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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09 터키 [完]

[터키] 보아즈칼레 - 하투샤쉬 유적 (1)

by 히티틀러 201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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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즈칼레 Bağazkale 는 히타이트 제국의 수도였던 하투샤쉬 Hattuşaş 가 있던 지역이자 야즐르카야 Yazılı Kaya , 알라자 회육 Alaca Höyük 등 히타이트와 관련된 유적지가 많은 곳이예요.

앙카라에 위치해있는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의 상당수는 이 지역에서 가지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또한 하투샤쉬는 1988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해요.

하지만 배낭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여행하기 쉬운 곳이 아닙니다.

히타이트 유적이 있다는 것 빼고는 원래 조그만 시골마을에 불과한 곳인데다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도 아니기 때문에 교통, 숙박, 식사 등 모든 것이 불편해요.

역사에 관심이 많으셔서 '난 여기를 꼭 봐야겠다' 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면 패스하세요.

돈이 왕창 깨질 수가 있습니다.


보아즈칼레에 가기 위해서는 앙카라나 이스탄불에서 버스를 타고 '초룸 Çorum' 주에 있는 '순구를루 Sungurlu'라는 곳까지 가야해요.

앙카라에서 약 4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 때 버스는 '리데르 Lider'나 '하투샤쉬 'Hattuş'를 이용하세요.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메트로 Metro'  버스 회사에 가서 물어봤더니 "순구를루? 그게 어디야?"라며 직원도 잘 모르는 것으로 봐서 신뢰가 많이 안 갔어요.

저는 '리데르' 버스회사를 이용했습니다.



순구를루 오토가르(버스 터미널).

보통 순구를루가 종점이 아니라 다른 도시로 가는 길에 거쳐가면서 잠시 정차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토가르에 세워주지 않고 큰 도로 맞은 편에 있는 휴게소에서 세워줍니다.

내리면 택시기사들이 '하투샤', '보아즈칼레' 등을 외치며 달라붙는데,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아니고서야 택시 타면 안 됩니다.

보아즈칼레는 순구를루에서 30km도 넘게 떨어져있기 때문에 택시 타면 택시비가 몇 만원씩이나 나옵니다.

휴게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순구를루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회사의 세르비스나 돌무쉬가 옵니다.

그것을 타고 순구를루 중앙 우체국(PTT) 근처에서 내려 아래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노점상들이 있는 작은 시장이 나오고, 보아즈칼레로 가는 돌무쉬를 탈 수 있습니다.

저는 운좋게 같이 버스를 타고 온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곳 주민이여서 헤메지 않고 쉽게 갔습니다.

돌무쉬는 2.5리라 정도 했는데, 시골로 가는 버스라서 그런지 차 위에 감자여 밀가루, 양파 등의 푸대를 가득 싣고, 승객들이 사는 마을까지 일일이 들려주었습니다.



하투샤에 가려면 종점에서 내리면 됩니다.

종점에서 저 표지판을 따라가면 하투샤쉬 유적지에 도착합니다.


보아즈칼레에는 '무라트'라고 하는 택시기사 겸 가이드가 있습니다.

이분 고용해서 다니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투샤쉬 유적지 길만 8km 정도 되는데다가 산길이라서 걸어서 여행하기는 힘든 편입니다.

영어로도 가이드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투샤쉬 관광만은 30리라, 하투샤+아즐르카야 관광은 50리라 정도 부르더라고요.

처음에는 천천히 걸으면 하겠지 하고 그냥 갔는데, 후회했습니다.

하투샤 유적지 입장료는 3-4리라 정도였습니다.




원래 지형자체가 돌이 많은 건지, 아니면 과거 건물이 있었는데 터만 남아 방치되어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돌과 바위들이 많았습니다.






대신전과 아랫마을이 있던 곳입니다.

하투샤쉬는 산비탈에 구성된 도시인데, 고지대에는 왕궁이 있고 저지대 비탈면에는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해요.



성벽은 일부 복원되어 있습니다.



대신전 터에는 청옥색 돌이 하나 놓여져 있습니다.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어디에서 왔는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해요.

처녀가 저 돌 위에 앉으면 임신을 한다는 소문도 있답니다.





대신전과 아랫마을 관광을 마치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6월이라 날씨도 더운에 길은 경사 급한 산길이고...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좋았지만, 갈수록 지쳐갔어요.

내가 왜 택시를 안 탄다고 했을까.. 후회가 되었어요.

그런데 아래에서 경찰차 한 대가 오더니 제 앞에서 멈추어 섰어요.


"탈래?"


안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 두 명과 남자 한 명, 어린 아이 한 명이 있었어요.

운전하시는 경찰 아저씨는 자기는 이곳을 관리하는 경찰인데, 친척이 와서 이곳을 구경시켜 주고 있다는 중이라고 하셨어요.

어차피 관광하는 돌아다니는 참인데 같이 다니자고 하셨어요.

원래라면 안 탔겠지만, 그 긴 길을 걸어서 다닐 자신도 없고 '설마 어린애도 있는데 나쁜 사람들이겠어.' 라는 생각에 감사하다고 하고 덥석 타버렸어요.



중요하지 않은 곳들은 저렇게 터만 덩그러니 남겨진 곳도 많았어요.




'사자의 문'.

하투샤쉬의 남서쪽 성문이었다고 해요.




사자의 문을 나서면 과거 돌로 지은 성벽과 지어져 있어요.

빈틈없이 단단하게 지어진 성벽으로 통해 히타이트이 축성 기술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어요.



히타이트 제국 수도인 하투샤쉬의 특징은 바로 깎아지를 것 같은 산 위에 도시를 지었다는 것이예요.

산 위에 도시를 지으면 멀리서 오는 적을 금방 감시할 수 있고, 공격하기가 쉽지 않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터를 닦고, 건축 자재들을 가져오고, 왕궁이며 신전들을 짓는 게 쉽지가 않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험한 곳에 수도를 건설했는지 참 신기했어요.



저를 태워준 경찰차.

경찰 아저씨들은 저와 친척이 구경하는 동안 기다려주겠다며 차를 세워놓고 수다를 떨오 있었어요.

아이는 돌 밖에 없는 이 곳에 금세 싫증이 났는지 차에서 마이크를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그새 단체 관광객들이 왔어요.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만 입장료가 저렴하고 나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라 그런지 단체 관광에서는 종종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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