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일부 거리만 빼면 호이안도 꽤 한적한 편이에요.
호이안 수공예품 워크숍.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도 있어요.
수로를 따라 다시 올드타운 안쪽으로 돌아갔어요.
호이안 올드타운 자체는 반나절이면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곳이에요.
여행자들 중에는 호이안에 반해서 며칠씩이나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그 이유를 알 거 같았어요.
'여기는 이게 유명하니 꼭 이걸 봐야해, 저걸 봐야해' 하는 부담감이 없이, 골목을 걷기만 해도 충분히 즐거운 곳이거든요.
적당히 걸어다니다가 다리 아프면 아무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 하고, 아기자기 알록달록하게 진열된 기념품이나 등, 옷감 등을 구경하고 쇼핑하는 재미도 있어요.
색채가 화려해서 그런지 똑같은 사진을 찍어도 훨씬 잘 나와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힐링여행'이란 게 이런 건가 싶더라고요.
길가에 앉으신 한 할머니가 떡 비슷한 걸 팔고 계셨어요.
하얀 모찌떡 비슷한 건 만 동, 바나나잎에 싼 건 2만동이라길래, 바나나 잎에 싼 걸 하나 샀어요.
쫀득쫀득 거리는게 강원도에서 먹는 감자떡과 비슷해요.
속에는 망고가 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달콤고소하더라고요.
"이거 이름이 뭐예요?"
할머니께 여쭤보았지만, 할머니는 영어를 못 알아들으셨어요.
주변에서 노점을 하던 언니들이 영어를 조금 알아들어서 통역을 해주었어요.
모찌떡은 '반 쏘아이 Banh Xoai', 감자떡은 '반 수 쎄 Banh su xe' 라고 해요.
광둥 회관 Hoi Quan Quang Trieu.
여기도 입장권을 내야 들어갈 수 있어요.
광둥 회관은 19세기 호이안에 살던 광동 출신 중국인들이 세운 것으로, 모임 장소이자 관우 같은 자신들의 신, 여신들을 모시던 사당으로 사용되었어요.
돌과 나무로 지어진 이곳은 광동과 호이안의 건축양식이 잘 조합되어 있다고 해요.
안뜰에는 커다란 흑룡 조각이 있어요.
일일히 돌을 붙여서 만든 거 같았어요.
호이안에는 유난히 개가 눈에 많이 띄였어요.
항상 찾아오는 낯선 사람들에 익숙한지, 자기 근처에만 오지 않으면 신경도 안 써요.
어딜 가든 차와 꽃과 과일을 올리고, 향을 피운 불단을 볼 수 있어요.
사당의 중앙 제단에는 관우 동상이 모셔져 있어요.
좌우로는 천후성모와 재백성군이 모셔져 있어요.
천후성모는 안전한 항해를 바라는 마음을, 재백성군은 재물이 들어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해요.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하는 그림.
신위를 모시고 있는 사당.
광둥 회관을 보고 나오니 길거리에 사람이 많이 줄어서 조금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어요.
호이안에서는 거의 모든 가게마다 가게 앞에 각종 간식거리나 과일, 차, 죽, 꽃 등을 올려놓고 초를 피우고 향을 피워서 제단을 만들어뒀어요.
마르크스 비슷하게 생긴 아저씨 동상도 있었어요.
중앙아시아 가면 레닌동상 남아있는 것처럼, 베트남도 공산국가라 마르크스 동상이 남아있는건가?
자세히 보니, 마르크스는 아니었고, 아래에 카지미에르츠 크비아트콥스키(Kazimierz Kwiatkowsky) 라고 쓰여있었어요.
그는 폴란드 출신 건축가인데, 베트남의 문화 유적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베트남의 문화유적을 전세계에 알리고 그 보존을 위해서 노력했다고 해요.
미썬 유적, 호이안, 훼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데 큰 공헌을 했으며, 훼에서 사망했다고 하더라고요.
호이안에는 중간중간 구멍가게에서 환전을 해주는 곳도 있어요.
호이안은 외국인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왠만한 곳에서는 달러로 계산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달러는 1달러에 2만동으로 계산이 되는 터라 환율도 안 좋고, 흥정도 잘 안 해주기 때문에 베트남 동으로 계산하는 게 훨씬 좋아요.
그런데 50달러, 100달러만 저 금액으로 환전해주고, 소액권은 환율이 더 낮더라고요.
전통의상을 입고 과일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지나가시길래 몰래 카메라를 들었어요.
제가 사진 찍는다는 것을 눈치 챈 아주머니가 멈춰서서 포즈를 취해주시더니, 다가와서 과일을 사라고 했어요.
무시하고 가는데도 몇 번이나 계속 달라붙길래,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서 도망갔어요.
걷다보니 호이안 시장까지 왔어요.
시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음식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호객행위만 많이 하고 그닥 볼 건 없더라고요.
더 있다가는 호객행위에 낚일 거 같아서 서둘러 빠져나온 후, 근처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한 잔 마셨어요.
호이안 올드타운 자체는 그닥 크지 않지만 골목골목 돌아다니다보니 다리가 꽤나 뻐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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