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국적인 외국 음식을 먹으러다니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불가리아 음식점이며 우즈벡, 터키,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 다양한 외국 음식점을 다녀왔어요.
그러던 어느날, 친구가 서울 대림에 가면 중국과 연변 쪽에서 온 사람들이 몰려사는 차이나타운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어요.
대림에 가면 진짜 그 지역 의음식을 맛볼 수 있다면서 '봉자 마라탕'을 추천해주었어요.
친구와 함께 구경도 하고, 중국 음식도 맛보기 위해 대림으로 갔어요.
봉자마라탕은 2,7호선 대림역 12번 출구에서 바로 앞 골목에서 꺾어서 200m 정도 가면 나와요.
한자로는 상호가 크게 쓰여있지만, 한글은 아래에 조그맣게 되어있어서 잘 보고 찾아가야해요.
봉자 마라탕의 메뉴.
'여기가 중국인가, 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글은 하나도도 없고 순 중국어로만 쓰여있어요.
종종 가는 동북식 양꼬치집은 동북화과왕에서는 메뉴판에 한국어 번역도 있고 사진도 있어서 고르기 수월했는데, 여기는 벽에 걸어놓은 저 중국어 메뉴판이 전부였어요.
대표적인 메뉴인 듯 저 10가지 음식은 한국어로 적혀있어요.
하지만 저 메뉴는 정말 일부분에 불과해요.
중국어를 아시는 분이 아닌 이상 봉자마라탕 가실 때는 블로그나 인터넷 뒤져보셔서 미리 메뉴 이름을 알아가시기를 권해드려요.
일본어에서 사용하는 한자는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일본 여행할 때 그럭저럭 읽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중국어는 간체를 쓰다보니 알아볼 수 있는 글자가 거의 없더라고요.
중국 음식점이면 보통 짜사이와 같은 밑반찬과 함께 차를 주기 마련인데, 봉자마라탕은 그런 것도 없어요.
밑반찬도 없고, 냉수 한 병 주더라고요.
우리는 인터넷에서 미리 보고 생각해두었던 메뉴를 주문했어요.
직원들도 다 중국 쪽에서 왔는지 한국어를 거의 할 줄 몰랐고,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중국어로 마구 말을 걸었어요.
사실 손님들도 저와 제 친구 빼고는 다 중국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친구가 주문한 탄탄면.
시뻘건 국물 색깔에서 알 수 있듯이 고추기름이 많이 들어가서 매워요.
저는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해 국물만 한숟가락 맛만 봤는데, 고추기름 때문에 얼얼하면서도 들깨가루 맛이 진하게 나서 매콤하게 끓인 추어탕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면은 일반 시중에서 파는 중면인 거 같아요.
중국식 탕수육인 꿔바로우.
음식이 나오자마자 시큼한 식초 냄새가 확 나는데, 생각보다 맛이 시큼하지는 않았어요.
일반 탕수육보다 조금 더 새콤달콤한 정도?
저는 평소에 탕수육 튀김옷이 눅눅해지는게 싫어서 소스를 따로 찍어먹거든요.
그런데 여기 꿔바로우는 미리 소스가 부어져서 나와도 튀김옷이 바삭바삭했어요.
속에는 고기와 함께 찹쌀반죽이 있어서 쫀득거리는 식감이 참 색다르더라고요.
제가 주문한 차오미엔.
봉자마라탕 음식들이 매운 게 많아서 뭘 먹을까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찾아냈어요.
계란, 청경채, 숙주, 양파가 들어간 볶음국수예요.
원래는 고추도 들어간다고 하는데, 매운 것을 못 먹어서 빼달라고 했어요.
간장으로 맛을 냈는지 짭조름하고 전혀 맵지 않아서, 어린이나 매운 음식을 못 드시는 분들께 좋은 거 같아요.
양도 엄청 많더라고요.
꿔바로우가 나오는 큰 쟁반에 가득 나오는데, 못 해도 1.5인분~2인분은 충분할 거 같아요.
다 먹고 나니 너무 느끼해서 콜라를 한 병 주문해서 나눠마셨어요.
보통 음식점에서 음료수 한 병에 1000원인데, 여기는 2000원이라서 조금 비싸네요.
봉자마라탕은 친구의 말 그대로 정말 '중국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비단 음식 뿐만 아니라 분위기라던가 주변에서 들려오는 중국어들이 정말 중국에 와있는 기분이었어요.
둘이서 세 가지 음식을 시키고도 2만 5천원을 지불했으니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고요.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메뉴판이 전부 중국어로 되어있고 종업원들도 한국어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중국어를 아시는 분이 아니라면 미리 메뉴를 좀 알아가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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