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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중동 음식점

[모로코] 녹사평역/해방촌 맛집 - 모로코코 Morococo

by 히티틀러 2017.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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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외국 음식을 접한게 터키에서 생활하던 시절이다보니 저는 중동 지역 음식을 좋아해요.

가끔 서점에 가면 여행 코너에서 신간 여행잡지를 뒤적거리곤 하는데, 해방촌에 있는 모로코 음식점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게 되었어요.

서울에는 모로코 레스토랑이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가격 대가 좀 비싸요.

부산에 있는 모로코 음식점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긴 했지만, 그거 하나 먹자고 부산까지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 글을 보고 다이어리에 적어두었다가 이번 기회에 다녀왔어요.



모로코코는 해방촌 언덕길의 중턱 즈음에 위치하고 있어요.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예요.

마을버스 용산 02를 타고 되긴 하지만, 어차피 해방촌 입구까지 걸어가야하기 때문에

바로 맞은 편에 모로코 샌드위치로 유명한 '카사블랑카'가 위치하고 있어요.



참고 : [모로코] 녹사평/해방촌 맛집 - 카사블랑카 Casablanca



모로코 음식이 흔한 것도 아니고, 같은 나라 음식을 바로 맞은편에서 팔면 서로 머리채 잡고 싸우지 않을까 싶었는데, 두 가게가 동업이라고 하네요.



모로코코 메뉴.

모로코 음식은 타진과 꾸스꾸스라는 2가지 음식이 유명한데, 아쉽게도 꾸스꾸스는 없고 타진만 판매해요.




테이블 6-7개 정도로 작은 가게예요.

인테리어는 상당히 심플하지만, 타진 그릇 그림이라든가 파티마의 손 등 현지느낌이 나는 소품들을 장식해놓아서 약간 이국적 느낌이 나면서 깔끔해요.



레몬 치킨 타진


양고기 타진과 레몬 치킨 타진 중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치킨으로 골랐어요.

양고기 타진은 이전에 먹어보기도 했고, 영어로 kofta 라고 쓰여있는 걸 보아서 통 양고기가 아니라 미트볼이 들어있는 거 같았어요.

터키어로 미트볼을 '쿄프테 köfte' 라고 하는데, 아랍 지역와 발칸 지역까지도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예상대로 치킨은 통살로 나왔어요.

큼지막한 통다리에 그린 올리브 몇 앞과 감자튀김 약간이 올려져있고, 그 위에 고수를 살짝 얹었어요.

양이 워낙 적어서 고수 좋아하는 제 입맛에는 있는 둥 없는 둥 하지만,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주문시 고수를 빼달라고 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아래에는 기름이 자작했고, 푹 익어서 흐물거리는 양파조각과 완두콩이 들어있어요.



커리향?



이름 자체가 레몬이라서 새콤상큼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오히려 커리향이 더 많이 나요.

레몬의 향이 살짝 나긴 하지만 맛은 그닥 강하지 않았어요.

요리 같은데 작은 레몬 조각이 같이 나오면 즙을 짜서 넣는 수준이었어요.

집에 와서 타진 요리법을 찾아보니 먼저 생강, 마늘, 강황가루 등으로 시즈닝한 닭고기를 구운 후 육수를 붓고 힌30분-1시간 정도 끓인 다음에, 레몬즙을 짜넣고 조금 더 끓여서 만들어요.

현지에서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현지의 맛에 유사한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레몬의 양을 조절했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닭고기는 다리-허벅지 부분이어서 씹는 식감도 좋은데, 오랜시간동안 잘 익혔는지 포크만 가져다대고 살이 쭉쭉 떨어져나갈 정도였어요.

커리향도 나긴 나지만, 그렇다고 치킨 커리처럼 커리맛이나 향이 강하지는 않아요.

전반적으로 외국 음식 느낌이 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이국적인 건 아니라서 외국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도 부담없이 드시 수 있는 맛이었어요.

감자튀김도 갓 나왔을 때는 바삭한 맛에, 시간이 좀 지나면 소스를 흡수해서 촉촉한 맛으로 먹기 좋아요.

다만 그린 올리브는 너무 짰어요.

평소에도 짠 맛이 덜한 블랙 올리브만 먹곤 하는데, 그린 올리브는 진짜 소금덩어리를 씹는 정도였어요.

부드러우면 몇 번 씹고 꿀떡 넘겨버리겠는데, 과육이 좀 단단한 편이고 안에 씨도 들어있다보니 꼭꼭 씹어먹을 수 밖에 없었지만요.



타진을 시키면 빵도 같이 줘요.

바게트 비슷한데, 맞은 편 '카사블랑카'에서 샌드위치를 만들 때 사용하는 빵 같아요.

속은 말랑말랑하고, 겉은 바삭하면서도 너무 딱딱하지 않아요.

잘 바른 닭고기를 얹어서 먹어도 좋어도 되지만, 건더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자작하게 남은 기름을 빵으로 삭삭 다 닦아먹었어요.

예전에 외국인 친구와 함께 외국 음식점에 갔을 때 접시에 남은 소스와 기름까지 빵으로 싹싹 긁어먹었더니 '너 진짜 우리나라 사람처럼 먹는다' 라면서 칭찬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 이후로는 습관처럼 싹싹 훑어먹게 되요.



모로칸 티


모로코는 민트티를 즐겨 마셔요.

아예 달달한 민트티를 가리켜 모로칸티 Moroccan Tea 라고 부르기도 해요.

이브릭 Ibrik 같은 작은 주전자와 찻잔이 나와요.

가격은 6천원인데, 4잔 정도 나오니 양이 많은 편은 아니예요.

혼자 마셔도 부담없는 정도의 양이고, 둘이 나눠마시면 식후 입가심 수준이에요.



찻잔 안 뿐만 아니라 찻주전자 안에도 생 민트잎이 들어있어요.
뜨거운 차지만, 민트 자체가 시원한 성질이 있다보니 마시면 몸이 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왜 안 달아?


보통 모로코나 튀니지에서는 설탕을 왕창 넣어서 민트티를 달게 마셔요.
밀크티가 아니면 달게 마시지는 않지만, 왠지 민트티에 단맛이 덜하니 뭔가 낯설었어요.
설탕을 따로 달라고 해서 티스푼으로 왕창 넣는다고 넣었는데도 기대했던 거만큼은 아니었어요.
이전에 마셨던 그 정말 단 민트티는 설탕을 정말 밥숟가락으로 푹푹 퍼넣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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