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6-7시에 일어나서 서두르다가 처음으로 느지막히 일어났다.

그래봐야 8시, 전날의 강행군 때문에 다리가 뻐근했다.



게으름을 피우다 느지막히 아침을 먹었다.

호텔의 아침식사는 10시까지인데, 평소보다 늦게 나왔더니 떨어진 음식이 많아서 조금 아쉬웠다.








오늘은 족자카르타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밤기차를 타고 자카르타로 넘어간다.

체크아웃을 하면 샤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호텔 근처에 있는 파쿠알라만 크라톤이나 다녀온 후 카페 같은 데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벼운 일정을 할 계획이었다.



배아파



짐정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배배 꼬이는 듯 아파왔다.

그리고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


더위 먹은건가? 어제 길거리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나? 물갈이인가?


급한대로 지사제를 먹은 뒤, 물에다 포카리스웨트가루까지 타마셨다.

파쿠알라만 크라톤도 포기했다.

몇 백 미터 되지 않는 거리인데도 배가 뒤틀리듯 콕콕 쑤시고 화장실 생각에 결국 가다가 다시 호텔로 급히 돌아왔다.

체크아웃 시간이 끝날 때까지 호텔 방에서 누워있었다.

방을 비워줘야하니 나오긴 했다만, 속이 계속 안 좋은 상태라 불안했다.



버스를 타고 그라메디아 서점으로 향했다.

그라메디아 Gramedia 는 인도네시아 최대의 출판사로, 온라인와 오프라인 서점도 운영하고 있다.

여행을 가면 그 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서점들 들려보곤 한다.

평소에도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알라딘 중고서점 등을 자주 가는데, 외국 여행 가서 그 나라의 서점을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어-현지어 여행회화책이나 그 나라 관련해서 관심이 가는 책들은 한 두권 사기도 하고,내가 수집하는 사진 엽서 같은 경우도 의외로 서점에서 파는 경우가 많다.











여기는 진짜 한류가 인기구나!



우리나라의 문학 수준이나 출판업계가 인지도가 높은게 아니기 때문에 외국 서점에서 한국책 보기는 정말 힘들다.

기껏해야 오래된 어학교재 몇 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끔 가뭄에 콩나듯 번역서 한 두권 정도 있는게 고작.

그런데 그라메디아에는 한국책이 상당히 많고 다양했다.

우리나라에 인기있는 Why 학습만화 시리즈부터 혈관고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웹툰, 로맨스소설에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테마로 현지인이 쓴 팬픽에 가까운 소설까지 말이다.

책은 딱히 구입하지 않았지만, 사진엽서를 팔고 있길래 몇 개 구입했다.







족자카르타 그라메디아 서점 아래에 카페가 있어서 들렸다.

에어컨은 안 나왔지만, 그늘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니 그닥 덥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리치 티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음료 중 하나가 리치 음료이다.

태국이나 동남아에서 수입되는 음료 몇 종류 빼고는 참 찾아보기 힘들다.

리치맛을 좋아해서 주문했는데, 한국에서 먹어본 것과 완전히 맛이 다르다.

많이 달기 했지만, 생과일로 만들어서 그런지 진짜 상큼하다.

한국에서 먹던 냉동리치와는 질 자체가 다른 맛이었다.

 


자바 티


찬것을 먹었더니 다시 속이 부글부글해서 따뜻한 음료를 하나 더 주문했다.

인도네시아는 커피 생산과 수출을 많이 하지만, 차도 생산하고 일상에서 많이 마신다.

자바 티는 홍차인데, 진하고 덟은 맛이 좀 강한 편이었다.

설탕만 많이 넣으면 딱 테 보톨 음료수 맛과 비슷할 듯 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차를 우릴 때 찻주전자에 거의 반 정도가 될 정도로 찻잎을 엄청 넣기 때문에 차맛이 진할 수 밖에 없어요.

독약처럼 쓴 차도 먹어봤던터라 이 정도면 꽤 양호한 수준이었다.

전 차보다는 설탕이 더 맛있었다.

너무 달지도 않고 오독오독하니 사탕 같은 느낌이랄까.

차를 다 마시고 나서도 설탕만 계속 주워먹었다.




족자카르타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밤 10시에 출발하는 야간 기차를 타고 자카르타로 돌아갈 시간이다.

기차표는 족자카르타에 오자마자 미리 구입해놓았기 때문에 티켓 부스를 봐도 두렵지 않다.

자카르타 감비르 역에서 기차표를 사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참고로 인도네시아 기차역에는 당일날 출발하는 티켓을 사는 부스와 다른 날짜에 출발하는 기차 티켓을 사는 예약부스가 따로 있다.



오후 9시 50분쯤 족자카르타 역에 기차가 도착했다.

보통 종점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청소와 정비가 끝난 빈 차량일텐데, 기차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내린다.

그리고는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루루 올라탄다.

10분 뒤에 바로 출발하는 자카르타 행 기차다.

역무원들은 돌아다니면서 빈 자리에 쓰레기나 대강 치워주는 게 고작이다.

10분이면 그냥 정차 아닌가?

기차도 좀 쉬어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족자카르타에서 자카르타 가는 기차닌 BIMA 였는데, 올 때 타고 온 것보다 가격이 비싸서 그런지 시설이 꽤 좋았다.

좌석 공간도 넓고, 기차 객실도 깨끗하다.

자리마다 담요도 놓여져있고, 콘센트도 한 개지만 사용할 수 있다.

열차는 10시 정시에 출발했다.



출발한지 시간이 좀 지나자 역무원들이 돌아다니면서 표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승객 명단에 표시하는 사람, 표를 확인하는 사람, 철도 경찰, 이렇게 3사람이 한 팀이 되어서 표를 검사한다.



나시고랭 도시락


표 검사가 끝나니 식당칸 직원들이 도시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두 종류로, 가격이 2만 5천-3만 루피아 (약 2달러).

닭다리가 든 나시고렝 도시락을 골랐는데, 데워왔는지 따끈따끈했다.

나시고렝이 썩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무난한 수준이었다.






저녁 식사까지 하고 나니 배도 부르고, 피곤함이 몰려왔다.

불편한 자리에서 그나마 편한 자세를 잡았다.

밝으면 잠을 잘 못 자는데, 밤기차인데도 불을 꺼주지 않았다.

몽롱한 상태에서 밤새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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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