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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중동 음식점

[모로코] 부산 남산동 맛집 - 모로코 음식점, 카사블랑카 Casablanca

by 히티틀러 2016.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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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음식점인 카사블랑카는 이전부터 꼭 기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이에요.

서울에도 모로코 음식점이 있지만, 왠지 끌리지 않았어요.

가격도 비싼 편이고,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정통 모로코 음식이라기보다는 컨셉만 많이 따온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여기는 모로코 가족이 직접 살면서 운영을 하는 곳이라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되었어요.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러 부산에 내려간 김에 친구와 약속을 잡아서 다녀왔습니다.



카사블랑카 


모로코 음식점 카사블랑카는 부산 1호선 두실역에거 가까워요.

8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하다가 SK 주유소에서 우회전해서 가다보면 금방 보여요.

이전에 포스팅했던 부산 이슬람사원 (모스크)와 바로 붙어있어요.



참고 : 부산 다문화 여행지 - 부산 이슬람 모스크 (금정구 남산동) 



딱 봐도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곳인데, 대문 안을 들어서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되요.

우리나라에서 하던 습관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갔더니 일하시는 분께서 놀라시더라고요.

그냥 신발 신고 들어가도 됩니다.



실내에는 모로코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아기자기한 장식품들도 전시되어 있어요.

가게 안에 코란 암송 같은 것도 은은하게 울려퍼져서 정말 중동 느낌이 물씬 났어요.







카사블랑카 메뉴.

애피타이저나 디저트류는 5천원 이내, 메인 요리 같은 경우는 1만원대 초반 이내로, 외국 음식점 치고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에요.

위치가 모스크 근처인만큼 다양한 무슬림들이 찾는지, 모로코 요리가 아닌 음식들도 있어요.

듬라마나 쇼르반, 라그만 등은 중앙아시아 음식이고, 할랄 라면도 판매하고 있어서 좀 신기했어요.

일하시는 분은 한국어를 조금 알아들으세요.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영어로 하긴 했지만, 메뉴판이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영어를 잘 못하시는 분도 주문하기 어렵지 않아요.




먼저 차와 웰컴 푸드가 나왔어요.

모로코를 비롯한 튀니지,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지역은 민트티를 많이 마셔요.

설탕을 듬뿍 넣어 달콤한 민트티를 아예 '모로칸 티 Moroccan Tea' 혹은 '모로칸 민트티 Moroccan Mint Tea' 라고 할 정도예요.

여기는 민트티는 아니고 홍차인 거 같긴 한데, 약간의 향신료 향이 느껴졌어요.

인도에서 지내다온 친구는 인도차랑 비슷한 거 같가도고 하더라고요. 

웰컴 푸드로는 커민이 들어있는 쿠키와 전 비슷한 게 나왔어요.

음식이 나올 때부터 '김치컨 같아보이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맛도 상당히 비슷해요.

김치의 시큼한 맛은 덜하고, 좀 더 매콤한 맛이 가미된 김치전 같았어요.





4종류의 메제(식사 전에 먹는 간단한 애피타이저)와 사프란밥, 빵이 나왔어요.

메제는 흔히 볼 수 있는 피클 종류도 있고, 생채소로 만든 상큼한 샐러드와 각종 야채를 푹 익혀서 만든 샐러드, 토마토 소스 등이 나왔어요.

노란색이 도는 밥은 사프란 밥이에요.

약간의 향만 좀 나고, 끈기없이 살짝 푸실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일반 밥과 큰 차이가 없어요.

빵도 약간 질깃하면서도 폭신한게 그냥 먹어도 맛있어요.

제일 좋은 건 이게 전부 무료라는 점이에요.

메제 정도는 그렇다고 해도, 빵이나 밥까지도 전부 그냥 제공된다는 게 정말 의외였어요.

이 정도는 2-3천원 정도 받고 팔아도 될 정도였는데요.



양고기 카레 타진


타진은 쇠고기, 양고기, 닭고기, 생선 등을 주재료로 향신료와 채소를 넣어 만든 모로코식 스튜예요.

모로코 뿐만 아니라 인근의 튀니지나 리비아, 그리고 이 지역을 식민통치했던 프랑스까지 널리 알려져있어요.

왠지 중동음식하면 양고기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지라 쇠고기, 양고기, 치킨, 생선 중에서 양고기를 선택했어요.

맛은 고추가 들어가서 매콤한 인도커리랑 비슷해요.

양고기는 굉장히 덩이리가 큼직한데도 굉장히 부드럽고 냄새도 안 나요.

포크만 대도 결이 좍좍 찢어질 정도로 부드럽고, 비계도 질기지 않고 말캉말캉하게 입 안에서 녹아없어져요.

제 입맛에는 살짝 매운 편이었는데도 그 얼얼한 맛에 끌려 계속 먹게 되는 매력이 있어요.

먼저 나온 빵에 양고기 조각을 싸서 커리소스를 푹푹 찍어먹으면 정말 '이게 중동의 맛이구나' 싶어요.

소스에 사프란밥을 삭삭 비벼먹어도 맛있고요.



원래 타진을 만들 때에는 납작한 바닥과 원뿔 모양으로 된 이런 모양의 흙그릇을 이용해서 만들어요.

이 전통 그릇의 이름도 타진이거든요.

원뿔 모양의 뚜껑은 열을 잘 가둘 뿐만 아니라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기 때문에 적은 수분으로도 요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해요.

따라서 날씨가 건조하며 물이 부족한 모로코 지역의 기후에 매우 적합한 조리리구라고 하네요.

요즘에는 이 그릇 대신에 오븐이나 압력솥 등을 이용해서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이 음식점에서도 압력솥에다 만들어준 거 같아요.



닭고기 꾸스꾸스

꾸스꾸스 Couscous 는 타진과 마찬가지로 모로코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이에요.
메뉴판에 별 다른 표기가 없어서 꾸스꾸스 달라고 했더니, 이것도 양고기, 닭고기, 쇠고기 등을 선택 가능해요.
타진은 양고기로 골랏던 터라 이건 닭고기로 골랐어요.
꾸스꾸스는 이 요리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그릇 전체에 고물고물한 곡물의 이름이기도 해요.
정확히는 곡물이 아니라 밀을 거칠게 갈아서 찐 뒤 말려서 만드는 파스타의 일종이에여.
모로코나 알제리,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지역와 지중해 지역에서 많이 먹는데, 만들기가 어렵고 손이 많이 가서 요새는 인스턴트를 많이 사용해요.
쿠스쿠스 위에 큼지막한 통감자와 당근, 호박 등이 올려져 있고, 파프리카, 양파, 가지, 고추, 오크라 등은 잘게 깍둑썰기 되어서 병아리콩과 건포도 등과 함께 듬뿍 올려져 있어요.
사진 상에 보이지는 않지만, 닭고기는 큼지막한 덩어리로 속 안에 들어가 있고요.
꾸스꾸스는 말로만 들었지 직접 먹어보는 건 처음인데,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꾸스꾸스 파스타 자체는 예전에 맛본 적이 있는데, 찰기라고는 하나도 없이 버석거리기만 하는게 정말 별로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소스가 촉촉하게 배우든 상태라서 그런지, 알알이 입 안에서 굴러다니는 식감이 나쁘지 않아요.
소스는 중동 음식답게 약간의 향신료향과 커리향이 좀 나긴 하지만, 보들거라고 달큰한 맛이 나요.
채소들도 거의 흐물거리기 직전의 상태로 소스의 간이나 향이 쏙쏙 잘 배어있어요.
닭고기를 제외하고는 굳이 씹지 않아도 부들부들 잘 넘어가는 거 같은 느낌이에요.
왠지 이런 건 손으로 조물조물 뭉쳐서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어요.
게다가 중간중간 건포도가 들어있어서 달콤함이 팡팡 터지는 것도 재미있고요.
같이 식사를 한 친구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데, 정말 새로운 맛이라고 즐거워하더라고요.






이런 곳은 나만 알고 있기 아깝다


숙소가 있는 해운대에서 카사블랑카가 있는 두실역까지는 지하철을 2번 환승애서 1시간 가량 걸려요.
하지만 그 고생을 하고 여기까지 온게 정말 후회되지 않을 정도였어요.
양과 맛, 가격, 그 무엇 하나 아쉬울 게 없어요.
2명이서 메인 음식을 2개 시켰는데, 빵이며 밥이며 샐러드까지 같이 나와서 정말 배불러요.
여자라면 3명까지는 무난히 먹고, 남녀 커플이 가도 정말 배부르게 먹고 나올 거예요.
그렇게 먹고도 가격은 2만원 조금 넘게 나왔어요.
중동 음식이라고 하지만, 매콤한 맛이 있어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어울릴 맛이에요.
인도 음식점에서 거부감 없이 잘 드시는 분이시라면 여기 음식도 아마 무난할 거예요.
서울에 사는 입장에서 카사블랑카가 부산에 있다는 게 너무너무 슬펐어요.
만약 이 음식점이 서울에 있었다면 온갖 친구들을 다 불러서 자주 갔을 텐데요.
정말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까운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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