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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아메리카 및 기타

[나이지리아] 이태원 외국 음식점 - 베텔 아프리칸 레스토랑 Bethel African Restaurant

by 히티틀러 2017.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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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을 지날 때마다 늘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아프리카 음식이에요.

아프리카 거리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규모이긴 하지만, 이태원 쪽에는 아프리카 음식점이나 흑인 머리를 하는 미용실 등 몇 군데 부대 시설이 있어요.

아프리카 음식점은 근처를 종종 지나가면서도 늘 가볼까 말까 망설였어요.

맛이 없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오랫동안 게속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다가 '정 맛이 없으면 돈을 그냥 길바닥에 버렸다고 생각을 하자' 라는 생각으로, 아주아주 큰 마음을 먹고 다녀왔어요.



베텔 아프리칸 레스토랑은 이름이 아프리칸으로 되어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이지리아 음식이라고 해요.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한국에서 중고 자동차를 많이 사간다고 해요.

보따리상도 꽤 있는 편이라고 하고요.

가파른 계단을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갔는데, 문도 없고 흑인들이 멀뚱멀뚱 앉아있어서 여기가 맞나 당황스러웠어요.

테이블 3-4개 정도의 작은 가게더라고요.




베텔 아프리칸 레스토랑 메뉴.

메뉴 종류는 그닥 많지 않고, 수프 + 푸푸로 구성되어 있어요.

가게에는 요리사 겸 일하시는 분, 딱 한 분 계셨는데 흑인분이셨어요.

한국어를 못하셔서 영어로 주문해야해요.




말타 고야


먼저 생수를 한 병 주시는데, 유료예요.

냉장고를 보니 처음 보는 '말타 고야 Malta Goya' 라는 음료가 있길래 그걸로 바꿔달라고 했어요.

영어로  'non-alcoholic malt beverage' 라고 적혀있는데, 어느 나라에서 생산된 음료인지 모르겠어요.

컵에 따르니 사약처럼 색깔이 시커매요.



갱엿 맛?



향도 달큰하니 갱엿 같은 향이 났는데, 맛도 진짜 물에 엿을 녹여먹는 느낌이에요.

달큰하면서도 오묘하게 고소해서 상당히 재밌었어요.



졸로프 라이스


혼자 가기는 조금 무서워서 친구랑 같이 갔는데, 친구에게는 졸로프 라이스를 주문해줬어요.

지난 번 송탄에 있던 서아프리카 음식점에서 졸로프 라이스를 먹어봤는데, 그 때 상당히 맛있었거든요.

졸로프 라이스는 볶음밥의 일종이라서 실패할 확률도 적었고요.



참고 : [서아프리카] 송탄 맛집 - 사뷔에르 에 아프리크 Saveurs Et Afrique




원래 메뉴에는 졸로프 라이스와 튀긴 플렌테인이 나온다고 되어 있었는데, '치킨 or 피쉬'를 묻더라고요.

치킨을 달라고 했더니 커다란 닭다리가 나왔어요.



맛없어



기대했던 그 맛이 아니었어요.

닭은 바짝 구운데다 말라서 원시인마냥 이빨로 힘껏 뜯어먹어야하는 수준이었고, 졸로프라이스는 냉동실에 얼려둔 밥을 전자렌지 돌려서 내온 수준이었어요.

같이 나온 소스는 뭔지 모르겠어요.

색깔이 빨갛고 기름기가 있어서 매워보였는데, 사실 그렇게 맵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멸치고추장볶음 같은 데에서 나는 비린내가 확 느껴졌어요.

못 먹을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냥 배만 채울 정도의 음식이었어요.



저는 먼저 볼에 물부터 한 그릇 냅다 떠줘요.



푸푸


접시에 이상한 밀가루 반죽이 하나 나왔어요.

카사바나 그린 플렌테인 (초록 바나나) 가루에다 물을 반죽해서 끓는 물에 삶은 뒤 절구에 찧어서 만둘어요.

이름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나이지라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식으로 널리 먹는 음식이라고 해요.



손으로 반죽을 조금씩 떼어서 주물주물 모양을 만든다음에 수프에 찍어먹어요.

질감도 진짜 뜨거운 반죽 만지는 느낌이라서 요새 어린애들에게 시켜준다는 촉감 놀이 하는 기분이었어요.

아까 나온 물 한 사발도 푸푸를 주무르기 쉽도록 물을 묻혀가면서 하라는 의미였고요.



아무 맛이 없어



먹기 좋은 크기로 떼어서 손때 좀 묻혀서 입에 넣었어요.

그런데 정말 아무 맛도 없어요.

심지어 간도 안 되어 있어요.

'이게 뭐지?' 라는 눈으로 보니,그 흑인분께서 '이건 한국의 떡과 같은 것이다. 스프를 찍어먹어야한다' 라고 알려주셨어요.



에구시 수프

원래는 다른 수프를 먹고 싶었지만, 이게 맛있다는 추천으로 골랐어요.
설명할 때는 '멜론 수프' 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멜론 맛이나 향은 하나도 안 느껴졌어요.
오히려 풀떼기와 고기 몇 조각 들어간 비지찌개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에도 말린 생선가루 같은 걸 넣은 건지 아까와 같은 비린내가 났어요.
고기는 국거리 부위 같았는데, 여전히 질기고요.
칼로 썰어보려고 했으나 잘 안 되어서 이로 물어뜯어야했어요.
심줄 부분은 아무리 씹어도 넘어가지 않을 정도였어요.
간이 좀 짠 거 빼고는 먹을만 하긴 했지만, 굳이 다시 먹고 싶은 맛은 아니예요.
푸푸랑 같이 먹으니 뱃속에서 푸푸가 불어나는 느낌이라 결국 다 못 먹고 남겼어요.




처음부터 길바닥에 돈을 버린다는 생각으로 방문한 곳이었기 때문에, 예상보다는 먹을만한 맛이었어요.
하지만 굳이 다시 먹고 싶지 않았어요.
고기 종류는 너무 익혀서 너무 질겨서 구석기 원시인마냥 이빨로 물어뜯어야했고, 음식 자체도 주방에서 갓 만들었다기보다는 미리 만들어놓은 걸 단순히 데워온 느낌이 강했어요.
그리고 모든 음식에서는 이상하게 멸치볶음에서 나는 것과 같은 비린내가 났고요.
왠만하면 제목에 '맛집' 이라고 키워드를 넣는 편인데, 솔직히 '맛집'이라고 남에게 추천하기는 좀 힘들어요.
지난 번에 송탄에 있는 서아프리카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나서 상당히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거기가 유난히 요리를 잘하는 거였나봐요.
그냥 한 번 먹어본 데에만 만족할래요.
나이지리아 여행은 평생 안 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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