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이틀을 묵겠다고 했으니, 원래는 아침에 체크아웃을 해야해요.
다음 여행지는 나흐치반.
나흐치반은 아제르바이잔의 자치 공화국으로 본토와 분리되어 있어요.
그래서 반드시 비행기로 가야해요.
이란을 거쳐 육로로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려면 이란비자+아제르바이잔 복수 비자를 받아야해요.
여행자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비행기로 가는 게 속편해요.
아제르바이잔 국영 항공사인 AZAL 에서 바쿠-나흐치반, 겐제-나흐치반 항공 노선을 운항한다고 해요.
여행을 출발하기 전 인터넷에서 바쿠-나흐치반행 비행기표를 알아봤어요.
분명히 운항을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운항 정보를 찾거나 인터넷 예매를 하는 건 불가능 했어요.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에도 물어봤지만, '대략 하루에 3-4번, 몇 시 정도에 있다더라'만 알려줄 뿐이었어요.
나흐치반행 비행기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예매가 안된다고 하자 오히려 놀라는 눈치였어요.
한국어로 된 정보는 있을 리가 없고, 영어로 된 정보조차 매우 부실하고 열악해서 '그냥 현지에서 알아보자' 하고 포기했어요.
전날, 호텔 리셉션에서 나흐치반 행 비행기표를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리셉션에게 다시 물어보러 갔어요.
리셉션은 어디론가 전화를 했어요.
"나흐치반행 비행기표는 일반 여행사에서 안 팔고, 공항에서만 살 수 있대요. 그리고 오늘 표 매진되었대요."
비행기표가 매진될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요.
사실 아무 것도 없는 나흐치반에 얼마나 갈까 했거든요.
"내일 표도 얼마 안 남았대요. 어떻게 하실래요? 내일 표라도 사실래요?"
리셉션은 당일에 표를 구매하기가 매우 힘드니 공항에 아주 일찍 가거나 아니면 표를 미리 사야한다고 했어요.
만약 표를 구입할거라면 택시비 20마나트와 비행기표 1사람당 70마나트, 여권을 주면 사람을 시켜 표를 사다주겠다고 했어요.
꽤 괜찮은 제안이었어요.
우리가 직접 다녀오지 않아도 되고, 왕복 택시비를 생각하면 훨씬 이득이었어요.
"그럼 내일 아침 첫 비행기표 2장을 사주세요. 그리고 하루 더 연장할게요."
비행기표 값과 하루치 방값을 주고 다시 방으로 올라왔어요.
떠날 준비를 다 했는데,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되니 뭔가 허무했어요.
사실 바쿠에서 계획했던 일은 다 끝냈거든요.
"우리 뭐하냐?"
"그러게. 시내나 다녀올까?"
"그러자."
별로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았어요.
뒤져보면 뭔가 더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하철 역 이름을 보아하니 근처에 대학교가 있을 것 같아 바로 지하철을 타고 이쳬리쉐헤르 역으로 갔어요.
elm 은 아제리어로 '학문'이라는 뜻이고 akademiya 는 단어 그대로 'academy'라는 뜻이에요.
하나는 이런 털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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