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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9 말레이시아[完]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프롤로그

by 히티틀러 2019.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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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일 정오 즈음.



X발, 올해도 망했네



남들은 작심삼일이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다는 새해 첫날에 나는 술에 꼴아서 대낮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연말을 이렇게 보낼 수 없어!' 라면서 전날밤 칵테일바를 갔고, 거기에서 3잔 즈음 마시다가 코알라가 되었다.

필름이 끊겨서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어찌어찌 집에 왔는데, 집에 와서도 울며불며 깽판을 부렸다.

(면목이 없어서 아직도 연락을 못 드리고 있는데, 새해 첫날부터 못볼 꼴을 보여드린 바텐더님께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

요즘의 나는 하루하루가 힘겹고, 위태로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현재의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표면장력으로 간당간당하게 부풀어오른 스트레스를 이성으로 억지로 붙잡고 있었을 뿐.



어디든 나갔다 와



보다 못한 남자친구는 외국이든 국내든, 어디라도 좋으니 여행 한 번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했다.

마침 백 만원 남짓 있던 적금도 만기된 김에 그 돈으로 나홀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전에 사용했던 여권은  기간이 만료되어 바로 다음날 새 여권을 신청했다.



그런데 어디 가지?



여행을 떠나게 되면 제일 먼저 가고 싶었던 곳은 요즘 핫한 여행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이었다.

하지만 안 그래도 추운 이 겨울에 굳이 추운 북쪽 나라를 찾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친구가 있는 대만을 다녀올까? 지난 번에 경유로 찍고만 온 베트남 남부를 다시 보고 올까? 아니면 누구나 한 번은 다 다녀온다는 일본?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곳.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2016년 1월, 딱 3년 전에 쿠알라룸푸르를 다녀왔었다.

이후에 말레이시아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있어서 이 때 이야기를 했더니 "타이푸삼 보러 갔어요?" 라는 되물어봤었다.

타이푸삼 Thaipusam 은 힌두교력으로 10월 보름날에 열리는 말레이시아 힌두교 최대 축제이다.

양력으로는 매년 1월 하순 무렵인데, 지난 말레이시아 여행에서는 타이푸삼 축제에 대해서 몰랐던 터라 딱 며칠 전에 여행을 했었다.



바로 올해 타이푸삼 기간을 검색해보니 1월 21일 월요일.

타이푸삼 축제는 당일을 중심으로 앞뒤 하루씩 총 3일간을 한다고 한다.



타이푸삼을 보고 싶어!



준비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서두르면 타이푸삼을 보고 올 수 있을 거 같았다.

머리 속은 '타이푸삼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꽂혔고, 그렇게 채 30분의 고민도 없이 여행지를 결정했다.



1월 10일, 새 여권을 발급받고 나니 본격적으로 여행 준비에 돌입했다.



1월 11일, 에어아시아에서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는 이미 다녀온 곳이라 굳이 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결정한 도시는 페낭 Penang.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만큼 볼거리도 많고, 무엇보다도 미식이 발달하고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도시이다.

'말레이시아의 진주' 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 있는 휴양지이기도 하다보니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나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좋을 거 같았다.



에어아시아는 스탑오버 안 되네?



타이푸삼 축제는 쿠알라룸푸르 외곽에 있는 바투동굴에서 열린다고 이야기를 들었었다.

페낭은 우리나라에서 직항이 없기 때문에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서 국내선을 타고 가야한다.

그래서 페낭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쿠알라룸푸르에 이틀 정도 스탑오버를 할 생각이었는데, 에어아시아는 저가항공이라서 스탑오버가 되지 않았다.

국내선을 따로 끊어야하나? 아니면 페낭이 아닌 다른 여행지를 선택해야하나? 를 고민하고 있다가 페낭에서도 타이푸삼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번째 이미지 다시 보세요)

그래서 페낭에서 쭈욱 지내면서 쿠알라룸푸르는 그냥 지나가기 아쉬우니 귀국 길에 반나절 정도만 잠깐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게 1월 16일 밤 비행기로 출국해서 1월 23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확정되었다.



참고 :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준비 01. 에어아시아 Airasia 항공권 예매



급하게 예매한 데다가 국내선 왕복, 수하물까지 추가하니 저가항공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표 가격이 엄청 나왔다.

전체 여행 경비의 3/5 정도는 비행기표 비용이었을 정도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이럴 거면 그냥 국적기인 말레이시아 항공을 끊는 게 더 저렴했겠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때는 그럴 정신이 없었다.



바로 숙소도 예약했다.

다른 분들의 여행 블로그를 몇 번 훑어보니 숙소를 거의 조지타운에 잡는 거 같았다.

나홀로 여행이고, 말레이시아는 숙박비가 저렴한 편이라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 같은 데 머물면 하룻밤에 1만원 이내로도 지낼 수가 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와 힐링을 위해 떠나는 만큼 편한 숙소에서 지내고 싶었다.

아고다에서 '페낭 조지타운 Penang George Town'을 검색하니 추천숙소로 '비 스트리트 호텔 B Street Hotel' 이 나왔다.

조식은 불포함이었지만 작은 3성급 호텔의 더블룸이 3만원 후반대의 가격이면 나쁘지 않았고, 아고다 평점도 8점대 후반이었다.

주변 시설들을 보니 유명한 여행지들과 1km 이내로 가깝다고 나왔다.

출국일이 채 며칠도 안 남은 상태라 '이 정도면 괜찮겠지' 싶어서 그냥 바로 예약해버렸다.



참고 :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준비 02. 아고다에서 숙소 예약




1월 12일, 환전을 하러 서울역 환전센터를 찾아갔다.

말레이시아는 환전소에서 한국돈으로 환전이 가능해서 굳이 미국 달러나 유로로 환전을 해가지 않아도 된다.

하다못해 페낭 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기다리며 생수나 커피라도 한 잔 사마시려면 말레이시아 링깃을 어느 정도 미리 환전해가는 게 좋을 거 같았다.

말레이시아 링깃은 인천공항이나 서울역 환전센터에서 환전이 가능하다.

서울역 환전센터에서 10만원을 환전했다.



참고 :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준비 03. 국민은행 서울역 환전센터에서 말레이시아 링깃 RM 환전



지난 번 여행에서는 시청역 인근에 있는 말레이시아 관광청에 가서 여행 정보를 얻어가서 꽤 유용했다.

이번에도 그러고는 싶었지만, 토요일이라 관광청이 쉬기도 했고 그럴 짬도 없어서 현지에서 상황에 맞게 대처하기로 했다.

사실 여행은 비행기표와 여권, 돈만 있으면 다 되긴 한다.

좀 더 알차게 많은 것을 보내느냐, 몰라서 돈 더 쓰고 유명한 거 덜 보고 오느냐의 차이일 뿐.




에어아시아가 웹체크인을 했던가?



이전에도 에어아시아를 이용했지만, 그 때는 같이 여행 간 지인이 비행기표를 구입했던 터라 미리 홈페이지에서 체크인을 했던지 아닌지 긴가민가했다.

물어보니 출발 14일부터 1시간 전까지 미리 웹체크인을 해야한다고 한다.

에어아시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부랴부랴 웹체크인을 하고, 탑승권을 프린트했다.

이게 1월 13일의 이야기.



참고 :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준비 04. 에어아시아 웹 체크인




여행다니면서 모아둔 기념품이며 잡동사니를 뒤져서 지난 번 여행에서 쓰다 남은 말레이시아 동전들을 챙겼다.



분명히 여행을 다녀왔는데, 말레이시아 콘센트가 우리나라와 같은지 다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멀티어댑터가 분명히 어딘가 있을텐데,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하나를 새로 샀다.




더운 나라 가는데 패딩을 그냥 맡겨버리자



막상 짐을 싸려고 하니 패딩이 골칫거리였다.

수하물의 무게가 넘치면 눈 질끈 감고 오버차지 내면 된다.

하지만 부피가 넘쳐버리면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법이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패딩을 입을 일은 전혀 없을 텐데, 패딩을 가져가면 그 부피 때문에 작은 기내용 캐리어 대신 크고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가야했다.  

나 같이 겨울에 따뜻한 나라로 여행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인천국제공항에 외투 보관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있길래 그냥 맡겨놓고 떠나기로 했다.

미스터코트룸 Mr.Coatroom 에 외투보관 서비스를 예약했다.



참고 : 겨울 여행 팁! 인천공항 외투 보관 서비스 미스터코트룸 - 예약 방법



가장 큰 여행 준비가 남아있다



1일 1포스팅을 하는 블로거 입장에서 하루이틀도 아니고 무려 1주일간 공백을 둘 수는 없었다.

1월 14일부터 1월 15일까지, 이틀간 잠을 쪼개가면서 예약 포스팅을 발행해두었다.

가장 큰, 그리고 고달픈 여행 준비였다.



1월 16일, 여행 당일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캐리어에 짐을 쌌다.
인천공항 가는 버스가 오후 4시 출발이라 그 때까지 가이드북을 보면서 여행 일정을 짰다.


짐 다 싸고 나서야 여행 일정을 짜다니...


참 우습고도 아이러니한 상황.
걱정이 되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걱정이 안 되었다.
5박 7일간의 여행에 적금 부었던 걸 다 쓰고 올 생각이었던 터라 '정 안 되면 카드 긁어버리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간띵이가 띵띵 부어있던 상태였다.



이번 여행의 주제곡은 방탄소년단의 '고민보다 Go' 로 잡았다.

Yolo yolo yolo 탕진잼 탕진잼 탕진잼~♬ 을 흥얼거리면서 BTS의 노래와 함께 이번 페낭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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