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가 서울에 놀러왔어요.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하길래 어디 맛있는데 없나 맛집을 찾고 있는데, 친구가 서울역 근처에서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짐도 있고, 시간상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는 조금 불편할 거 같다고요.
그 말을 들으니 딱 그릭슈바인이 생각났어요.
그릭 슈바인은 독일식 펍인데, 서울역 바로 입구에 붙어있거든요.
평소 가보고 싶었지만 마땅히 갈 사람을 못 구해서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이 참에 가기 괜찮을 거 같았어요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난 타이밍이라곤 해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기차역 역사 내에 위치한 것도 아니고, 사무실들이 밀집한 건물들도 길을 건너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직장인들이 그렇게 많이 찾는 거 같지는 않아요.
덕분에 대화를 하면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었어요.
서울역 바로 앞에 위치한 위치 때문에 외국인들이 종종 보였어요.
돼지를 부분별로 이름을 붙여놓은 것도 재미있었어요.
주방은 오픈 주방이에요.
햄이며 소시지 등도 손님들이 볼 수 있는 유리장에 진열해두어서 더 믿음이 갔어요.
그릭슈바인 메뉴.
가격대는 이태원 등지의 외국 음식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브런치 메뉴를 제외하고는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에요.
슈바인 슈니첼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대표음식 중 하나로 돼지고기 목살에 고운 빵가루를 입혀서 튀긴 독일식 커틀릿이에요.
만드는 방법도, 모양도 돈까스랑 비슷한데, 우리나라 왕돈까스보다는 얇아요.
한 입 먹을 때마다 입 안에서 파삭거려요.
소스가 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바삭함이 오래 가지만, 얇아서 고기를 씹는 것 같은 식감이 덜한 점이 아쉬웠어요.
소스는 머스타드소스와 라즈베리잼 (?) 같은 두 종류가 나와요.
머스타드 소스는 익숙한 맛이라서 제 입맛에는 라즈베리잼이 더 맛있었어요.
고기에 과일소스는 맛이 겉돌지 않을까 싶었는데, 약간의 새콤함과 달콤함이 느끼한 맛을 많이 잡아줘서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바흐스테이크
한글 이름만 보고 음악의 아버지 바흐 Bach 와 연관이 있나 했는데, 전혀 연관이 없어요.
바흐 스테이크는 Bauch steak 라서 아예 스펠링이 다르더라고요.
바게트 빵에 샐러드, 구운 파인애플 조각을 올린 포테이토 무스와 롤삼겹살 구이, 소시지로 구성되어 있어요.
샐러드에는 레몬즙이 들어갔는지 눈살이 절로 찌푸려질 정도로 시큼했어요.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메뉴들이 기름기가 있다보니 오히려 새콤한 맛이 입맛을 정돈해줘서 맛의 조화를 생각한 거 같아요.
포테이토 무스도 버터를 넣었는지 부드럽긴 하지만, 살짝 느끼한 맛이 있어서 구운 파인애플이랑 같이 먹거나 빵에 발라서 먹으면 좋아요.
소시지는 무난했는데, 롤삼겹은 워낙 기름이 많은 부위라서 조금 느끼하게 느껴졌어요.
맥주를 반주로 곁들여 먹는다면 모를까, 식사로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콜라
콜라/사이다 한 캔에 3천원이니 꽤 비싸요.
그래도 유리잔을 이쁜 거 줘서 왠지 와인이나 샴페인 마시는 기분이 들었어요.
컵이 좁고 길쭉해서 실제 양은 많지 않은데, 양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도 있고요.
모듬소시지 BBQ
나중에 친구가 1명 더 합류해서 주문한 메뉴였어요.
여러 종류의 소시지와 감자칩, 양배추채가 들어있는데, 소시지 맛이 꽤 괜찮아요.
웨지감자도 포슬포슬하고요.
이거 하나 시켜서 도란도란 맥주 한 잔 하기 좋은 메뉴인 듯 해요.
독일 쪽은 여행을 가 본적도 없고, 음식점을 가본 적이 없어서, 그릭슈바인이 제가 처음으로 접한 독일 음식이에요.
독일 자체가 맥주의 나라이기도 하고, 레스토랑이라기보다 펍이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맥주와 어울리는 메뉴가 많았어요.
음식들 자체의 맛도 맥주를 곁들여먹는데에 맞춰져 있는 듯 했고요.
낮술을 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워서 탄산음료를 시키긴 했지만, 먹으면서도 '아 맥주시킬걸' 하는 생각이 계속 나더라고요.
펍으로 보자면 전반적으로 분위기도 괜찮고, 위치도 찾기 편해서 저녁 때 맥주 한 잔 하기 좋은 장소인 거 같아요.
맥주도 수제 맥주라고 하고, 음식 맛도 괜찮고요.
다음 번에는 친구들과 학센에 에일맥주 한 잔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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