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모스크를 나와서 트램바이 쪽으로 몇 걸음 가면 술탄 아흐멧 묘당이 있어요.
블루모스크를 건설하게 한 술탄 아흐멧 1세외 그의 가족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예요.
술탄의 묘당이라고 해서 클 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아담하답니다.
칸막이 쳐진 큰 묘가 술탄 아흐멧 1세의 묘예요.
내부에 묘가 꽤 많은데 대부분 아들들, 동생들의 묘랍니다.
묘가 마치 관 모양으로 생겨서 저 안에 시신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좀 꺼림찍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시신은 땅에 묻혀있고, 위에 묘들은 가묘 같은 거라고 합니다.
여름에 다시 가니 더운 날씨를 피해 고양이가 대(大)자로 누워서 자고 있더라고요.
그것도 사람들 드나드는 하나 밖에 없는 출입구에서요.
관광객들이 모두 고양이 잠 안 깨우려고 발끝을 들고 조심조심 피해다녔어요.
히포드롬입니다.
로마시대 때에 전차 경기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달랑 저렇게 3개의 탑만 남아있어요.
그래서 처음 갔을 때는 '그냥 탑이 있는가부다'라고 생각하고, 저기가 히포드롬인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지나가던 관광객이 히포드롬이 어디냐고 길을 물어보는데, 방금 보고 왔으면서도 모른다고 했어요.
히포드롬에서 트램바이 길만 건너면 바로 지하 물 궁전.
터키어로는 '예레바탄 사르느즈 Yerebatan Sarnıcı'라고 해요.
'예레yere'는 땅에, '바탄 batan'은 가라앉은 이란 뜻으로, 땅으로 가라앉은 궁전이란 뜻이랍니다.
2009년 기준 입장료가 10리라였는데, 치사하게 옆에 터키어로 '학생, 군인, 국가유공자는 3리라'라고 써있더군요.
터키어를 조금 알고 있던 저는 '나도 학생인데!' 하는 생각으로 3리라만 내고 '학생 하나요'라고 하니 표를 주더라고요.
원래는 터키국적을 가진 사람만 할인해준대요.
지하 물궁전은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 시대에 주변에 물을 공급하던 중요한 상수원이었습니다.
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데, 누군가 혹여 물에 유독한 물질을 넣을 수가 있기 때문에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풀었다고 합니다.
오스만 제국이 멸망하면서 이 지하물궁전도 사람들에 기억에서 잊혀졌습니다.
그 위에 집을 지어 바닥에 구멍을 뚫은 뒤 낚시를 하거나 물을 길었다고 합니다.
술탄 아흐멧 지역에 지하철이 다니지 않고 트램바이(지상전철)만 다니는데, 그 이유도 이 지하 물 궁전 때문이예요.
지하 물 궁전에는 기둥을 받치고 있는 메두사의 머리 두 개가 있어요.
아직까지 왜 메두사의 머리가 저렇게 있는지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여러 가지 가설들만 난무할 뿐이예요.
술탄 아흐멧에서 트램바이를 타고 두 정거장 가서 베야짓 역에서 내리면 그랜드 바자르가 있습니다.
술탄 아흐멧 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으므로 걸어가도 무방합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터키어로는 카팔르 챠르시(Kapalı Carsı) 즉, 닫힌 시장이라고 합니다.
그랜드 바자르 내부.
그랜드 바자르에서는 워낙 내부가 복잡하고 출구가 많아서 아무리 좋은 지도가 있더라도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건물 내부 뿐만이 아니라 밖까지도 커다란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관광을 하려면 처음부터 '길을 잃어버릴거다'라는 생각을 하고 시간 여유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처음 갔을 때 길치라는 사실도 망각하고 아무 골목이나 막 들어갔다가 3시간 넘게 헤맸습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일요일에는 문을 닫고, 평일에는 6시가 되면 출구를 잠가버립니다.
저녁 시간에 멋모르고 갔다가 바로 눈 앞에서 관리인이 문을 잠그려는 걸 보고 마구 달려서 간신히 나왔던 적도 있습니다.
하마터면 시장에 갇힐 뻔했습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규모가 커서 볼거리는 많을지 모르겠지만, 관광객들에게 바가지 씌우기로 유명합니다.
아예 "당신의 돈을 쓰게 해줄게요."라고 호객행위를 하더라고요.
그랜드 바자르에서는 구경만 하시고, 기념품은 다른 곳에서 구입하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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