 뜬금없이 모스크도 나타났다.





호텔 인근 골목들은 좀 허름했다면, 유명 관광명소들이 몰려있는 곳은 건물이며 도로 정비가 깔끔하게 되어있는 편이었다.

앤틱한 느낌도 나면서 사진 찍으면 인스타 감성으로 예쁘게 나올 거 같았다.




옷을 살까?



챙겨온 옷은 대부분 긴 옷이라 30도에 가까운 이 날씨에 입을 만한 옷을 거의 안 챙겨왔다.

바지는 입고 온 기모바지 하나 뿐이고 그 외에는 종아리 정도 길이의 스커트 뿐인데, 그거 하나로 버티기는 힘들 거 같았다.

나풀나풀한 원피스나 발목 길이의 롱스커트가 보이면 하나 사입을까 진지하게 고민되었다.

한국에서는 못 입겠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여행지에서는 뭐 어때. 

마침 옷가게가 보여서 들어가봤지만, 누가 봐도 관광객 티가 나는 냉장고 바지 아니라 등이나 팔뚝이 허옇게 파인 민소매 종류 뿐이라서 일단은 보류했다.



콤타 근처까지 쭉 걸어갔다.

아까 버스타고 지나가면서 보니 저 높은 건물이 있는 곳이 콤타다.



차랑용 신호등은 있다, 횡단보도도 있다, 하지만 보행자용 신호등은 없다.



차선 구분이 없는 좁은 골목도 아니고, 3-4차선은 되어보이는 큰 도로인데도 이러니 헛웃음마저 나왔다.

사람은 차가 안 올 때 건너면 되요 라는 의미인가?

자동차만 오면 타이밍을 잘 맞춰서 건너면 될 거 같은데, 차량들 사이로 오토바이들이 슉슉 빠져나가니 언제 건너야할지 타이밍을 영 잡기 힘들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지, 5-6명 사람이 눈치만 보면서 도로 한복판에 서있다.

5분 정도 그렇게 눈치게임하다가 현지인을 따라서 간신히 건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프랑긴몰 Prangin Mall 안으로 들어왔다.

분명 메인 입구가 있을텐데, 앞이 온통 공사중이라 다 갈아엎어놓아서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 막 도착해서 처음 돌아다니는 거니 모든 게 다 새롭고 신기하긴 했지만, 여기는 무슨 산 넘고 물 건너 가는 기분이 든다.

실내로 들어왔더니 에어컨이 빵빵해서 금방 몸이 서늘해졌다.



쇼핑몰 안에 사람은 없고, 뜬금없이 북이 있다.



천장에는 자두알 사탕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이제 맥도날드를 찾자



나는 햄버거 블로거로써 여행 전 그 나라 패스트푸드점은 1번 이상은 꼭 들린다.

빅맥이나 와퍼처럼 전세계 어디에서나 똑같은 맛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메뉴도 물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불고기버거 같이 그 나라의 음식문화가 반영된 메뉴, 혹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를 맛보는 것은 나름 재미있는 문화체험이다.

남들도 다 하는 천편일률적인 여행과는 차별되는 나만의 색다른 컨텐츠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숙소를 잡을 때에도 왠만하면 패스트푸드 지점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으로 잡는다.

검색해보니 페낭 조지타운은 콤타르에 KFC와 맥도날드가 있어서 여기에서 말레이시아의 첫 식사를 할 예정이었다.




찾았다!



쇼핑몰의 규모가 생각보다 컸고 여러 동이 연결이 되어서 그런지 말레이시아 맥도날드 홈페이지에서 주소를 보면서도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아침부터 먹은 거라고는 비행기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전부였던 터라 슬슬 기력이 빠지고,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빙글빙글 돌다가 가까스로 찾아내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몇 층을 내려가서 가까스로 도착했다.




순서를 기다리면서 메뉴판을 쭉 훑어보았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여기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Prosperity Burger 라는 이름으로 행운버거를 판매하고 있었다.

햄버거 종류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메뉴들이 몇 개 있었으나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먹어봐야해' 할만큼 시선을 확 끄는 건 없었다.



리치 맥플러리


결국 고른 건 리치 맥플러리 Lychee McFlurry.

리치맛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한창 시즌 메뉴로 홍보 중인 메뉴였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리치 특유의 꽃향이 입 안에 확 퍼졌다.

오레오 맥플러리처럼 쿠키 조각이 오독거리는 맛이 없는 건 살짝 아쉬웠지만, 크런치 조각들이 바삭거리는 식감을 대신했고 안에는 무려 리치 과육도 들어있었다.



참고 : 말레이시아 맥도날드 - 리치 맥플러리 Lychee McFlurry 후기




타로 파이


타로 파이 Taro Pie 도 하나 추가주문했다.

타로 파이는 말레이시아에서만 판매하는 건 아니고,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권, 하와이 맥도날드에서도 판매한다고 한다.

공차에서 타로 밀크티는 먹어봤지만 실제 타로가 들어간 걸 먹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는 단맛이 강하지는 않았다.

약간 들큰하면서 살짝 덜익힌 고구마처럼 퍽퍽한 느낌이었다.



맥도날드에서 가볍게 입가심하고, 다음 목표를 위해 콤타르 몰 Komtar Mall 로 향했다.

바로 뒷건물이다.



막 건물 입구로 들어가려는데, 맞은편에 걸린 간판이 눈에 띄었다,

정확히는 몰라도 웨딩홀이나 결혼피로연장 대여해주는 그런 업체 같았는데, 중국 화교부터 인도계, 무슬림 스타일까지 한꺼번에 걸려있는 걸 보니 '여기가 정말 다민족 다문화국가구나' 라는 사실이 확 실감이 난다.



다음 목적지는 할아버지 닭집, KFC다.

프랑긴몰의 바로 뒷건물인 콤타 3층에 위치해있다.



여행 전 말레이시아 KFC 를 검색하다가 '징거 와플 버거 Zinger Waffle Burger' 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버거에 번 대신 벨기에 와플이 들어갔다는 게 보자마자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메뉴.



"혹시 이거 판매하나요?"

"아니요. 판매 끝났어요."



인터넷에서 스크린샷한 사진을 보여줬더니 이미 판매가 끝났다고 한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정보가 없고, 10월에 출시되었다고 하니 현재는 판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예상하긴 했지만, 정말로 아쉬웠다.



판매 중인 메뉴를 쭉 훑어보고 있는데, 여기도 맥도날드와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를 하지 않는 버거들은 있었지만 딱히 여기의 특색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어서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나마 보울 Bowl 메뉴 종류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메뉴라 그 중에서 하나를 먹기로 했다.



커리 라바 라이스 볼


넷 중에서 고른 건 커리 라바 라이스 볼 Curry Lava Rice Bowl.

KFC에서 맛보는 치밥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치밥 메뉴를 출시한 적이 있었지만 양이 너무 적어서 별 인기가 없었는데, 여기에서는 일단 양이 괜찮았다.

맛은 닭튀김을 곁들인 카레밥, 딱 그 맛이다.

말레이시아는 인도계가 많아서 그런지 커리가 상당히 매웠고, 향도 강한 편이었다.

내 입맛 기준으로 너무 매워서 반쯤 먹다가 결국 남겼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