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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카프카즈&터키[完]

[아제르바이잔] 11. 7/9 바쿠 (6) elm akademiya 역, 기념품 쇼핑

by 히티틀러 201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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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이틀을 묵겠다고 했으니, 원래는 아침에 체크아웃을 해야해요.

다음 여행지는 나흐치반.


나흐치반은 아제르바이잔의 자치 공화국으로 본토와 분리되어 있어요.

그래서 반드시 비행기로 가야해요.

이란을 거쳐 육로로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려면 이란비자+아제르바이잔 복수 비자를 받아야해요.

여행자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비행기로 가는 게 속편해요.

아제르바이잔 국영 항공사인 AZAL 에서 바쿠-나흐치반, 겐제-나흐치반 항공 노선을 운항한다고 해요.


여행을 출발하기 전 인터넷에서 바쿠-나흐치반행 비행기표를 알아봤어요.

분명히 운항을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운항 정보를 찾거나 인터넷 예매를 하는 건 불가능 했어요.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에도 물어봤지만, '대략 하루에 3-4번, 몇 시 정도에 있다더라'만 알려줄 뿐이었어요.

나흐치반행 비행기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예매가 안된다고 하자 오히려 놀라는 눈치였어요.

한국어로 된 정보는 있을 리가 없고, 영어로 된 정보조차 매우 부실하고 열악해서 '그냥 현지에서 알아보자' 하고 포기했어요.


전날, 호텔 리셉션에서 나흐치반 행 비행기표를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리셉션에게 다시 물어보러 갔어요.

리셉션은 어디론가 전화를 했어요.


"나흐치반행 비행기표는 일반 여행사에서 안 팔고, 공항에서만 살 수 있대요. 그리고 오늘 표 매진되었대요."


비행기표가 매진될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요.

사실 아무 것도 없는 나흐치반에 얼마나 갈까 했거든요.


"내일 표도 얼마 안 남았대요. 어떻게 하실래요? 내일 표라도 사실래요?"


리셉션은 당일에 표를 구매하기가 매우 힘드니 공항에 아주 일찍 가거나 아니면 표를 미리 사야한다고 했어요.

만약 표를 구입할거라면 택시비 20마나트와 비행기표 1사람당 70마나트, 여권을 주면 사람을 시켜 표를 사다주겠다고 했어요.

꽤 괜찮은 제안이었어요.

우리가 직접 다녀오지 않아도 되고, 왕복 택시비를 생각하면 훨씬 이득이었어요.


"그럼 내일 아침 첫 비행기표 2장을 사주세요. 그리고 하루 더 연장할게요."


비행기표 값과 하루치 방값을 주고 다시 방으로 올라왔어요.

떠날 준비를 다 했는데,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되니 뭔가 허무했어요.

사실 바쿠에서 계획했던 일은 다 끝냈거든요.


"우리 뭐하냐?"

"그러게. 시내나 다녀올까?"

"그러자."


호텔이 있는 하타이 역 근처에서 이쳬리 셰헤르 역에 가려면 28 May 역에서 한 번 갈아타야해요.
그런데 환승을 잘못해서 처음 보는 이상한 곳에서 내렸어요.
지하철에서 일하고 잇는 경찰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자 Elm Akademiya 역이라고 했어요.
이왕에 온 김에 이 근처 구경이나 하고 가기로 했어요.



별로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았어요.

뒤져보면 뭔가 더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하철 역 이름을 보아하니 근처에 대학교가 있을 것 같아 바로 지하철을 타고 이쳬리쉐헤르 역으로 갔어요.

elm 은 아제리어로 '학문'이라는 뜻이고 akademiya 는 단어 그대로 'academy'라는 뜻이에요.




이쳬리 셰헤르에서 웬만한 볼 것은 다 봤고, 기념품을 사기로 했어요.
바쿠에서 기념품은 크게 니자미 거리와 이쳬리 셰헤르에서 살 수 있어요.
니자미 거리에서는 사진엽서나 마그네틱 같은 자잘한 제품이 많고, 이쳬리 셰헤르 쪽은 전통제품 위주예요. 

이쳬리 셰헤르에서 기념품점은 크즈 칼라스 쪽에 몰려있지만, 그쪽은 가게 간의 경쟁도 치열하고 무엇보다도 비싸요. 
추천할만한 곳은 이쳬리 셰헤르 들어가자마자 입구에서 쉬르반 사라이쪽으로 올라가는 데 있는 기념품점.
질도 괜찮고, 주인도 친절하고, 가격도 크즈 칼라스 주변보다 훨씬 저렴해요.
바쿠 구경을 하면서 몇 번 가서 구경도 하고, 자잘한 기념품도 사고 해서 가게 주인은 우리를 알고 있었어요.

카프카스 지역에서 쓰는 양털모자를 예전부터 탐을 내고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양털모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이런 털뭉치.





다른 하나는 겨울에 러시아 아줌마들이 모피코트와 함께 쓰고다니는 거 같은 이런 모자.

얼핏보면 위의 모자가 털이 훨씬 많이 들어가서 비쌀 것 같지만, 아래것이 훨씬 비싸요.
어린 양을 잡아서 그 털을 가지고 다리미로 눌러서 만들어서 그렇다고 했어요.

"저거 얼마예요?"

털뭉치는 여행 중에 가지고 다니기 힘들 것 같고, 아래 모자가 훨씬 나아보였어요.

"65마나트."

헉! 진짜 비싸구나.
괜히 유명한 지도자들이 저 모자를 쓰고 다닌 게 아니구나. 

진품은 너무 비싸서 살 수 없고, 혼방으로 된 모자를 샀어요.

아저씨는 실크 스카프도 매우 좋다면서 이것저것 보여줬어요.
아제르바이잔도 실크로드의 중요 국가 중 하나라서 카펫이나 실크 제품이 유명하고 질도 좋아요.

"이 스카프 어때요? 다른 데 가면 15-20마나트 하는데 자주 왔으니까 10마나트에 해줄게요."

만지면 촉감이 보들보들한 100% 천연 실크 스카프가 10마나트 (15000원) 정도면 저렴한 가격.
이왕 이렇게 된 거 카프카스 여행 기념품을 바쿠에서 다 끝내자는 셈으로 할머니 드릴 스카프도 하나 샀어요.
친구는 아제르바이잔에서 기도할 때 쓰는 천으로 된 전통 모자 몇개를 샀어요.

선물을 모두 구입하고, 호텔로 돌아왔어요.
리셉션은 우리에게 비행기표를 건네주었어요.
아무리 국내선이라지만 그래도 비행기표인데, 보딩패스 같지 않고 그냥 A4 용지에 적당히 프린트해서 표 같지도 않고 엄청 허술해보였어요.
그래도 비싼 돈 주고 힘들게 산 귀한 표.

표를 받아들고 방에 들어가서 해가 질 때까지 낮잠도 한숨 자고 쉬었어요.
날이 워낙 덥기도 하고, 바쿠에 온 이후 계속 몸이 안 좋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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