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제국의 왕궁이었던 톱카프 궁전.
'톱카프' 라는 이름은 터키어 '톱(공, 대포)'라는 단어와 '카프(문)' 라는 단어가 합쳐져서 만들어졌어요.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멧 2세는 민족, 출신을 가릴 것 없이 과학자와 군사기술자를 받아들여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규모의 대포를 만들게 했다고 해요.
결국 그는 이 대포를 이용해서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켰고, 그 대포를 이 궁전에 설치했기 때문에 '톱카프 궁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톱카프 궁전은 볼거리도 많고, 관광객도 많기 때문에 여유롭고 자세히 보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려요.
저는 톱카프 궁전을 두 번 갔다왔어요.
첫번째는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진을 찍으려고 가방을 열으니 카메라는 없고, 카메라 케이스만 있었어요.
너무 놀라서 경찰에게 이야기하니 입구 밖에 있는 분실물 센터에 이야기하라고 하더라고요.
일단 밖으로 나가서 분실물 센터에 막 이야기하려던 순간 가방 앞 주머니에 숨어있던 카메라를 발견!
재입장이 되지 않아서 결국 비싼 입장료를 내고 하나도 보지 못하고 나왔던 부끄러운 경험이 있어요.
처음 갔을 때가 1월이었는데, 8월이 되어서야 톱카프 궁전을 제대로 둘러봤답니다.
톱카프 궁전은 현재로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화려한 왕궁을 기대하고 가셨다가는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매표소는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빠져서 위치하고 있답니다.
제일 먼저 들어간 곳은 왕의 알현실.
삼각비커를 엎어놓은 듯한 지붕이 있는 곳은 부엌.
8월에 갔을 때는 수리 중이라 들어가볼 수 없었어요.
처음 갔을 때 살짝 봤는데, 거의 도자기들을 전시해놓았어요.
보석관은 볼만하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어요.
소눈깔만한 보석이 박혀있는 장신구들은 좋았지만, 사람이 워낙 많아서 일렬로 줄을 서서 보아야했던 데다가 실내가 어두운 편이라 보석들이 자세히 보이지 않았어요.
무엇보다도 창문이 없어 환기가 잘 안 되는지 관광객들의 땀냄새와 노린내 비슷한 악취가 가득해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어요.
사진 한 장 못 찍고 멀리서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나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아쉽기도 해요.
아, 이제야 좀 살겠네.
냄새로부터 피신해온 곳은 바그다드 쾨스퀴(Ba?dat Ko?ku).
찬 바람을 맞으니 몽롱해져있던 정신이 좀 돌아오는 느낌이었어요.
톱카프 궁전은 골든혼과 마르마라해를 마주하고, 보스포러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졌다고 해요.
이곳에서 보이는 경치는 정말 예술이랍니다.
톱카프 궁전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 중 하나예요.
톱카프 궁전의 정원.
터키를 여행하다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뒤집어쓴 여성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물론 터키인도 있겠지만, 대부분 이란이나 걸프지역에서 관광을 온 사람들이랍니다.
처음 톱카프 궁전을 들어올 땐 낸 입장료와 별개로 하렘은 따로 입장료를 내야 볼 수 있어요.
하렘 입장료가 거의 셀람륵 입장료와 비슷해서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으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또 언제 가보겠나' 싶어서 들어갔어요.
돈을 더 주고서라도 하렘은 꼭 들어가세요.
개인적으로 저는 톱카프 궁전에서 하렘이 제일 좋았어요.
내부에는 과거 하렘에서 살았을 법한 모습을 마네킹으로 전시해놓기도 했어요.
여인들을 위한 공간답게 실내는 매우 세밀하고 화려합니다.
외부출입이 금지된 사람들을 위한 곳이니 천장 무늬라도 셀 수 있게 해줘야지요.
하다못해 수도꼭지까지도요.
그러나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답답한 벽 뿐.
오스만 시대 이 곳에 살았던 그녀들을 창밖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하렘의 외관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내부처럼 특별히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스만 시대의 집들과 비슷합니다.
건물 앞에는 약간의 정원을 제외하고 높은 벽으로 둘러쌓여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술탄의 눈에 들기만을 기다리며 서로 질투와 암투, 지루함으로 시간을 보냈을 수많은 여성들을 생각하니 같은 여자로서 참 기분이 묘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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