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굼바즈 마스지드.
아미르 테무르의 손자인 울루그벡 때 완성되었다고 해요.
미나렛인 것 같아요.
이제껏 여러 이슬람 사원들을 봤지만, 저렇게 얄쌍하고 애매한 위치에 놓여진 건 처음 봤어요.
"저기요, 티켓!"
또?
왜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은데 우리만 걸릴까요?
동양인이라서 눈에 띄어서 그런가?
그나마 여기는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이라도 있었어요.
이번에도 직원들이 기사 아저씨 일행에게 입장료를 내라고 했지만, 역시 그 아저씨는 "우린 안 본다니까. 쟤네들 때문에 왔어."라고 직원들과 합의를 보셨어요.
그러면서 볼 거 다 보고, 들어갈 때 다 들어가던데요;;;;
"어? 사진 엽서다!"
저는 여행하는 나라나 도시마다 사진엽서를 모아요.
일단 가격이 저렴하고, 구하기가 쉬우면서 아는 사람에게 가볍기 선물하기도 좋거든요.
그리고 사진엽서의 대상이 되는 장소들은 그 나라나 도시를 대표할만한 장소이기 때문에 배낭여행을 할 때 도움이 되요.
실제로 여행을 할 때 사진엽서를 보면서 관광할 장소를 정하거나 현지인들에게 보여주면서 찾아간 적도 있어요.
그런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사진엽서를 한 번도 못 봤어요.
기념품점이나 시장에 가서도 온통 옷, 가방, 양말 같은 직물 종류나 인형, 마그네틱 같은 것만 팔아요.
오히려 사진엽서가 제일 저렴하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을텐데요.
콕 굼바즈 마스지드 안에서는 다른 곳보다 비교적 다양한 종류의 관광 상품들을 팔고 있었어요.
한 노점상에서 사진엽서도 수북히 쌓아놓고 팔고 있었어요.
종류는 세가지 밖에 없었지만, 그나마 예쁜 사진 엽서 두 개를 샀어요.
모스크 입구.
이렇게 보니까 레기스탄 광장 같은 느낌도 나는 것 같아요.
여기는 그래도 관리한 흔적이 있어서 아까 그 무덤처럼 휑하지는 않았어요.
"자, 이제 산으로 밥먹으러 갑시다.."
샤흐리사브즈가 은근히 볼 게 많아서 어느덧 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어요.
식사도 해야하고, 타슈켄트까지 갈 길이 머니 서둘러야했어요.
"우리 저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요."
그렇구나....가 아니고 진짜?
타슈켄트에서 올 때도 지자흐에서 사마르칸트 갈 때 산을 넘기는 했어요.
하지만 그 산보다 훨씬 길도 험해보이고, 가파르게 보였어요.
더군다 차는 전날차보다 낡아서 그런지 열심히 밟아도 속력이 그만큼 잘 나지 않았어요.
옛날 대관령 옛길 같은 곳을 꼬불꼬불 올라오긴 했지만, 오긴 왔어요.
저 끝에 뿌옇게 보이는 곳이 샤흐리사브즈, 그 앞의 마을은 키톱이래요.
처음에는 키톱 (kitob, 우즈벡어로 책이라는 뜻)이라고 해서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실제 마을 이름이래요.
아래로는 쭉 올라온 차도가 보여요.
길 상태는 그닥 나쁜 편이 아니었지만, 종종 아스팔트가 파인 곳이 있었어요.
가장 신기한 것은 산중턱에 식당이 있다는 것!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었어요.
"산에서 먹는 고기가 진짜 맛있다고. 고기도 신선하고, 공기도 좋고 말이야. 산 위라서 덥지도 않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식사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렸어요.
몇 군데 찾아갔지만 앉을 곳을 찾지 못해서 가장 꼭대기에 있는 식당에 자리를 잡았어요.
힘들게 산꼭대기까지 올라갔으니 이제 내려가야지요.
산을 깎아서 도로를 건설해서 그런지 흙과 돌이 이렇게 위태위태하게 쌓여진 곳이 많아요.
산사태 방지 시설도 안 했어요.
"여기 겨울에 다닐 수 있어요?"
"아니, 눈 오면 한두달은 길이 닫혀."
역시.
산을 넘어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좌판을 벌여놓고 저런 길쭉하고 불그죽죽한 풀을 팔아요.
예전에 현지인이 줘서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고구마줄거리처럼 얇게 껍질을 벗긴 다음 깨물어먹는데, 새큼한 맛이 나요.
비타민이 많고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시골에서는 미리 따서 저장해뒀다가 겨우내 먹는다고 했어요.
다만, 좌판이 한 두개도 아니고 저거 하나만 팔아서 얼마나 팔릴까 싶었어요.
'해외 여행 > 2012 우즈베키스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 (0) | 2012.09.30 |
---|---|
우즈베키스탄 도시간 거리 (4) | 2012.06.29 |
[우즈베키스탄] 5/5~6 카슈카다리오 여행 3. 샤흐리사브즈 (1) (2) | 2012.05.22 |
[우즈베키스탄] 5/5~6 카슈카다리오 여행 2. 카르쉬 (2) | 2012.05.20 |
[우즈베키스탄] 5/5~6 카슈카다리오 여행 1. 타슈켄트~사마르칸트~카르쉬 (6) | 2012.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