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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아시아 음식점

[파키스탄] 이태원 맛집 - 팍 인디아 레스토랑 Pak India Restaurant

by 히티틀러 2017.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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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을 돌아다니다가 '파키스탄 레스토랑 Pakistan Restaurant' 라는 간판을 보고 정말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분명히 많은데도 상당히 찾기 어려운 곳이 파키스탄 음식점이거든요.

인도는 워낙 영토로 넓고 언어도 다양하다보니 지방마다 식문화나 음식이 많이 달라요

흔히 한국에서 먹는 '인도음식'은 북인도, 그 중에서도 펀잡 Punjab 지역의 음식이에요.

펀잡 지역의 음식이 널리 퍼진 이유는 인도-파키스탄 분쟁 때문이에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난 이후 종교적 문제로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갈라지게 되었는데, 그 경계인 펀잡 지역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혹은 미국, 영국 등으로 많이 이주했다고 해요.

펀잡 출신 이민자들 중에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이 만드는 북인도 펀잡 지역 스타일의 음식이 '인도음식' 이라고 전세계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요.

펀잡은 현재도 인도와 파키스탄에 걸쳐져있는 지역이다보니 파키스탄 음식도 펀잡 음식과 거의 비슷하다고 해요.

그래서 인도 음식점 중에는 인도 사람이 아닌 파키스탄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 꽤 많아요.

'커리=인도 음식'으로 워낙 확고하게 인식이 되어있다보니 실제로는 파키스탄식에 가까운 음식을 하면서도 외관으로는 인도음식점, 인도-파키스탄음식으로 걸어두곤 하거든요.

파키스탄 음식점을 가보고 싶었지만, 어디가 파키스탄 사람이 운영하는지 몰라서 계속 헤메기만 하고 있는데 이곳을 딱 보게 되었어요.



팍 인디아 레스토랑


팍 인디아 레스토랑은 우사단로 10길에 위치하고 있어요.

이슬람사원을 지나서 우사단로 10길을 따라 2-3분 정도 걸어가면 나와요.

4인 테이블 5개 정도 놓여진 작은 음식점이에요.

파키스탄 가족이 운영하는 거 같아요.



남아시아 지역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문화이기 때문에 내부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마련되어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기사식당에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물수건보다 위생적으로 훨씬 좋은 거 같아요.














팍 인디아 메뉴.

탄두리와 커리, 비리야니 등 인도음식점의 메뉴와 거의 비슷해요.

가격은 메인 요리 기준 1만원대.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태원의 물가를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에요.

무엇보다도 1인 메뉴도 있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파키스탄 세트' 라고 해서 샐러드에 사모사, 탄두리치킨, 치킨커피, 밥, 커피까지 해서 18,000원이면 꽤 괜찮은 구성이에요.



머튼 비리야니


머튼 비리야니 Mutton Biryani양고기가 들어간 볶음밥으로, 쌀은 바스마티 라이스를 사용한 거 같아요.

인디카 쌀은 찰기가 없어서 돌아서면 배고프다고 하는데, 정말 한접시 수북하게 나와요.

특유의 향신료향이 조금 나긴 하지만. 무난해요.

인도 스타일 비리야니보다는 매콤한 맛이 강해요.

자세히 보니까 초록 고추가 다져져서 들어가 있더라고요.

양고기는 어린양인 림 lamb 이 아니라 머튼 mutton 인데, 잘 익혀서 냄새 없이 부드러웠어요.

다만 양고기 뼈가 확살하게 다 제거된 게 아니다보니 가끔 먹다가 뼛조각 같은 데 씹히긴 하더라고요.



치킨 카라히


카라히는 양쪽에 손잡이가 있는 얇은 팬으로, 인도 요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방도구 중 하나라고 해요.

치킨 카라히 Chicken Karahi 는 그 팬에 닭고기와 토마토, 양파, 각종 향신료를 넣고 기름에 볶은 다음에 물이나 육수를 부어서 졸이듯이 걸쭉하게 만드는 음식이에요.

커리에 비해서는 국물이 적고 좀 더 걸쭉해서 닭볶음탕 같은 느낌이었어요.

맛도 닭볶음탕 느낌인데, 단맛이 적고 매콤한 맛이 강해요.

파키스탄 음식이 전반적으로 고추를 많이 사용해서 맵게 만든 듯 했어요.

닭고기는 마치 압력밥솥에 넣어서 만든 것처럼 푹 익어서 정말 부들부들해요.

고기를 다 건져먹고 난 후 남은 소스는 단맛이 굉장히 강해요.

단순한 소스가 아니라 다진 양파와 토마토가 응축되어 있어서 요거랑 난이랑만 먹어도 맛있을 거 같아요.

향신료 향도 강하지 않아서 일반적인 인도음식을 드시는 분 정도면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에요.

양고기를 못 드시는 분들께는 이 치킨카라히를 강력추천해요.



밀크티

매콤하게 달아오른 입안을 식히기 위해서 후식으로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단순히 홍차와 우유로만 만든 게 아니라 카다몸을 조금 넣은 거 같더라고요.
설탕을 따로 주긴 하지만, 그냥 마셔도 될만큼 기분 좋게 달달해요.
가격도 2천원이라서 저렴하고요.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이거만 먹으러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드는 거 슬쩍 보니 그렇게 공들여서 만드는 거 같지도 않은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지 정말 신기하고 궁금했어요.







이제까지 먹어본 인도음식점과 비교해보면 파키스탄 음식은 전반적으로 단맛이 약하고 매운 맛이 강해요.
음식 자체에 고추를 많이 사용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한국인들에게도 그닥 낯설지 않은 맛이에요.
양고기나 닭고기도 냄새 없이 부드럽게 잘 요리했고요.
왠지 파키스탄 현지에 가서 먹으면 이런 맛이 날 거 같았어요.
쉐프 한 분께서 요리를 하시다보니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하긴 하지만, 그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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