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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카프카즈&터키[完]

[조지아] 33. 7/23 트빌리시

by 히티틀러 2014.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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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딜 갈까."


느지막히 일어나서 가이드북을 뒤적였어요.

원래는 카즈베기나 시그나기도 갈 계획이었지만, 이래저래하다 흐지부지 되버렸어요.

이제 내일은 떠나는 날.

이미 호스텔에 떠날 때까지 숙박비를 지불했기 때문에 당일치기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하는데, 카즈베기나 시그나기는 힘들었어요.

어디를 갈까 뒤적거리다가 무슨 공원이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트빌리시 거리를 좀 걷다가 그 공원을 가기로 했어요.



호스텔 앞 교회.




트빌리시 오페라 하우스.






론니플래닛의 지도를 보면서 걸어가는데, 관광객이라고는 우리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가다보니 너무 멀어서 중간에 버스를 타고 공원에서 내렸어요.




공원 도착.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요.

바로 뒤에는 울창한 산과 숲이 있고, 부지가 넓어서 산책하기 딱 좋을 거 같았어요.



커다란 개도 바닥에 드러누워서 자고 있었어요.


"어...?"


올 때부터 하늘이 꾸물꾸물하더니,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조금 부슬부슬내리는 정도라서 그 정도는 맞고 다녀도 되겠다고 생각하지 무섭게, 빗방울이 무섭게 거세어졌어요.

일단 버스정거장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지 계속 내렸어요.

10여분 가장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가 숙소 근처로 가는 버스가 있길래 바로 잡아탔어요.

입구에서 사진 몇 장만 찍고 가는 거라 아쉬운 생각도 조금 들었지만, 비가 오는데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도 없을 뿐더러, 우리에게는 우산도 없었어요.

숙소에 돌아와서는 샤워를 하고 젖은 옷을 갈아입었어요.


비는 저녁 무렵이나 되어야 그쳤어요.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어요.



돌아다니다가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갔어요.

가게도 어둡고, 손님이 없어서 왠지 음산한 느낌이 들었어요.

메뉴는 영어도 없고, 사진도 없고, 오직 그루지아어로만 쓰여있길래 그나마 아는 메뉴인 낀깔리를 주문했어요.

여기도 기본 10개.


바투미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야...


바투미에서 먹었던 낀깔리처럼 육즙도 없고, 미지근했어요.

마치 냉동보관하던 인스턴트 만두를 전자렌지에 데워온 느낌이었어요.

희한하게 트빌리시에서 먹었던 음식은 전부 다 실패였어요.


산책을 하면서 먹은 걸 소화시키다보니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어요.


"그루지아에서 그 유명한 와인을 못 마셔봤다."


그루지아는 세계적으로 와인이 유명한 나라예요.

왠만한 가정에서는 직접 포도주를 만들어서 먹는다고 하고, 호스텔이나 B&B 같은데에서는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홈메이드 와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곳도 많아요.

떠나기 전에 와인 한 병 못 마셔본 게 너무 아쉬워서 마지막 밤은 와인과 함께 보내기로 했어요.

푸쉬킨 거리에서 와인숍을 하나 본 적이 있어서 그 곳에 갔는데, 정말 와인의 종류가 많았어요.

처음 호스텔에 갔을 때 와인 한 병 살 생각으로 와인 종류 추천을 받았지만, 직접 사게 되니까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다행히 주인 할아버지가 영어를 조금 하셨고, 병에 영어로 드라이, 세미드라미, 세미스위트라고 쓰여있었어요.

고민하다가 세미스위트에 대회에서 상을 몇 번 받았다는 화이트 와인을 골랐어요.

그 가게에 있는 와인 중에서는 가격이 싼 편은 아니었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와인 수준이었어요.

남는 돈으로는 작은 보드카도 한 병 샀어요.


호스텔에 돌아와보니 노르웨이 여행자가 혼자서 보드카를 마시고 있었어요.

같이 합석을 해서 보드카와 화이트 와인을 나누어 마셨어요.

그 사람도 와인을 마셔보더니 맛있다면서 좋아하더라고요.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하나둘씩 들어오는 여행자들도 합류를 해서 모두 모여 술과 간식을 나눠먹었어요.

특히 같은 방을 쓰는 미국 여자는 어릴 적에 한국에서 지낸 적이 있고, 한국 친구도 많아서 한국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었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우리나라에서 하는 술자리 게임이라던가 폭탄주에 대해서 알고 있을 정도였어요.

미국 여자의 이야기를 듣던 노르웨이 남자는 한국의 술자리 문화에 엄청난 흥미를 보이면서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어요.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프카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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