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쉬에서 두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샤흐리사브즈 Shakhrisabz.
론내플래닛에 따르면 아미르 테무르의 고향이라고 나와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사마르칸트와 부하라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여기도 나름 관광객들이 꽤 오는 도시예요.
다만 문제는 오기가 고약하다는 것.
사마르칸트에서 마슈르트카가 있다고 하는데, 거리가 90km나 되는데다가 이곳에 오려면 큰 산을 넘어야해요.
당일치기하기는 힘든데, 이곳이 완전히 관광지로 개발된 것도 아니라 숙박시설도 마땅치 않다고 해요.
아마 우리도 그 택시 기사아저씨가 데려다주는 게 아니었으면 샤흐리사브즈에 오기 힘들었을 거예요.
따로 매표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표 산 사람만 들어갈 수 있게 막아놓은 것도 아니예요.
완전히 열린 공간인데다가 바로 옆에 마을도 있고, 놀이 시설도 있어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들어와서 놀아요.
직원 하나가 그 많은 사람들에게서 하나하나 다 입장료를 받는 건 불가능해요.
아마 적당히 입구에서 죽치고 있다가 외국인이 들어오면 돈을 받는 것 같았어요.
즉, 아저씨가 다른 데 정신 쏟고 있을 때 슬쩍 구경하면 무료 관람도 가능할 수도 있어요.
옛날에는 저 위에까지 올라가서 볼 수 있었대요.
그런데 올 4월부터 유네스코가 보수공사에 들어가서 지금은 올라가는 입구를 폐쇄해놨어요.
깨진 창틈으로 얼핏 보니 쓰레기만 가득 차있었어요.
저기 올라가면 전망이 끝내주게 좋을텐데.. 많이 아쉬웠어요.
나무 그늘에 앉아서 손수 만든 가방이나 모자들을 팔고 있는 아주머니들.
모자가 개당 5달러라고 하는데, 우즈벡돈으로는 만16,000숨이 넘는 큰 돈.
기사 아저씨는 하나쯤 샀으면 하는 눈치였지만, 저런 건 타슈켄트에 있는 철수 바자르에도 흔해요.
"우린 여기 있을테니까 알아서 보고 와."
택시 기사 아저씨와 같이 운전하고 온 남자는 그늘에 앉아 아주머니와 수다 떨기 바빴어요.
옥 사로이 앞에는 아미르 테무르 아저씨의 동상이 있어요.
택시기사 아저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미르 테무르 동상은 우즈베키스탄에 3개가 있대요.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그리고 샤흐리사브즈.
타슈켄트에서는 말 타고 계시고, 사마르칸트에서는 앉아 계시고, 이곳 샤흐리사브즈에는 서 계세요.
뉴스에서 이 지역을 설명할 때마다 딱! 저 구도가 나와요.
먼저 자혼기르 묘소.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미나상 곤니찌와~"
앞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스카프나 모자, 가방 등 관광 기념물을 파는데, 동양인인 우리가 오자 폭풍 일본어가 쏟아졌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이후 일본어를 처음 들어봤어요.
안에 들어가면....
딸랑 이거.
그 흔한 타일 벽지 하나 없고, 휑하기만 해요.
현지인들에게는 나름 성스러운 장소인지 할아버지 셋이 와서 코란을 외우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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