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아시아부터 아프리카까지 전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
동남아 국가 중에서 태국이나 베트남 음식점은 이제 흔해졌고, 잘 찾아보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음식점까지 찾아볼 수 있어요.
라오스 음식점이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공덕역 근처에 하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라오스 음식점의 이름은 '맹그로브'로, 오픈한지는 반 년 정도 되었다고 해요.
공덕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8분 정도 걸려요.
맹그로브는 열대와 아열대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식물의 일종으로, 캄보디아나 베트남 가은데에서는 보트를 타고 맹그로브 숲을 가는 투어도 종종 있어요.
저는 미얀마어의 인사말인 '밍글라바 (안녕하세요)' 랑 계속 헷갈리더라고요.
지도를 보면서 찾아가고 있는데, 가게 근처에 도착하니 쌀국수집 특유의 냄새가 느껴져서 바로 발견했어요.
맹그로브는 '카오 쏘이 Khao Soi' 라는 쌀국수를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카오 쏘이는 라오스 뿐만 아니라 태국 북부와 미얀마까지 널리 먹는 쌀국수인데, 사장님께서 루앙프라방에서 지내시면서 현지에서 직접 배워오셨다고 하더라고요.
카오쏘이는 매운맛이 살짝 돌면서도 구수해서 루앙프라방에 있을 때 정말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라서 반가웠어요.
카오쏘이는 얼큰한 맛인데, 라오 누들은 담백하다고 해서 '카오삐약' 이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비어라오 다크
낮이지만 먼저 비어라오 한 잔부터 마셔줍니다.
센스있게 전용잔도 같이 주셨어요.
비어라오 다크는 흑맥주임에도 불구하고 쌉사름하지 않고 오히려 달짝지근한게 낮술로 딱 좋아요.
마트에서 일반 비어라오는 파는데, 비어라오 다크는 안 파는 게 너무 아쉬워요.
카오쏘이
아기다리고 고기다리던 카오쏘이가 나왔어요.
현지에서 먹었던 카오쏘이는 국물 자체가 붉은색이 돌았는데, 여기는 국물이 맑고 다대기가 들어가 있어요.
붉은 덩어리는 다진 고기가 들어간 매운 양념인데, 저 양념이 들어가면 카오쏘이, 안 들어가면 라오누들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양념을 국물에 적당히 풀어서 먹으면 된다는데, 저는 반만 넣었는데도 꽤 매웠어요.
앞접시에 양념을 따로 덜어서 입맛에 맞게 가감해서 넣으면 될 거 같아요.
국물이 진하면서도 면도 쌀국수 생면을 사용해서 좀 더 현지에서 먹는 느낌에 가까웠어요.
부들부들한 면에 아삭한 생숙주, 상큼한 고수,레몬의 여리여리한 신맛이 곁들여지니 정말 맛있어요.
뜨겁고 얼큰한 쌀국수를 먹으니 몸에서 열이 오르면서 등줄기부터 비질비지리 땀이 올라오는데, 그 때 시원한 비어라오를 한 잔 걸치니 천국이 따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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