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건너편 뒷골목은 '차이나타운' 혹은 '초량상해거리'라고 불러요.

화교 학교도 있고 오래된 중국집도 있긴 하지만, 러시아 관련한 가게들도 많아요.

인근에 부산항과 여객터미널이 있어서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극동지방에 사는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지금은 구소련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팔도의 '도시락' 라면도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러시아 사람들을 통해 전파된 거라는 카더라도 있고요.

어쨌거나 차이나타운은 이름만 차이나타운이지, 실제로는 중국 관련한 가게부터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관련된 가게, 조지아 음식점, 필리핀 음식점까지 다문화타운에 가까워요.



목표했던 조지아 음식점을 가기 위해서 차이나타운을 갔는데, '러시아식 팬케이크전문점' 이라고 쓰여진 가게를 보였어요.



혹시 블린?



블린 блин 은 메밀가루나 밀가루에 물을 넣고 얇게 부쳐서 만든 크레이프 혹은 팬케이크의 일종이에요.

위에 잼이나 꿀 등을 얹어서 디저트로 먹기도 하고, 닭고기나 감자 등을 곁들여서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 먹기도 해요.

러시아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이자 대중적으로도 즐겨먹는 음식이에요.

블린 전문점도 있고, 심지어 러시아 맥도날드와 KFC에서 아침메뉴로도 판매해요.

우리나라에 블린을 판매하는 가게라니, 시간이 빠듯했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갔어요,




블리녹 메뉴.

러시아 쪽 분들이 많다보니 메뉴판은 한국어와 함께 러시아어로 표기되어 있어요.

계산대에 세워져 있는 메뉴판에는 디저트용 블린만 있었는데, 뒤쪽에 붙어있는 메뉴판에는 식사용 메뉴도 몇 개 있었어요.

가게도 깨끗한걸 봐서 오픈한지 얼마 안 된 카페이고, 처음에는 디저트용으로만 시작했지만 최근 식사용까지 추가한 게 아닐까 싶어요.

가격은 디저트용 블린이 4천원, 식사용 블린이 5천원이에요.

곁들여마실 차와 커피도 같이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은 3-4천원 대예요.




블리녹은 테이블 3개의 아담한 가게로, 10명 정도 앉으면 꽉 찰 정도예요.

러시아 디저트를 파는 카페답게 사모바르라던가 마뜨료슈까, 사라판(러시아의 여성용 민속의상)을 입은 인형 등으로 장식해놓았어요.



허니월넛


제가 주문한 메뉴는 허니월넛으로, 러시아어로는 Блины с медом и грецким орехом 라고 써요.

얇게 부친 블린은 네 겹으로 접은 다음에 그 위에 꿀을 뿌리고, 호두조각을 얹은 뒤 코코아파우더와 슈가파우더를 뿌리고, 가니쉬로 파슬리를 얹었어요.

주문 즉시 만들어서 따뜻했어요.



나이프로 적당히 자른 뒤, 포크로 살짝 말아서 한 입에 쏙 널었어요.


기분 좋은 단맛


처음 나왔을 때에는 꿀을 너무 많이 뿌려서 엄청 달고 질척거리지 않을가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그렇게 달지는 않아요
블린이 갓 만들여저 나온 거라서 아직 촉촉한 상태라서 그렇게 보인 거 같아요.
꿀향이 굉장히 진했는데, 냉장고에 러시아어로 мёд 라고 쓰여진 통이 놓여져있는 걸로 봐서는 그쪽에서 생산된 꿀을 사용하는 것 같아요.
호두 조각은 고소하면서도 오독거리는 식감이 좋았어요.
시간이 빠듯해서 블린만 후다닥 먹고 나왔지만, 차나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면 디저트로 좋을 거 같아요.
보기 힘든 러시아 블린은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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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초량동 581 | 블리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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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