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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9 말레이시아[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센트럴마켓 맛집 - 유수프 단 자키르 레스토랑 Restoran Yusoof dan Zakhir (혐오주의)

by 히티틀러 2019.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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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승윤 씨를 대표하는 짤로 '전설의 눈빛'이 있어요.

중년들의 인기 프로그램이라는 '나는 자연인' 에서 자연인이 대접한 생선대가리 카레를 보고 저런 표정을 지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말레이시아에는 실제로 생선 대가리 커리가 있어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받은 여행 안내 지도 같은 데에서 그런 음식이 있다는 정보를 접했지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어요.

여기를 가기 전까지는요.



유수프 단 자키르 레스토랑 Restoran Yusoof dan Zakhir 는 쿠알라룸푸르 센트럴 마켓 Central Market (파사르 세니 Pasar Seni) 입구 바로 옆 골목에 있던 음식점이에요.

말레이어로 dan 이 '그리고 and' 라는 뜻이니까, 아마 유수프 Yusoof 라는 분과 자키르 Zakhir 라는 분이 동업해서 하는 레스토랑인 거 같아요.

지난 번 여행시에도 이 앞 골목을 여러 번 지나갔던 거 같은데, 별로 신경을 안 썼어요.

앞에 옷가게 노점 등으로 입구가 좀 막혀보이기도 했고, 약간 허름하니 관광객이 접하기에는 약간 난이도 높아보이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Curry Fish Head... 물고기 머리?



가게 간판에 쓰여진 말을 보면 Famous Fish Head Curry  라는 영어와 'Kari Kepala Ikan Istimewa' 라는 같은 의미의 말레이어가 쓰여있어서 여기가 물고기 머리 커리의 전문점이구나 싶더라고요.

kari 는 커리, kepala 는 머리, ikan 은 생선이라는 뜻이거든요.

여행 + 먹거리 포스팅하는 블로거 입장에서 안 먹고 가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거 같았어요.

이미 바로 전에 간식거리를 먹은 후라서 배가 차 있었지만, 배탈이 나서 진탕 고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건 먹고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입구가 가려져 있어서 잘 몰랐는데, 음식점은 꽤 넓은 편이었어요.

대부분의 손님들은 현지인들이었고,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한두 명 있는 사람들도 가볍게 음료 정도만 마시면서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 뿐이었고요.




유수프 단 자키르 레스토랑 메뉴.

기본적인 베이스는 인도음식점이에요.

로띠 Roti 와 비리야니 Biryani (인도식 볶음밥), 도사 Tosai , 로작 Rojak, 나시 칸다르 Nasi Kandar 등을 판매해요.



메뉴판을 두고 'kepala ikan' 을 달라고 하니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서빙하는 종업원가 의사소통이 잘 안 되었어요.

답답했는지 여기에서 고르라면서 음식을 쭉 진열해둔 곳으로 가지고 왔어요.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음식점이 많아요.

아마 '나시 칸다르 Nasi Kandar' 를 이렇게 주문하는 거 같은데, '이거 이거 이거 주세요' 라고 고르면 그 음식만큼 가격이 추가되는 시스템이에요.

제가 먹을 생선대가리를 골라서 자리로 돌아왔어요.



시랍 반둥 아이스


먼저 음료부터 나왔어요.

제가 주문한 음료는 '시랍 반둥 아이스 Sirap Bandung Ice' 라는 음료로, 장미 시럽에 우유를 넣어서 만든 음료예요.

가격은 2.8링깃 (약 800원)

그냥 장미 시럽에 물을 타서 만든 음료도 있는데, 이건 '시랍 Sirap' 이라고 해요.

먹고 나면 정말 입에서 꽃이 피는 것처럼 장미향이 풀풀 나요.

우리나라는 꽃향 나는 식음료는 '아카시아껌' 정도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꽃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화장품 혹은 향수를 먹는 거 같다면서 낯설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저는 원래 장미맛 음료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이걸 마시고 나면 장미향 때문에 왠지 입냄새가 덜 날 거 같더라고요.

우유가 들어가서 부드러운 맛이 나는 게 좋았어요.



도사


도사 Dosa/Tosai 는 렌즈콩과 쌀가루 반죽을 크레페처럼 얇게 부쳐낸 것으로, 남인도 지역에서 주식으로 먹는 빵이에요.

흔히 인도에서는 '난 Naan' 를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밀가루 생산이 많이 되는 북인도 지역의 이야기이고, 남인도 지역은 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쌀로 된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요.

커다란 전병 같은 게 도사이고, 찍어먹을 커리 2종류와 커리 야채볶음이 같이 나와요.

가격은 3링깃 (약 900원)

왼쪽의 노란 커리는 콩으로 만든 달 Dhal 인 거 같고, 오른쪽 커리는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요.

가운대는 야채 볶음인데, 양파, 감자, 고추 등에 커리를 넣어서 볶아낸 음식이에요.

우리나라 카레랑 비슷한데 국물없이 건조하게 만든 카레 느낌이 나요.

도사를 쭉쭉 찢어서 커리랑 야채볶음을 싸먹거나 쿡쿡 찍어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생선 대가리 커리


드디어 대망의 생선 대가리 커리가 나왔어요.



으힉ㅋㅋㅋ



그릇에 물고기 머리만 덜렁 있는 것을 보니 참 웃기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랬어요.

우리나라에서 인도식 커리는 주로 양고기나 닭고기가 들어간 경우가 많지만,  강이나 바다를 인근한 지역 혹은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에서는 생선으로 만든 커리도 많이 먹는다고 해요.

저의 첫 생선 커리를 이렇게 머리만 있는 걸 먹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지만요.

가격은 15링깃 (약 4,500원)으로, 다른 음식에 비해서는 가격이 좀 있는 편이에요.

머리 크기에 따라서 가격이 다른 모양인데, 저는 혼자 먹을 거라 제일 작은 걸로 골랐어요.

옆에 길쭉한 건 오크라예요.




두둥!



생선 눈이 째려보지만, 혐오스럽다기보다는 그냥 웃겼어요.



포크로 해체해보니 생각보다는 살이 좀 있는 편이었어요.

하긴 대구뽈찜이라고 대구 뽈살을 먹는 요리도 있는데, 여기는 커리로 해먹는다고 생각하니 그닥 이상하다는 생각도 안 들어요.

어두육미 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머리가 작은 게 아니라 제 손바닥 사이가 될 정도로 큼직해요.



아까 나온 도사에 생선살을 싸서 먹어봤어요.



고등어 조림 같아!



약간은 새콤한 맛이 있긴 했지만, 고등어조림과 흡사한 맛이었어요.

단점은 아가미나 잔뼈 같이 자잘한 게 많아서 잘 발라먹어야한다는 거 정도였어요.

처음에는 포크 같은 걸로 잘 발라먹으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았어요.

물티슈와 알콜스왑으로 손을 잘 닦은 뒤 현지인들처럼 손으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음식은 손으로 먹어야 제맛이에요.



이제 눈알이 남았어요.

살이라면 몰라도 눈은 왠지 좀 꺼림찍했지만, 눈 질끈 감고 먹었습니다.

그냥 약간 질깃한 거 외에 딱히 물크덩거리거나 이상한 느낌은 없었어요.

다만 노란 동공이 너무 딱딱하고 퍽퍽해서 좀 별로였어요.

굳이 먹지는 않을 거 같아요.



다 먹었습니다.

먹고 나니 왠지 모르게 뿌듯했어요.







에어컨도 없고 약간은 허름한 느낌이 드는 곳이지만, 딱 로컬 식당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현지인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건지 계속해서 사람이 들어오더라고요.

'생선 대가리 커리' 라는 어디 가서도 못 먹어볼 음식도 먹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요.

비주얼이 좀 거북해서 그렇지, 맛 자체는 그렇게 괴랄한 수준은 아니었네요.

꼭 이런 쇼킹 아시아! 같은 음식을 먹지 않더라도 도사도 맛있었고, 다른 음식도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괜찮아보였어요.

깔끔하게 정리된 센트럴 마켓 내 푸드코트나 카페도 좋지만, 진짜 현지인 느낌을 폴폴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저처럼 물고기 머리 커리를 먹어보고 싶다면 정말 추천해요. 

쿠알라룸푸르를 다시 가게 된다면 재방문 의사가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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