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을 갔다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보양식인 바쿠테를 판다는 가게 입간판을 우연히 보게되었어요.


바쿠테? 무슨 음식이지?


말레이시아 여행도 다녀왔지만, 바쿠테는 처음 듣는 음식이었어요.

이태원에 있었던 유일한 말레이시아 음식점이 문을 닫은 이후 한국에서 말레이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사실은 늘 아쉬워했어요.

게다가 현지에서도 못 먹어본 음식, 그것도 '보양식' 을 판매한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호기심이 생겼어요.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메이형 바쿠테


메이형 바쿠테는 연남동 동진시장 근처에 위치해있어요.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10-15분 정도 걸리는 거 같아요.

이쪽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조그맣게 운영하는 음식점들이며 공방들이 많다 보니 길이 헷갈려서 조금 헤맸어요.



메이형 바쿠테 메뉴.

바쿠테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냐에 따라서 종류가 다양하지만, 추천 메뉴가 표시가 되어있어서 고르긴 어렵지 않았어요.

바쿠테를 고른 다음에는 취향껏 야채나 밥, 면 같은 식사류를 고르면 되요.

가격은 예상보다 저렴한 편이었어요.

사장님께서는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쪽에서 오신 화교분이신 거 같아요.

한국어를 조금 구사하지만,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주문하기 편해요.



화교들이 운영하는 음식점답게 차도 주문할 수 있고, 판매도 해요.

차의 효능들이 적혀있어서 참고할 수 있어요.



주문을 하니 짜사이와 고수, 간장이 나와요.

고수는 워낙 호불호가 많이 타는 메뉴이다보니 아예 취향껏 먹으라고 따로나온 거 같아요.

짜사이는 흔히 양꼬치집에서 나오는 거랑 맛이 달랐어요.

매콤하면서 참기름맛이 강하게 나는게 정말 한국화된 맛이었어요.

전 평소에 짜사이는 안 먹는데, 요건 왠지 우리나라 반찬 같아서 몇 번 집어먹었어요.




바쿠테


제가 주문한 건 3번 등갈비 Rib 바쿠테와 11번 오소리감투+곱창 Stomach+Intestine 바쿠테예요.

바쿠테 Bak Kut Teh 는 중국 복건성 출신 화교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생겨난 음식으로, 고기가 붙은 돼지갈비에 팔각, 계피, 정향, 펜넬씨, 마늘 등 각종 향신료를 넣고 푹 끓여서 만든 음식이라고 해요.

바쿠테 라는 이름은 '육골차 肉骨茶'를 동남아시아 화교 중 한 일파인 '호키안 Hokkien' 방언식으로 읽은 발음으로, 이름에는 차 茶 글자가 있지만 실제 차는 안 들어가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많이 먹지만, 태국 남부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등지 등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해요.

저는 쿠알라룸푸르에만 있었던 데다가 차이나타운에서는 대충 보는 둥 마는 둥 해서 아예 이름조차 못 들어봤던 듯 해요.

싱가포르 여행가시는 분들이 보통 많이 드시고 오시더라고요.


바쿠테를 1인분씩 2개를 주문했더니 조그만 뚝배기 같은 데에 나오고, 식지 말라고 고체 연료 위에 올려줍니다.

음식점에 들어갈 때부터 느꼈지만, 바쿠테에서도 간장 냄새와 함께 한방 냄새가 물씬 나는게 그 냄새만으롣 보양식 느낌이 나요.

등갈비도 살이 두둑하게 붙어있고, 내장도 상당히 많이 들어있어요.

베이스 육수는 똑같고 내용물만 달리 넣은 거 같은데, 육수는 나중에 리필을 해준다고 하니 양이 적지는 않았어요.



이거 진짜 보양식이네



맛이 정말 묘해요.

약재향이 엄청 강한데, 맛은 그 향만큼 이국적이거나 강하지 않아요.

딱 '아, 이건 중국음식이구나' 스러운 정도예요.

등갈비는 발라먹어야하는게 조금 번거롭긴 했지만 부들부들한 고기맛을 즐길 수 있는게 매력이고, 오소리 감투와 곱창은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매력이었어요.

진짜 보양식 느낌에 해장 느낌도 살짝 나는 매력적인 음식이었어요.




야채 종류는 따로 주문하지 않고, 식사 종류를 여러 개 주문했어요.

면은 소스에 담그어진 상태로 나왔는데, 바쿠테 육수와 비슷한데 다진 마늘과 다른 재료가 좀 들어가 있는 거 같아요.

동남아 컵라면 국물과 비슷한 맛이었어요.

저는 츠케멘 스타일처럼 면을 바쿠테 육수에다 좀 담그어 먹고 싶은데, 젓가락도 플라스틱이고 면도 길고 미끌거려서 그냥 먹었네요.



계란


계란은 2개를 반씩 갈라서 4조각이 나와요.

우리가 흔히 먹는 계란 장조림 맛과 거의 흡사했어요.



유티아우


유티아우는 중국식 꽈배기로, 보통 두유와 함께 아침식사로 많이 먹어요.

바쿠테 육수에 찍어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진짜 맛있어요.

미리 만들어놓은 걸 전자렌지에 돌려서 주는게 아니라 갓 튀겨서 나오기 때문에 사실 그냥 먹어도 맛있어요.

설탕 안 뿌린 담백한 시장 꽈배기 맛이에요.

이걸 육수에 완전히 푹 젖을 정도로 찍어먹으면 유티아우도 부드러워지고, 포만감도 들어요.

면이나 계란 대신 이걸 더 주문할걸 하는 생각이날 정도였어요.



마이클 잭슨


차와 술, 음료수를 제외하고 여기에서 만들어서 판매하는 음료는 이게 유일해요.

'마이클 잭슨' 이라는 이름으로는 대체 어디서 비롯되어있는지도 모르겠고, 무슨 음료인지 상상조차 안 되었어요.

중국인들끼리 온 테이블이 옆에 있었는데, 이걸 1인당 하나씩 시켜놓고 먹더라고요.

원래 계획은 없었지만 한 잔 시켜서봤어요.


두유네



사진만 봐서는 밀크티 같은 거라고 지레짐작했는데, 소금과 설탕을 살짝 넣은 두유였어요.

안에는 올챙이 국수 같은 시커먼 젤리가 들어았는데, 쌉쌀한 맛이 나요.

그냥 한 번 맛 본 거에 만족해요.




두리안 모찌


두리안 모찌는 한 입에 쏙 들어갈만한 조그만 떡 두개가 나와요.

흔히 생각하는 찰떡처럼 쫄깃한게 아니라 아이스모찌 비슷한 상태로 나와요.

포크만으로도 금방 쉽게 반으로 잘려요.



안에는 노란 빛의 두리안 크림이 들어있어요.
그냥 딱 모찌가 나왔을 때는 두리안 냄새가 잘 안 났는데, 반으로 자르고 나니 그제야 톡 쏘는 두리안 특유의 냄새가 나요.
동남아 여행하면서 두리안을 여러번 봤는데, 솔직히 그 냄새가 독특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역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물크덩거리는 식감이 참 견디기 힘들어서 한 번 맛만 보고 아예 손을 안 댔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가공 되어 나오니까 먹기도 편할 뿐더러 두리안도 맛있었어요.
양 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독특한 거 좋아하시는 분은 재미삼아 한 번 드셔보실만해요.




나름 여행도 많이 다니고, 외국음식도 많이 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국적이고 색다른 음식이었어요.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그렇게 낯선 맛이 아니라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소개시켜주고 싶은 곳이에요.
혼밥하기에도 괜찮을 거 같아요.
바쿠테 스몰 사이즈에 면이나 밥, 여우티우 등을 같이 주문하면 1인 식사 양으로나 가격으로나 부담이 없어요.
남들 보기에도 그닥 이상하게 보이지 않고요.
연남동 갈 일 있으면 여기 또 들릴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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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