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빵빵한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를 맞이하는 건 역시 타는 듯한 더위, 그리고 택시기사.
"택시! 택시!"
"아슈하바트!"
"오늘 저녁에 아슈하바트 가는 기차 몇 시에 있나요?"
"좌석 없어요."
아, 맞다! 오늘 일요일이지?
투르크메니스탄은 비행기와 기차 요금이 매우 저렴해서 표가 금방 동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더군다나 사람 많은 일요일이니 아침 일찍 왔어도 이미 매진된 것.
이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택시를 타고 아슈하바트로 바로 넘어가기.'
비자도 짧은데 투르크메나바트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어요.
투르크메나바트에서 아슈하바트까지는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의 절반 횡단하는 셈.
피곤하더라도 오늘 내로 어떻게든 아슈하바트에 들어가야했어요.
니야조프 동상.
그렇게 우리는 투르크메나바트에 도착한지 1시간도 안 되서 그 곳을 떠났어요.
투르크메니스탄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문양이에요.
투르크메니스탄은 아직도 부족주의 전통이 강한데, 이 나라를 구성하는 주요 5개 부족들의 고유한 카펫문양이라고 해요.
저 문양은 투르크메니스탄 국기에도 있는데, 이 나라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국기 그려오기' 그런 거 숙제 내주면 고생 좀 하겠네요.
투르크메나바트를 출발한지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운전기사는 주유소로 들어갔어요.
아저씨는 차에서 내려서 주유소 직원에게 기름을 넣어달라고 부탁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의 주유소가 신기한 마음에 차 안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가격표를 발견했어요.
1달러가 1,150원 정도인데, 2.8마나트가 1달러니까...
기름 1리터에 250원!!!!!!!
역시 에너지 부국은 다르구나.
우리나라도 기름값 때문에 난리인데, 기름값이 리터당 250원이면 한겨울에도 보일러 펑펑 틀고 살텐데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었어요.
본격적으로 눈 앞에 사막이 펼쳐지기 시작했어요.
사막이 계속 이어지다가..
사람이 사는 마을이나 도시나 근처에 있으면 이런 풀밭도 좀 나타나고..
그러다 또 다시 사막이 지겹게 이어졌어요.
투르크메니스탄 영토의 대부분이 사막이라더니 그 말이 실감이 갈 정도로 사막..사막..사막..
교통 표지판도 아니고, 도시 알림판도 아닌데 왜 허허벌판에 쓸데없이 저런 걸 만들었을까요?
참 이해할 수 없는 일.
입간판이 우리가 '마리'에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어요.
사람들은 흔히 '마리'라고 말하지만, 원래 투르크멘어로 읽으면 '마르'라고 읽어야되요.
마르 승마 스포츠 센터.
마르구쉬 호텔.
모스크 앞에서는 기도하는 니야조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었어요.
타슈켄트에서도 나름 햇살이 뜨겁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투르크메니스탄에 비할 게 아니었어요.
잠깐 사진을 찍으러 벤치에 앉았더니 나무인데도 얼마나 달궈져있는지 마치 좌욕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잔디를 심고 가꿔놓았지만, 도시 자체가 사막 위에 지어진 도시라서 주변에는 고운 모래들이 곳곳에 흩어져있었어요.
모스크 안에는 얼마나 에어컨을 빵빵 틀어놨는지 들어가자마자 땀이 마를 지경.
새로 지은 모스크라서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규모만큼은 엄청 컸어요.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고 여자이다보니 방해가 될까 싶어 조금 휘휘 둘러보다가 금방 나왔어요.
투르크멘 사람들은 모스크에 들어오자 저 흰 가운을 걸쳐입고 기도를 했어요.
여자들의 경우 복장이 단정하지 못할 때 몸이나 머리를 가릴 수 있도록 천을 가져다 놓는 경우는 있지만, 남자들이 입는 의상이 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어서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모스크 앞에서 본 도시 풍경.
이곳도 하얀 대리석의 건물들이 가득했어요.
마르 주 도서관.
모스크 앞에 있던 동상.
아마 저 사람들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유명한 위인들인 것 같아요.
연극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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