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 여만에 생존신고를 합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간 저는 이렇게 지냈습니다.
1. 사이버대학교 진학
- 미래를 위해서 자격증 획득 목적으로 큰 맘 먹고 사이버대학교 3학년에 편입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했어요.
사이버대학교면 그냥저냥 대충 공부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오랫동안 공부에 손을 놓고 있다가 수업을 꼬박꼬박 챙겨듣는 거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더라구요.
거기에 1주일에 두번씩 온라인 스터디까지 참여하다보니까 전업학생이 된 기분이었어요.
아침 10시에 도서관에 가서 저녁 5-6시까지 공부하다가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게 될 줄 몰랐네요.
2. 이직 성공
- 일했던 회사의 경력을 살려서 다른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급여가 오른 것도 아니고, 계약 기간이 정해져있는 기간제인 건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훨씬 규모도 크고 인지도가 있는 회사인 데다가 이것저것 누릴 수 있는 복지 혜택이 제법 있어요.
무엇보다 새벽이고 밤이고 주말이고 죽어라 일에 매여살면서도 욕을 먹어야했던 지난 회사와는 달리 워라밸이 지켜지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덕분에 6시면 칼퇴해서 귀가한 후 학업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요.
3. 타 지역 이사
- 하지만 이직한 회사가 자차도 2시간, 버스로는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고, 연고도 전혀 없어요.
최종 합격 통보일부터 첫 출근일까지 차이가 1주일 남짓 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부랴부라 살던 집을 내놓고, 새 집을 구하고, 이사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사하자마자 바로 다다음날부터 출근을 해야했기 때문에 짐 정리하는 데만 해도 2주 가까이 걸렸어요.
4. 중간고사
- 새로 입학해서 어리버리하다보니 금세 두 달이 지나가고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더라구요.
새 직장에 들어와서 사실 크게 한 건 없지만,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고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은근히 기운이 빠지더라구요.
게다가 사이버대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공부를 하는 분위기라서 온라인 수업에 밤 10-11시까지 ZOOM 으로 스터디하다보면 마우스 붙잡고 졸다가 하루를 마치기 일쑤였어요.
시험을 앞두고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막막해서 이리 뒤지고 저리 물어보고 하는 데 정신이 팔려서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사실 이 모든 건 다 핑계예요.
블로그를 꾸준히 하려는 노력만 있다면 잠을 줄여서라도 했을 거예요.
제일 큰 문제는 글쓰는 습관과 포스팅하는 습관, 즉 '루틴' 이 무너진 거였어요.
2012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저는 블로그를 하는 것이 제 '일' 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피치못하게 한두 번 포스팅을 못하면 업무태만인 것처럼 괴로웠어요.
어느 순간 현실의 삶이 더 급박하고 중요해지다보니 그런 감각이 무뎌지더라구요.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도,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다가 몇 줄 쓰는 둥 마는 둥 하는 일이 반복되었어요.
방문자는 바닥을 치고, 이제껏 노력해왔던 것들이 사상누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이상 이렇게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느껴졌습니다.
퇴사를 할 때 블로그를 통해서 단돈 몇 십만원이라도 꾸준히 들어온다는 사실이 참 든든하고 위안이 되었거든요.
이제까지 해온 것도 너무 아까웠구요.
예전처럼 매일 포스팅은 못할 거에요.
저의 대표 주제는 햄버거인데, 다른 지방으로 가게 되면서 햄버거 접근성이 더 안 좋아져서요.
햄버거 하나 먹으려고 차로 최대 100km 를 자차 운전해서 가야하는 상황이거든요.
한동한 힘들겠지만 다시 글쓰기 루틴, 포스팅 루틴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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