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한 번 가봐야하는데....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중앙성원 앞에는 꽤 오래된 이집트 음식점이 하나 있어요.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기억상으로 5년은 족히 넘은 거 같은 곳이에요

예전에는 외국음식을 먹으려면 이태원으로 가야했지만, 요새는 서울 뿐만 아니라 수도권 각 지역에도 외국음식점이 참 많이 생겨났고 또 생겨나고 있어요.

여전히 중동 음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전만큼은 아니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이집트 음식점도 호기심은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 기회에 다녀오게 되었어요.



카이로 바베큐 Cairo BBQ 는 이태원 모스크에서 우사단로10길을 따라 꺾어지면 바로 그 삼거리에 위치해있어요.

이슬람 중앙성원 입구에서 앞구르기를 5번쯤 하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요.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이고,  용산01 마을버스를 타면 바로 앞에 정차해요.

영어 CAIRO BBQ 와 한국어 '카이로 바베큐' 와 함께 간판 위쪽에는 아랍어로는 مشويات القاهرة 라고 쓰여있어요.

مشويات 는 아랍어로 '구이, 바비큐' 를 의미하고, القاهرة 는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를 의미해요.



가게 내부는 테이블과 의자처럼 식사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 할랄 HALAL حلال 음식점이라는 표시와 이슬람 관련 장식 몇 개가 전부였어요.

사장님 및 주방장은 아랍 현지인인 거 같았고, 음식점의 위치 때문인지 손님들도 다 아랍 쪽 사람들이에요.

와서 밥도 먹고, 말 통하는 사람들도 만나는 그런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음식점 느낌이었어요.







카이로 바베큐 메뉴.

스프와 샐러드에 치킨 혹은 양고기 케밥이 몇 종류 있어요.

비리야니 (볶음밥), 간, 연어, 새우 등의 구이도 있고요.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음식 사진도 있고 한국어 설명도 되어있어서 주문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어요.

이태원은 물가가 높은 편인데, 여기는 아랍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그런지 가격이 정말 저렴해요.

메인 요리가 1만원이 넘는 게 거의 없었어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장님이 한국어를 못하신다는 점이에요.

아랍어 혹은 영어로 주문이 가능한데, 아르바이트하시는 걸로 보이는 여자분은 한국어가 가능했어요.



커피와 차는 무료라고 해요.

가게 한 켠에 정수기가 있고, 위에 커피와 홍차 티백이 올려져있어요.

그냥 가져가마시면 됩니다.



홍차


종이컵에 홍차 티백을 넣고, 뜨거운 물을 담아서 가지고 왔어요.

홍차는 립톤입니다.

원래 현지에서는 설탕도 왕창 넣어먹지만, 음식과 곁들여먹을거라 설탕을 넣지는 않았어요.

다른 중동 음식점에서는 홍차 한 잔에 저렴하면 2-3천원, 비싸면 4-5천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짜로 준다는 거 자체만 해도 속된 말로 '혜자스러운' 곳이에요.



기본 반찬으로는 올리브와 무로 만든 피클이 나왔어요.

색이 붉은 것으로 봐서 비트로 색상을 낸 거 같아요.



훔무스 


애피타이저로 훔무스 Hummus حمص 를 주문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허머스' 라고도 하는데, 다이어트하시는 분들 혹은 채식하시는 분들께 꽤 유명해요.

어느 방송에서 '만수르 부인의 미모 비결' 이라고 소개했는데 다 헛소리이고, 중동 전지역에서 즐겨먹는 애피타이저 중 하나예요.  

가격은 2,000원.

정말 합리적인 가격이에요.

터키에서 지내본 입장에서 현지에서는 정말 흔해빠지고 저렴한 음식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7-8천원대 , 비싸면 만 원 이상 받는 게 이해가 잘 안 갔어요.

병아리콩도 듬뿍 넣고, 올리브오일도 많이 들어갔지만, 마요네즈 맛도 나요.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병아리콩만 사용하긴 힘들고, 고소한 맛을 마요네즈로 대체한 것으로 같아요.

그래도 2천원에 이 정도 퀄리티라면 정말 준수한 수준.

양도 꽤 많은 편이라서, 빵만 한두 개 더 주문해서 훔무스랑 무료로 추는 홍차랑 같이 먹으면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충분해요.

실제로 중동 지역에서는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이 그렇게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양다리 볶음밥


메인 음식으로는 양다리 볶음밥을 주문했어요.

가격은 15,000원으로, 카이로 바베큐에서 파는 메뉴 중 가장 비싼 메뉴예요.

그래도 다른 음식점에서 파는 메뉴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축이에요.

비리야니에 양다리 하나가 툭 얹어주는데, 양다리가 모양도 그렇고, 크기도 그렇고 딱 '만화 고기'였어요.



고기를 봤을 때에는 겉부분이 좀 말라보였는데, 실제 살을 발라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압력솥에서다 넣고 푹 찐 건지 살이 촉촉했으며, 결에 따라 쉽게 잘 발라졌어요.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고 안 났고요.

볶음밥은 길쭉한 바스마티 라이스를 사용했어요.

후추향이 강했고, 짭잘하면서도 묘하게 맵싸한 맛이 나는 게 막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지만 현지 스타일에 상당히 가까운 맛이에요.







가격이 저렴하고, 상당히 현지느낌이 많이 나는 가게였어요.

가게 자체가 깔끔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현지 느낌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 맛도 괜찮아요.

특히나 양고기가 상당히 부드럽고 맛있었는데,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케밥들도 어느 정도 퀄리티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아쉬운 점은 이집트 음식점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음식이 많지 않다는 점이에요.

이집트는 아랍 지배 이전부터 워낙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보니 그 나라에서만 먹는 음식들이 꽤 있어요.

코샤리라든가 몰로키야 같은 이집트에서만 먹는 독특한 음식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곤 하지만 다른 아랍지역에서 먹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라는 건 살짝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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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732-151 | 카이로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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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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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태원에 이색적인 음식이 많이 몰려있죠..
    그래도 전 가는 곳만 가게 되는.. 파이프 피자나 쟈니 덤플링이나.. ㅎㅎ;
    예전에 할랄식으로 된 한식을 만드는 가게도 있다고 들었는데.. 어딘지 기억이 안 나네요..

    2019.03.18 08: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즘에는 홍대나 강남 등으로 많이 분산되었지만, 전통적으로 외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역시나 이태원이죠.
      할랄 한식을 파는 가게들은 요즘 꽤 있어요.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쪽에서 오는 관광객들도 많고, 무슬림 유학생들도 상당하다보니...
      가장 잘 알려진 데는 요기서 조금 더 가서 있는 '이드 eid' 라는 곳이에요ㅎㅎㅎ

      2019.03.18 17:29 신고 [ ADDR : EDIT/ DEL ]
  2. 이집트 음식점은 처음 접해 봅니다.
    현지인들을 위한 식당 같아 보입니다.^^

    2019.03.18 09: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중동 쪽 음식점은 특정국가를 딱 지칭하기보다는 아랍 음식점이나 터키 음식점이니 하면서 두루뭉술하게 이름을 걸어놓은 데가 많아요.
      사실상 좀 알아보고 가야하는ㅋㅋㅋ
      이집트 음식점은 이태원에 다른 데가 한 곳 더 있다고 들어서 나중에 거기도 가보려구요.

      2019.03.18 17:32 신고 [ ADDR : EDIT/ DEL ]
  3. 메뉴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있으셨군요.
    차가 공짜라는 건 정말 멋지네요. ^^
    양다리가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2019.03.18 1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주말 잘 보내셨나요? ㅎ
    무는 꼭 비트같은 느낌이네요 ㅎ
    이집트 음식이나 문화에 조예가 깊으신 것 같네요 ㅎ

    2019.03.18 11: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이태원의 저 스타일의 간판은 왠지 한국사람은 들어가면
    혼날것(?) 같아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ㅠㅠ ㅎㅎ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가격을 조정하려는것처럼 보입니다.
    훔무스라는게 저렴한 음식이라는건 이번에 알게되었으니 제가 음식을 접하게되면 호구되진 않을듯 합니다 ㅎㅎ

    양다리는 말씀하신대로 만화고기같네용 ㅋㅋㅋ

    2019.03.18 11: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혼나지는 않은데,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는 한국인이 들어가면 좀 당황해하기도 해요.
      직원도 한국어 못하는 경우가 많고, 메뉴판도 없거나 현지어로만 되어있는 경우가 상당하거든요ㅋㅋㅋ
      여기는 그래도 이태원이라서 한국어 하는 알바 직원을 한 명 두긴 했어요.

      2019.03.18 17:34 신고 [ ADDR : EDIT/ DEL ]
  6. 히티틀러님땜에
    글로라두
    이런곳이있는지
    알게되네용ㅎ
    새로운요리에대해
    두려움이많아서ㅠ
    맨날먹는것만먹어요ㅎ

    2019.03.18 14: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예전에는 맨날 먹는 거만 먹고, 가는 데만 가구 그랬어요.
      블로그하면서 다양한 활동도 하게 되는 거 같아요ㅎㅎ

      2019.03.18 17:34 신고 [ ADDR : EDIT/ DEL ]
  7. 이태원에는 이런 이국적인 느낌의 가게들이 많아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왠지 제대로 된 외국음식들을 한국에서 만나는 기분이랄까?
    색다른 외식이 될 것 같아요~^^

    2019.03.18 14: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새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체가 많다보니 외국인 주인 혹은 요리사가 자기들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장사를 해도 어느 정도 수지타산이 나는 거 같아요.
      특히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더더욱요.
      그렇다보니 거의 현지 느낌이 나는 음식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ㅎㅎ

      2019.03.18 17:38 신고 [ ADDR : EDIT/ DEL ]
  8. 가격... 가격... 가격... 가격이 정말 좋네요

    허마스 가격 충격;;;
    병아리콩 요리는 제일기획 옆에있는 식당에서 가격이 장난 아니었는데...
    가격이 아름답네요 =0= !!!!!!!

    2019.03.18 15: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국인이 아닌 현지인들 대상이다보니 가격이 정말 착했습니다.
      훔무스는 진짜..
      아랍 현지에서는 정말 가장 저렴한 음식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어요.
      원래 저 가격이 정상인건데ㅠㅠ

      2019.03.18 17:40 신고 [ ADDR : EDIT/ DEL ]
  9. 양다리 볶음밥이 왤케 웃기져ㅎㅎ 제가 안 가서 그런가 이태원 상권이 많이 죽었다면서요ㅋㅋ가격도 저렴한 이국적인 포스팅 잘 봤습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2019.03.18 19: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특히나 경리단길 상권이 많이 죽었다고...
      여기는 한국인이 아닌 모스크 찾는 무슬림을 대상으로해서 인지 가격이 저렴했어요.
      비싸면 못 오니까ㅠㅠ

      2019.03.19 00:48 신고 [ ADDR : EDIT/ DEL ]
  10. 길다란 밥알이 참 이국적이네요 ㅎㅎ
    맛나겠어요!

    2019.03.18 21: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런 쌀을 바스마티 라이스라고 해요.
      볶음밥을 할 때에는 저런 쌀을 해야 고슬고슬하니 맛있더라고요ㅎㅎㅎ

      2019.03.19 00:48 신고 [ ADDR : EDIT/ DEL ]
  11.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좋은것 같아요!
    저 커다란 양다리 한번 뜯어먹어보고싶네요 ㅎㅎ

    2019.03.18 23: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외국 음식점도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가는 데면 가격이 저렴하더라고요.
      이 물가 비싼 이태원에서...
      저 거대한 양다리는 진짜 만화고기 먹는 느낌이었어요ㅋㅋㅋ

      2019.03.19 00:55 신고 [ ADDR : EDIT/ DEL ]
  12. 맛집들 찾아가지 않고 현지에서 배고플때 근처 식당들 들어갔는데
    이집트 음식점들 참 지져분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
    가격이 괜찮아서 이집트 생각날때 찾아가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2019.03.19 05: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 이집트 안 가봤지만, 위생 상태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갈 듯 합니다.
      코샤리나 몰로키아 같이 이집트만의 음식이 없는 건 살짝 아쉬웠지만, 가격 대비 맛있었어요!

      2019.03.19 12:54 신고 [ ADDR : EDIT/ DEL ]
  13. 맛있어 보이네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2019.03.19 06: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만수르 부인의 미모 비결...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 여자 연예인의 피부관리 방법은 김치 섭취..수준의 소리군요. ㅋㅋㅋㅋ

    2019.03.19 08: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음식도 음식이지만
    이슬람 중앙성원 입구에서 앞구르기를 5번쯤 하면 도착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뿜뿜!!! ^^

    2019.03.21 14: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거리가 100m 도 안 되요,
      진짜 입구에서 바로 보이니까 아마 가능할 거예요ㅋㅋㅋ

      2019.03.21 22:12 신고 [ ADDR : EDIT/ DEL ]
  16. 이집트 음식이라. 왠지 신기한 느낌이네요.. 이태원 가도 솔직히 대로변만 가봤지 저런곳은 생각치 못했는데 왠지 현지 음식점 같으면서 가격도 괜찮아 보이네요.

    2019.04.01 16: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태원은 골목골목에 있는 식당들이 괜찮은 게 많은 거 같아요.
      저기는 바로 모스크 앞이긴 한데, 주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곳이다보니 조금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이긴 해요.
      저도 본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요.
      이집트 음식점이라고는 하는데, 코샤리나 몰로키아 같은 이집트만의 음식은 팔지 않아서 좀 아쉬웠어요ㅠㅠ

      2019.04.02 02:1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