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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2014 일상 생활기

한국 속의 중국, 인천 차이나타운 (2) 신포시장, 홍혜문, 루나씨키친, 의선당

by 히티틀러 201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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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 한국 속의 중국, 인천 차이나타운 (1)



표지판을 보니 신포시장이 500m 정도 밖에 되지 않았어요.

닭강정이 맛있다고 TV에서 많이 본 데다 그렇게 멀지도 않으니 천천히 걸어갔어요.



헉! 사람 많다!


닭강정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시장 입구에서 줄을 서고 있었어요.

기다리는 사람이 적으면 집에 싸가지고 가서 가족들과 나눠먹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줄 서있는 사람들을 보자 바로 마음을 접었어요.

친구들도, 저도 돌아다니면서 그렇게 잘 챙겨먹는 스타일도 아니고, 기다리기는 더 싫었거든요.



닭강정 집을 제외하고 신포시장은 한적했어요.

흔히 볼 수 있는 재래시장과 큰 차이가 없었어요.


"어! 저거 화덕만두다!"


친구가 화덕만두를 꼭 먹어보자고 했어요.

차이나타운에도 화덕만두를 파는 가게들이 있지만 너무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지나쳤는데, 여기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사갈 수 있었어요.

고기만두를 먹고싶었지만 아쉽게도 두 개 밖에 없어서, 다른 친구 둘은 고기 만두를 먹고 저는 고구마 만두를 골랐어요.



겉은 바삭하고 담백했고, 안에는 고구마 필링이 가득 채워져있었어요.

맛은 있지만 고구마 필링이 꽉 차있어서 그냥 먹기에는 너무 달게 느껴졌어요.

우유와 같이 먹는다면 한 끼 식사로 좋을 듯 해요.



홍혜문.

일본인들이 화강암으로 무지개 모양으로 만든 석조물이예요.

차이나타운 마을 입구의 안내도에서 설명이 나온 곳인데다가 문화재라서 해서 이정표를 보면서 찾아갔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멀리서 보이는 터널 같은 게 바로 홍혜문.


대체 저게 뭐야!!!!!


이름만 듣고  망루나 성 같은 건물인 줄 알았는데, 저도 친구도 너무 실망했어요.

힘만 뺐다고 툴툴 거리면서 다시 차이나타운으로 돌아왔어요.



차이나타운에서 유명한 쩐주나이차 (버블티) 맛집, 루나씨 키친.

대만을 좋아하고 몇 번 다녀오신 지인이 '대만식 카페인데 꽤 괜찮다. 자기도 대만 친구와 같이 온 적이 있다' 라고 추천을 해주셨어요.

목도 마르고, 다리도 쉴 겸 마시고 가기로 했어요.




카페는 아담했고, 테이블이 많지는 않았지만 맛집이라서 그런지 빈 자리가 거의 없었어요.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도 그렇고, 대부분의 손님들도 쩐주나이차를 마시고 있었어요.

친구들도 당연히 오리지널 쩐주나이차를 마시겠다고 하지만, 저는 산매탕을 주문했어요.

저는 우유를 제대로 소화를 못 시켜서 유제품을 먹으면 배탈이 잘 나는데, 쩐주나이차에는 전부 우유가 들어가거든요.



친구들이 주문한 오리지널 쩐주나이차.

맛이 궁금해서 한 입 마셔봤는데, 마치 '데자와' 같은 맛이었어요.

일부러 찾아올만큼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좀 덜 달고 차향이 많이 났어요.

처음 버블티를 마셔봤을 때에는 타피오카가 너무 맛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타피오카가 조금 더 달큰하고 쫀득한 거 같았어요.



평소 매실 음료를 좋아하기도 하고, 황실에서 마시던 음료라고 해서 정말 기대를 했는데, 산매탕은 정말 오묘한 맛이었어요.

매실을 홀라탕 태운 맛? 이랄까, 매실음료+감기약 맛? 이랄까.

어쨌거나 정말 너무나도 입에 안 맞았어요.

친구는 한 입 마셔보고는 자기가 좋아하는 맛이라면서 원한다면 바꿔주겠다고 했지만, 우유를 못 먹어서 선택한 거라서 바꿀 수도 없었어요.

결국 억지로 마시다가 도저히 다 못 마실 거 같아서, 가지고 온 병에 싸서 가지고 갔어요.



차이나타운의 유명한 맛집 중 하나라는 '공화춘'.

일설에 의하면 짜장면이 처음 개발된 곳이라고 해요.

식사를 하기에는 꽤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음식점들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주말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사람이 많은 건지, 차이나타운에서는 음식을 먹기는 정말 힘든 거 같아요.




선린문으로 올라가는 계단.

선린문으로 올라가려면 경사가 좀 있는 계단 4층을 올라가야하는데, 계단 양 옆에는 자금성과 분장을 한 경극 배우, 갑골문자와 같은 중국을 대표하는 상징물들이 그려져있어요.



선린문.

'선린문' 이라고 쓰여진 패루는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자는 뜻으로 옛날 이 곳의 지명이라고 해요.




이 근처에는 음식점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그런지 음식과 관련된 포토존이 있어요.

짜장면 모형은 너무 면이 불어보여서 '30년된 짜장면이 배달오는 거 아냐' 라면서 친구들끼리 농담을 주고 받았어요.



차이나타운에서 왜 러시아 민속 인형인 마뜨료쉬까를 팔까요?





의선당.

인천 개항 이후 중국인들이 들어나면서 1893년에 산동 지방의 도교식으로 지은 중국식 사당이에요.




사당 가운데 있는 돌탑과 석불에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동전을 다닥다닥 붙여놓았어요.

얼핏 보기에는 쉬워보여서 저도 동전 몇 개를 올려보았지만, 은근히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았어요.



의선당 옆에 있는 음식점.

요리사들이 흰 블럭 같은 것을 열심히 썰고 있었는데,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어요.

사람들은 그 모습이 신기해서 유리창에 다닥다닥 붙어서 구경을 하고 있었어요.



그냥 가기에는 아쉬워서 마지막으로 먹은 부추 만두.

가장 사람이 적어보이는 곳에 갔는데도 5-6명 남짓 줄을 서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먹는 사람도 있엇지만, 몇 개씩 싸가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속에는 고기가 별로 없고 부추가 가득 채워져 있어서 크게 느끼하지도 않고, 부추향도 살살 나는 게 맛있었어요.


옛 공화춘 자리를 개조한 짜장면 박물관.

궁금하긴 했지만 시간이 늦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어요.




인천 차이나타운은 나들이 하기 꽤 좋은 곳이었어요.

독특한 먹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한국의 근대사와 관련된 역사적인 장소도 많아서 맛집과 견학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인 거 같아요.

너무 부지가 넓지도 않아서 충분히 걸어서 다닐 수 있고, 지하철 역에서 가까워서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충분히 다녀올 수도 있고요.

신포 시장과 월미도도 멀지 않아서 같이 들려서 볼 수도 있고요.

실제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들도 많았고, 애완견을 데리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어요.

다만, 휴일이라서 그런지 음식점이나 상점마다 너무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어요.

사람이 적은 평일에 들리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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