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번 버스를 타고 28 May 지하철 역으로 향했어요.
그 지역은 작년 여행 때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창 밖을 유심히 보면서 갔어요.
단지 근처에 바쿠 기차역이 있다는 사실만 알기 때문에 기차역이 보이면 바로 내려야했거든요.
가다가 '아제르바이잔 철도 Azerbaycan Demir Yollari'라는 글자가 보이자 바로 버스에서 내렸어요.
돌아가서 자세히 보니 그곳은 기차역은 아니고, 철도청 같았어요.
하지만 다행히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어요
'세메드 부르군 Semed Vurgun' 공원.
더운 한낮인데도 공원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뭄 근처 서점언니의 말대로 28 May 지하철역 근처에는 서점들이 꽤 많았어요.
주로 문제집이나 학습서적, 교육용 교재 등을 파는 서점들이었어요.
우즈베키스탄은 자국어로 된 서적보다는 러시아어로 된 서적들이 훨씬 많아요.
러시아에서 책을 수입해오기도 하고, 소련 시대 때 출판된 책을 아직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어요.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러시아어로 된 책은 일부이고 자국어로 된 책을 훨씬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서점 주인의 이야기로는 대통령이 2004년 '라틴 문자로 된 자국어 서적의 출판을 장려하는 법령'을 발표했다고 했는데, 그 이후 아제르바이잔어로 된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고 했어요.
실제로 작년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좋은 책들이 출판된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서점들을 돌아다니다가 '니자미 겐제비'의 책을 한 권 샀어요.
'니자미 겐제비'는 아제르바이잔을 대표하는 문인이예요.
그래서 바쿠 중심가도 그의 이름을 따서 '니자미 거리'이고요.
작년에 여행을 왔을 때도 니자미 겐제비의 책을 사고 싶었지만 7권짜리 세트밖에 안 판다기에 포기했었는데, 서점 한 곳에서 불법 복제본이기는 하지만 한 권짜리 책을 팔고 있길래 얼른 구입했어요.
그런데 전부 시로 쓰여진 거라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책 한권도 제대로 담을 얇은 비닐봉지에 줬었는데, 아제르바이잔의 비닐봉지는 튼튼해서 좋았어요.
바쿠 기차역.
기차역은 들어갈 필요가 없으므로 멀리서만 봤어요.
지하철을 타고 이쳬리 쉐헤르로 돌아갈까 했으나 바쿠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지하철 카드가 필요하므로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어요.
세메드 부르군 공원에서 14번을 타니 바로 크즈칼라스까지 갔어요.
짐이 있으면 돌아다니기 부담스러우니 서점에서 산 책을 숙소에 놔두고 이쳬리 쉐헤르를 돌아다녔어요.
작년에 묵었던 호텔은 관광지와 떨어진 외진 곳에 있어서 한 번 나가면 그날 관광을 끝내기 전까지는 돌아올 수가 없었는데, 이번 숙소는 바로 시내 최중심지에 있어서 잠깐 쉬었다 가거나 들락날락하기 좋았어요.
호스텔에서부터 쉬르반 칸 사라이까지는 계속 오르막 길이예요.
이쳬리 쉐헤르 가장 높은 곳에는 이런 의미를 알 수 없는 조각상들이 있었어요.
근처에는 쉬르반 칸 사라이가 있었지만, 그닥 좋은 기억을 가진 곳도 아니고 더군다나 유료이므로 그냥 패스하기로 했어요.
우리는 이쳬리 쉐헤르의 외곽길을 한바퀴 빙 돌아서 밖으로 나왔어요.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이것.
아제르바이잔을 찾은 관광객들이 숙소를 찾기 쉽도록 저렇게 표지판을 곳곳에 세워놓았다는 것이었어요.
올해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유로비전이 개최되어 많은 관광객과 서포터즈들이 바쿠를 방문했어요.
아마 그것을 대비해서 꾸며놓은 게 아닌가 싶어요.
분수 광장.
공간이 넓고 장애물이 적어서 자전거나 보드,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니자미 거리.
우리나라로 치자면 명동과 같은 곳이예요.
바쿠에서 작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하도를 많이 설치했다는 거예요.
운전 습관도 거칠고 차도 많이 다녀서 길을 건너기 무서울 때가 많았는데, 지하도를 많이 만들어 놓으니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훨씬 편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사힐 지하철역 근처 공원.
아제르바이잔의 전 대통령인 헤이데르 알리예프예요.
소련 때부터 아제르바이잔의 지도자 자리에 있다가 2003년에 돌아가셨어요.
그 후 아들인 일함 알리예프가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는데, 현재 아제르바이잔의 대통령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헤이데르 알리예프는 거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거 같아요.
"빵빵"
퇴근시간 무렵이 되자 도로는 차로 가득찼어요.
경적이 누른다고 막힌 도로가 뻥 뚫리는 것도 아닐 텐데 차들은 무슨 거리응원하는 것처럼 시끄럽게 빵빵 댔어요.
꼬리잡기는 또 얼마나 심한지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어도 길을 건너기가 힘들었어요.
하도 복잡하고 빵빵거리기도 하고, 슬슬 해가 져가니 파크 불바르(바닷가 공원)에 가기로 했어요.
사힐 지하철역 근처부터 파크 불바르까지 지하도로 바로 이어져있기 때문에 저 자동차 사이를 뚫고 길을 건너가지 않아도 되었어요.
아직 밤이 되지 않아서인지 파크 불바르에는 아직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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