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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2 타지키스탄 [完]

[타지키스탄] 10. 5/13 바르조브

by 히티틀러 201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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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조브는 두샨베에서 차로 1시간 걸리는 멀지 않은 곳이예요.

히사르를 갈 때에는 주변 풍경이 낮은 언덕과 평지, 밭이 대부분이었는데, 바르조브를 향하니 산지가 많이 보였어요.



재키할아버지는 갑자기 차를 계곡 같은 곳에 세우셨어요.

폭포가 있는 것인지 하얗게 물보라가 일었고, 차가운 물방울들이 우리가 서 있는 쪽까지 튀었어요.

우리 뿐만이 아니라 옆에는 타직 청년들 대여섯 명이 연신 물을 맞으며 사진을 찍고, 좋아하고 있었어요.


"위에 수력 발전소가 있어요. 수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물이에요."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인 줄 알고 굉장히 신기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수력 발전소라고 하니 왠지 모르게 좀 기운이 빠졌어요.

수력 발전소하면 소양강 댐이나 의암댐, 청평댐 같은 거대한 규모를 생각했는데, 요렇게 조그마하니 귀엽기도 하고, 조만해서 전기를 얼마나 생산할까 싶기도 했어요.

옆에서 사진을 찍어대던 타직 청년들은 낯선 외국인들이 나타나자 신기했는지, 같이 사진을 찍자며 마구 다가왔어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사진 찍기가 왠지 쑥스러워서 사진 몇 장 찍고, 바로 도망갔어요.







차를 타고 얼마 더 가니 옆쪽으로 강이 나타났어요.




바르조브 강이예요.

바르조브는 지역 이름이기도 하지만, 타지키스탄을 흐르고 강의 이름이기도 해요.



바르조브 지역 입성!


바르조브 지역은 강도 흐르고, 두샨베에 비해 고도가 높아서 여름 기온이 훨씬 낮아요.

그래서 두샨베 사람들이 여름에는 바르조브 지역으로 휴가를 많이 온다고 해요.




바르조브 지역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주변 산들이 더 높고, 험해보였어요.




강변에는 고급 빌라나 별장(다차)들이 즐비해있엇어요,

부유한 사람들이 바르조브로 여름 휴가를 올 때, 이런 별장들을 일정 기간 빌려서 지낸다고 해요.



앞으로는 하얗게 눈 덮인 산이 펼쳐졌어요.

5월에 눈이 있다는 게 신기했는데, 안조브 산이라고 했어요.

천산 산맥의 끝자락에 있는 산인데, 3000m가 넘는 산이라서 만년설이 쌓여있다고 했어요.

두샨베에서 이스칸다르 호수나 후잔드를 육로로 넘어갈 때에는 저 산을 넘어가야해요.








잭키 할아버지는 구경을 하라면서 어느 휴양시절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전날 폭우가 많이 내렸는지 바르조브 강 물살이 엄청 셌어요.

더군다나 별장(다차)들이 바로 물가 근처에 있어서 왠지 위험해보였어요.

물이 조금만 불어나면 별장들이 물에 잠길 거 같았어요.



물살이 세서인지 사람들은 강에서 아니라 휴양 시설 내에 마련된 아외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어요.

야외 수영장에는 남자들만 수영하고, 여자는 보이지 않았어요.

타지키스탄도 이슬람 문화권이기 때문에 여자들은 실내에 있는 여성 전용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다고 했어요.








바르조브로 갈 때부터 먹구름이 조금씩 껴있더니 비가 한두 방울씩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우리 이제 돌아가야해요. 비가 오면 산이 무너질 수 있어요."


재키 할아버지는 비가 많이 오면 산이 무너져 내릴 수가 있다고 했어요.



사실 오면서 봤지만, 산이 위험하게 보였어요.

산을 깎아내서 도로를 만들어서 도로 옆 산은 매우 경사가 심고 가파른데, 낙석 방지 시설은 전혀 되어있지 않았어요.

정말 여차하면 돌들이 미끄려져 도로로 충분히 떨어질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달리니 비는 그쳤고, 우리는 먹구름에서 멀어졌어요.
재키 할아버지는 길가에서 사람들이 산에서 꺾어와서 파는 꽃 한 다발과 붉은 빛 도는 풀을 사주셨어요.


이 사진의 할아버지가 파는 풀이 바로 그 풀이에요.

이름은 모르고, 봄철에 산에서 많이 나는데 신 맛이 매우 강해요.

생으로 먹기도 하고, 썰어서 샐러드에 넣어먹기도 하는데, 비타민이 많기 때문에 건강에 매우 좋다고 해요.


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이 풀을 먹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몰랐던 B와 원래 신 것을 매우 혐오하던 A는 매우 괴로워했어요.

저는 시큼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못 먹은 것까지 대신 먹었어요.

시긴 했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어요.








재키 할아버지는 두샨베에 도착해서 우리를 호텔 앞에 내려줬어요.


"항상 호텔 앞에 있으니까 문제 생기면 언제나 연락해요. 도와줄게요."


얼마나 도와줄지는 의문이었지만, 말이라도 도와준다고 하는게 고마웠어요.

말 한 마디 제대로 안 통하는 외국에서 문제 생기면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할아버지께 수고비를 드리고 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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