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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카프카즈&터키[完]

[조지아] 32. 7/22 트빌리시 메테키교회, 나리칼라, 카르틀리스 데다

by 히티틀러 2014.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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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메테키 교회와 나리칼라 성채를 보러가기로 했어요.

아블라바리 Avlabari 지하철역에서도 갈 수 있지만, 우리는 강변으로 산책하러 종종 걸어갔기 때문에 그냥 걸어갔어요.



메테키교회 Metekhi Church 와 바크탕 고리가살리 Vakhtang Gorgasali 왕의 동상.

교회의 바로 앞에는 므트크바리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어요.



절이든 교회든 왜 평지에 있지 않고, 다들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지....

하긴 교회가 강 바로 옆에 있었으면 물이 불었을 때마다 잠겼을 거 같네요. 

날은 덥고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중간에 있는 기념품점에 들려 마실 것을 한 통 사고, 구경을 했어요.

이 근처도 관광지에다 경관이 좋아서 호스텔이나 호텔 같은 숙박업소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어요.



제일 먼저 보이는 건 바크탕 고르가살리 왕의 동상.

그는 5세기 후반~6세기 초기에 살았던 통치자로, 그루지아 정교를 재정립하고 5세기에 트빌리시를 수도로 세운 인물이라고 해요.

그루지아 역사에서 중세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로, 그루지아 정교에서는 '성스럽고 올바른 믿음을 가진 바크탕 왕 The holy and right-believing King Vakhtang' 이라는 이름으로 성인으로 추대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현재의 메테키 교회가 있는 곳은 교회와 함께 왕궁이 있었던 자리라고 해요.



동상의 앞에 서면 강 건너 트빌리시가 정말 잘 내다보여요.

통치자로서 백성들을 굽어내려다보게 되는 위치랄까.

왠지 트빌리시를 지켜주는 수호자로서 그 자리에 있는 듯 했어요.

조금 있다 우리가 갈 나리칼라 성채와 카르틀리스 데다도 보이네요.



물결 모양의 파란 돔처럼 되어 있는 곳은 트빌리시 평화의 타리예요.

2010년도에 완공이 된 이후 트빌리시의 또 하나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지요.



메테키 교회 Metekhi Church.

사실 이곳에 있던 왕궁과 교회를 세우고 난 이후, 1235년 몽골의 침략으로 다 파괴되었다고 해요.

현재의 교회는 13세기 후반 데메트레 타브다데불리 왕 King Demetre Tavdadebuli 에 의해 재건되었고, 이후 계속 수리를 하면서 이 자리에 원래 있던 교회에 거의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지금도 아쉽게도 수리 중.

하지만 입구만 수리 중이라서 내부에 들어가볼 수는 있었어요.




교회 내부.

그루지아 정교나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내부는 그냥 평범해보였어요.











교회를 보고난 후 다시 강을 건너서 트빌리시 올드타운으로 향했어요.

나라칼라 성채를 올라가기 전에 가이드북을 보니 므트크바리 강변에 모스크가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정교 국가인 그루지아에 모스크가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해서 먼저 보고가자고 했어요.



저 올록볼록한 곳은 전부다 사우나예요.

트빌리시는 유황온천 사우나로 유명하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목욕과 함께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해요.

저는 태어나서 찜질방도 한 번 가 본적이 없기 때문에 패스!



여기가 모스크인가?


긴가민가하긴 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모스크와 비슷한 거 보니 맞는 거 같았어요 

일단 1층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친구는 2층으로 올라갔고 저도 막 따라올라가려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말을 걸었어요.

곧 2층으로 올라갔던 친구도 허겁지겁 내려왔어요.

알고보니 여기도 목욕탕이었던 것.

아주머니는 저에게 목욕을 할 것인지를 물어보던 거였고, 친구는 사람들에게 쫓겨난 것이었어요.

외국 관광객들 중에서 여기를 모스크로 알고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해요.


나리칼라 성채 Narikala Fortress 를 보기 위해 올라가려고 길을 찾다가 같은 호스텔에 묵고 있는 에스토니아 여행자들을 만났어요.
다들 얼굴이 다들 벌겋게 익고 온몸에는 먼지를 뒤집어 쓴 상태였어요.

"꼭 물 사가지고 가!"

이미 올라갔다온 그 여행자들은 우리에게 신신당부를 했어요.
가게에 들러 물을 큰 통으로 두 개나 산 뒤, 가방에 넣고 우리는 출발했어요.
그리고 몇 분 못 가서 우리 또한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 쓰게 되었어요.
길이 온통 공사 중이라서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있었거든요.
'나리칼라'는 어디에서 봐도 잘 보이기 때문에 저걸 보면서 따라 올라가면 되겠지하고 열심히 올라갔어요.


그런데.... 이 길이 아닌가배...?


여기 올라가면 남의 집 입구.

다시 내려가서 다른 길로 올라가면 막힌 길.

한 두번도 아니고 바로 눈 앞에 두고 몇 번이나 돌아가야하니 기가 막힐 노릇.

더군다나 등에는 물을 한 통씩 짊어지고 있으니 더욱 짜증이 났어요.



성이 바로 코앞인데!!!!



카르틀리스 데다도 바로 지척으로 보이는데!!!!!!



에잇, 트빌리시 경치 하나는 볼만하네.


사진 한 장 남기고 돌아서기를 벌써 여러 번.

우리가 길을 잘못 온 건가 싶어서 한참 헤메다가 결국 아까 보았던 모스크까지 다시 돌아왔어요.

지나가던 그루지아 소년 둘이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누가 봐도 관광객 티를 내고 있는 우리를 보더니 우리를 슬금슬금 보면서 어느 골목길로 들어갔어요.

'여기 사는 사람이니 가는 길을 알겠지' 싶어서 우리도 바로 뒤를 따라갔어요.



소년들을 따라서 올라가다보니 아까 그 모스크 비슷한 하맘 뒤에 숨겨진 진짜 모스크도 보였어요.

미나렛 (첨탑)이 있는 걸로 봐서 진짜 모스크가 맞는 거 같아요.

1895년에 지어진 트빌리시에서 유일한 모스크라고 하는데, 예외적으로 순니와 쉬아 무슬림이 같이 예배를 드린다고 해요.



드디어 나리칼라 도착!!!!


소년들은 마치 산신령처럼 나타나 우리를 인도해주고 홀연히 사라졌어요.




나리칼라 안에 위치한 성 조지 교회 Church of St.George.

교회 안에 들어가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문이 잠겨 있었어요.

성 내부에는 우리 밖에 없었어요.



여기서 내려다보는 트빌리시 경치는 정말 끝내줍니다.

트빌리시 제 1의 뷰포인트!!!!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이 흐르고, 츠민다 사메바 대성당, 대통령궁, 아까 다녀왔던 메테키 교회까지 한꺼번에 볼 수가 있어요.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보니 유럽의 내노라하는 도시 부럽지 않을 정도였어요.



종 옆으로는 성벽을 기어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이 있었어요.

그러나 너무 좁고 가파른데다 옆으로는 안전장치 하나 없었어요.


"올라가볼래?"

"싫어, 무서워."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는 당연히 NO!!!

친구는 혼자 올라갔는데,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올라가더니 나중에는 손발을 다 써서 거의 기어가다시피 올라갔어요.

보는 것만으로도 눈 앞이 아찔해졌어요.

경치를 보고 내려온 친구도 다리가 후들거려서 혼났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남은 건 카르틀리스 데다 하나 뿐!

교회에서 나온 후 발걸음도 가볍에 나리칼라 성벽을 따라 난 길을 걸어갔어요.

밑에서 올려다보니 나리칼라 성벽이 바쿠에 있는 '크즈 칼라스 (처녀의 탑)' 과 매우 비슷한 거 같았어요.

'칼라'라는 단어도 비슷하고요.

나리칼라는 4세기 페르시아의 성채로 지어졌는데, 현재와 같은 성벽은 8세기 아랍 아미르국 통치 시절에 만들어진 거라고 해요.

 


도시와는 또 다른 자연의 풍경.

높은 곳에 올라오는 확실히 볼 게 많았어요.



카르틀리스 데다 Kartlis Deda.

그루지아의 어머니 동상 Statue of Mother Georgia' 이라고도 해요.

20m 높이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동상인데, 오른손에는 칼, 왼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있어요.

손님에게는 와인을 대접하고, 적에게는 칼로 맞서 싸운다는 의미라고 해요.

'카르틀리 Kartli' 라는 말은 과거 그루지아의 중부와 동부를 가르키던 지명인데, 중세 그루지아인들을 민족적, 정치적으로 통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이 동네는 어머니를 뒷방 늙은이처럼 이런 곳에 짱 박아 놓았어!

아르메니아는 공원 한가운데 고이 모셔봤는데, 그루지아는 어머니 궁둥이 밖에 볼 게 없네요.



아까 사온 물을 마시고 땀을 식히면서 다시 내려와서 올드타운으로 갔어요.



올드타운에서 지나가면서 본 성당.

터키에서는 모스크를 하도 봐서 이젠 왠만큼 이름 있는 모스크가 아니면 안 가는데, 그루지아랑 아르메니아에서는 하도 성당이며 교회가 많이 봐서 이젠 그 성당이 저 성당 같아요.











슬슬 저녁 먹을 시간.

저는 친구와 꼭 '하차푸리'를 먹자고 했어요.

제가 아는 그루지아 음식은 낀깔리와 하차푸리 밖에 없는데, 아직 하차푸리는 못 먹었거든요.

게다가 아르메니아에서 맛있게 먹었던 포가차가 '아즈다리 하차푸리'라고 하니까, 다시 맛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요.



길에 늘어져있는 아기 고양이.

만져볼 수까지는 없었으나, 그닥 사람을 경계하지는 않았어요.



바로 저거야!!!!


사진을 보고 바로 그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메뉴에 사진이 있어서 주문은 어렵지 않았어요.

저는 아까 봤던 거 그대로, 친구는 피망 같은 게 조금 들어있는 하차푸리로 주문했어요.



이 맛이 아닌데?


아르메니아에서 먹었던 건 안에 양념한 다진 고기가 들어있고 위에 모짜렐라치즈를 올려진 음식이었는데, 그루지아는 all 치즈였어요.

그것도 모짜렐라 치즈도 아닌 짜디짠 페타치즈였어요.

친구가 고른 건 안에 야채쪼가리가 좀 들어있으니 약간 피자 같기도 하고 좀 먹을만한데, 제가 고른 건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제가 졸라서 먹자고 한 거니 남길 수도 없고, 억지로 꾸역꾸역 쑤셔넣는데도 결국 남기고 말았어요.

이상하게 맛없는 집만 골라서 간 건지, 트빌리시에서 먹은 음식들은 다 맛이 없었어요.








호스텔로 돌아가서는 또 누군가가 사온 수박을 나누어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까 만났던 에스토니아 여행자들은 내일 아침 일찍 카즈베기로 떠난다고 하길래 작별 인사를 나누었어요.


p.s) 이 여행기를 쓰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나리칼라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대요.

역시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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