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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5 호치민&인니 [完]

[인도네시아] 18. 6/6 자카르타 이스티크랄 모스크, 가톨릭성당

by 히티틀러 2016.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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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 반, 감비르역에 도착했다.





닫혀있지 않을까 했던 머르데카 광장은 다행히 열려있었다.

머르데카 광장을 가로질러 호텔로 향했다.

오전 6시 밖에 안 된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광장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특별히 낮잠을 챙겨자는 거 같지도 않은데, 하루를 참 일찍 시작한다.

전날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각종 조형물들이 놓여져있었고, 쓰레기도 많아서 좀 정신이 없었다.



"모나스 꼭 올라가봐요. 8시에 문 열어요."


모나스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지나가선 인도네시아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말을 거셨다.

모나스 국립기념탑 안에는 인도네시아 역사 박물관과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에 올라가면 전망이 정말 좋다면서 꼭 올라가보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지금은 너무 시간이 일러서 문을 안 열고, 오전 8시부터 들어갈 수 있다면서 오픈시간까지 알려주시고는 다른 데로 가셨다.

난 정말 아무 것도 안 물어봤는데....



이른아침이라 고양이도 구석에서 선잠을 자고 있다.



시티 M 호텔에 도착했다.

첫날 묵었던 곳이라서 헤메지 않고 바로 갔다.

똑같은 길인데도 아는 길은 뭔가 짧고, 빠르게 느껴진다.



참고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숙소 - 시티 M 호텔 Citi M Hotel





이스티크랄 모스크


이스티크랄 모스크 Masjid Istiqlal 는 1978년 2월 22일에 문을 연 자카르타의 대표 모스크이다.

동남아시아 최대의 모스크이자 22만 명이 동시에 기도를 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이다.

2010년도에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영부인 미쉘 오바마 여사도 방묺ㅆ다고 한다.

숙소에서 2KM가 조금 넘게 떨어져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걸어갔는데, 40분 정도 걸렸다.

모스크임을 알아볼 수 있는 돔과 미나렛이 보이는데 입구를 찾기 위해서 한바퀴를 뺑 돌아서 들어갔다.



기도를 드리러온 신자들 뿐만 아니라 외국이 관광객들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가이드가 이쪽으로 따라오라면서 안내를 했다.

종교 시설이긴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과 입구가 따로 있었다.

그가 시키는대로 관광객 전용 사무실에 가방과 신발을 맡겼다. 

민소매나 반바지처럼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경우에는 가릴 수 있는 옷도 빌려주는 거 같지만, 둘 다 긴바지에 반팔을 입은 터라 크게 필요는 없었다.

어릴 때부터 한여름에도 긴바지를 입던 습관이 여행할 때 꽤나 유용했다.


"관람객이 더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그리고 관람 후에는 2만 루피아를 기부해야해요."


잠시 후, 두 어명의 외국인 관람객이 오자 가이드는 관람을 시작했다.






"1층은 금요일에만 개방해요. 오늘은 들어갈 수 없어요."

 


이스티크랄 모스크는 제가 봤던 모스크 중에서 가장 규모가 컸다.

하지만 이스티크랄 모스크의 아름다움이나 웅장함을 둘러볼 새도 없었다.

가이드는 자기 할말만 몇 마디 얘기하고는 그냥 휙휙 지나가버렸고, 사진 한 장 찍을 짬조차 주지 않아서 따라가기조차도 빠듯했다.

조금만 뒤쳐진다 싶으면 빨리 오라고 아우성이었다.




"이 돔의 직경은 45m인데, 인도네시아가 독립했던 1945년을 기념한 거예요."



아랍어로 '이스티크랄 Istiqlal' 은 '독립'이라는 뜻이다.

이스티크랄 모스크는 1945년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새로운 나라에 걸맞는 모스크를 짓자는 요구에 의해 건설된 모스크라고 한다.

참고로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인구를 가진 국가이다.

작은 수치 하나에도 그 의미를 반영해서 설계된 듯 하다.




"이 북과 나무통은 기도시간을 알릴 때 썼어요."



요즘에는 다 확성기를 사용하지만, 옛날에는 미나렛이라는 첨탑 위에 사람이 직접 올라가서 육성으로 기도시간을 알렸다.

북과 나무통을 두드려서 나는 소리로  하루 다섯 번의 기도시간을 알렸다는 점이 좀 특이했다.

가이드는 모스크 건물 내에서는 사진 한 장 찍기 힘들 정도로 막 서두르더니, 이 쓰잘데기 없는 북을 찍으라고 한다.




사람이 많을 때에는 밖에서도 기도할 수 있는데, 네모 칸 하나가 한 사람이 기도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한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바닥 위에서 맨손과 맨발로 엎드려 기도를 할 생각만 해도 살이 익어버릴 거 같은 느낌인데, 그렇게 뜨겁지는 않다고 한다.

한 번 만져보고 싶었지만, 가이드가 그냥 휙휙 가버려서 당연히 나갈 수가 없었다.

사람이 많으면 무리가 길어지니까 사진 몇 장 후딱 찍고 뛰어서 쫓아갈 수 있는데, 너덧 명 밖에 없다보니 정말 짬이 안 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 있는 카바 신전의 모형인데,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이스티크랄 모스크에는 미나렛이 1개가 있는데, 그 높이는 무려 90m 라고 한다.

원래 미나렛은 사람이 올라가서 기도시간을 알리던 용도인데, 저기는 아예 올라갈 수가 없다고 한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신발과 가방을 챙겼다.

그 큰 모스크를 돌아보는데, 고작 10분 남짓이 걸렸다.



"최소 2만 루피아는 기부해야해요."



가이드는 관람전에도 했던 기부 이야기를 또 다시 강조했다.

정말 진심으로 짜증났다.

여행을 하면서 기독교, 카톨릭, 이슬람, 불교, 러시아 정교까지 다양한 종교시설을 가봤다.

헌금박스나 팁박스가 출입구에 있는 경우는 흔하고, 은근슬쩍 기부금을 유도했던 경우도 있었다.

론니플래닛 인도네시아 가이드북에도 '팁을 기대할 것이다' 라고 쓰여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던 차였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이렇게 무례하게 '반드시 얼마 이상을 내야한다' 라고 강요받지는 않았다.

이름만 허울좋은 기부지, 실상은 입장료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다고 관람을 제대로 할 수 있던 것도 아니었다.

관람객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닌데, 가이드란 작자는 몇 마디 설명이나 중얼거리고서는 빨리 가자며 재촉하기나 바빴다.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있는 것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것도, 정 안 되면 도움이 되는 역사적 지식이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고나서 기부금 내라고 닥달을 하니 속이 뒤틀렸다.

2만 루피아 (약 1.5달러)가 큰 돈은 아니지만, 피같은 돈을 날강도한테 뜯기는 기분이 들었다.

설상가상 지갑 속에는 잔돈이 별로 없고 5만 루피아짜리 큰 지폐만 있었다.

남는 잔돈 지폐를 삭삭 모아 만 오천 루피아 남짓 되는 걸  기부금 박스에 넣어버렸다.

그 가이드는 마지막까지도 기부금 박스에 얼마의 금액을 넣는지 지켜보고 있더라.

유난히 그 가이드만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가이드들도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절대 이스티크랄 모스크는 추천하지고 싶지 않을만큼 정말 불쾌한 경험이었다.




더러운 기분으로 쫓기듯 밖으로 나왔다.

유난히 그 가이드만 그랬던 건지, 아니면 다른 가이드들도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론니플래닛에 '팁을 기대할 것이다' 라는 문구가 쓰여질 정도면 경중의 차이만 좀 있을 뿐 비슷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방문하지 말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이지 불쾌한 경험이었다.

아무리 이스티크랄 모스크가 유명하다고 해도.



자카르타 대성당


이스티크랄 모스크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톨릭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인도네시아어로는 'Gereja Kathedral Jakarta' 라고 한다.

1901년에 지어진 네오 고딕 양식이 성당으로, 두 개의 쌍둥이 첨탑이 특징이다.





입구에서부터 꽃으로 장식되어 있더니 안에서는 한창 결혼식이 진행 중이었다.

밖에는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그들을 태우고 떠날 웨딩키가 서있다.

방해가 될까 입구에서만 살짝 둘러보고 나왔다.




미사가 없어서 그런지 성당은 조용하고, 평온했다.

마리아상이 인자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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