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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중동 음식점

[예멘] 이태원 맛집 - 페르시안 랜드 Persian Land

by 히티틀러 2017.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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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인 좀좀이님의 블로그에서 이태원에 예멘 음식점이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어요.



좀좀이의 여행 -> 이태원 맛집 - 예멘 식당 페르시안 랜드 Persian Land



이태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아랍음식점이 많지만, 예멘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의외였어요.

예멘이라는 나라는 중동권에서도 경제적으로 손꼽히게 빈곤한 나라인데다가 내전도 있고, 현재까지도 정치적 상황이 매우 안 좋은 나라예요.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시리아와 함께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된 국가이기도 하고요.

어차피 가지도 못할 나라, 음식이라도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친구와 함께 다녀왔어요.



예멘 음식점이지만, 이름이 페르시안 랜드예요.

원래 이 자리에는 이란 음식점이 있었어요,

몇 번 가봤지만 낮이나 밤이나 주말이나 평일이나 늘 문이 닫혀있어서, '여기 영업을 하긴 하는건가' 싶었거든요.

안 가본 사이에 예멘 음식점& 이란 음식점 이라고 바뀌어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예멘 음식점은 여기 하나 뿐일 거예요.



가게 내부는 아직도 이란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어요.

사장님은 예멘의 수도인 사나 출신이라고 해

아마 원래 이란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던 음식점을 최근 예멘 사람들에게 판매한 거 같아요.

내부에는 테이블도 있고, 아랍식처럼 바닥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있어요.




페르시안 랜드 메뉴.

메뉴판은 영어로 되어 있는데, 앞의 2페이지는 아랍/예멘 음식, 뒤의 2페이지는 이란 음식으로 되어 있어요.

하지만 곧 메뉴판을 바꾸실 예정이라고 해요.

후카(아랍식 물담배, 쉬샤) 도 판매하고 있어요.

사장님이 한국어는 잘 못하시는데 영어는 하시기 때문에, 영어로 주문해야합니다.



렌틸 스프


만디 라는 음식을 주문하니, 렌틸 스프 Lentil Soup 를 서비스로 주었어요.

노란색 렌틸콩으로 만든 스프였는데, 레몬즙을 넣었는지 새콤했어요.

가끔은 눈이 찔끔거릴 정도로 신맛이 강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입맛을 돋우기에 좋았어요.

애피타이저로도 부담없는 양이었고요.



아랍 샐러드


아랍 음식 자체가 고기와 기름기가 많은 편이라서 샐러드도 하나 시켰어요.

오이, 토마토, 파프리카, 채썬 생양파, 양상추에 오일과 소금을 넣은 샐러드로, 아랍 지역 뿐만 아니라 지중해와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대중적으로 널리 먹는 샐러드예요.

맛은 깔끔한데, 소금을 좀 많이 넣었는지 짭짤했어요.



만디 램


만디 Mandy المندي 는 향신료를 넣어서 지은 밥에 양고기나 닭고기 등을 곁들여먹는 음식이예요.

원래 기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쪽에서 나온 음식이라고 하는데, 이라크나 예멘, 오만 등 아라비아 반도 전 지역에서 널리 먹는 음식이라고 해요. 

원래 만디는 아라비아 반도 지역에서 사용하던 독특한 화덕을 가리키는 단어인데, 여기에서 굽거나 익힌 고기를 요리에 사용하기 때문어 그런 이름이 붙은 거 같아요.

페르시안랜드에도 양고기 만디와 닭고기 만디가 있었는데, 저는 양고기 만디 Mandy Lamb 을 골랐어요.



뭐가 이렇게 알록달록해?



처음 음식을 받고는 솔직히 좀 놀랐어요.

음식 자체는 중동이나 인도 음식을 많이 먹어본 제게는 상당히 익숙한 스타일이었지만, 색깔이 너무 컬러풀해서요. 

밥도 그냥 흰밥 혹은 사프란을 넣어 노란빛을 넣은 건 많이 봤어도,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 흰색까지 다양한 색이 섞여있는 건 처음이었어요.

고기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시뻘건 양념인지 향신료인지가 뿌려져있기도 했고요.

밥은 길쭉한 바스마티 쌀에 기름과 소금을 넣어서 만든 전형적인 아랍스타일 밥이에요.

기름은 아마 양고기 기름을 쓴 거 같은데, 간도 잘 맞춰서 짭짤하니 잘 지었어요.

무엇보다 인상이 깊었던 양고기였어요.



양고기가 이렇게 부드러워?



양고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저 스스로도 양고기는 좀 질기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특히나 지방 부분이 질긴 편인데, 열심히 씹어봤지만 잘 넘어가지 않아서 곁국 뱉은 적도 있었고요.

뼈에 붙어있는 고기라서 으레 잡고 이로 물어뜯어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포크만 대도 결결이 떨어질 정도로 여기 양고기는 부드러웠어요.

이렇게 익히려면 아마 압력솥을 사용했을 듯 한데, 압력솥 소리가 나지 않는 걸으로 미루어보아 미리 만들어둔 다음에 주문이 들어오면 데워서 내놓는 거 같아요.

그렇다고 해도 제가 이제껏 먹어본 수많은 양고기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맛있고, 부드러운 양고기였어요.

그릇에 담겨나온 건 소스예요.

생토마토에 고추를 다져넣어서 만든 거 같은데, 매운맛이 상당히 강했어요.

밥에다가 살짝 뿌려서 비벼먹어도 괜찮고, 고기를 찍어먹으면 양고기의 기름진 맛과 독특한 향을 상당히 가려주긴 해요.

하지만 매운 걸 못 먹는 제 입맛에는 입술이 얼얼할 정도라서 살짝살짝만 찍어먹었어요.



파인애플 주스


먹고 있는데, 주스라고 하면서 주셨어요.

마셔보니 파인애플주스였는데, 가루나 엑기스에 물을 섞어서 만드는 거 같아요.



만디 치킨


같이 간 친구는 만디 치킨을 주문했어요.

밥은 똑같고, 양고기 대신 닭고기가 올려져 있는 음식이에요.

닭고기는 전기구이 통닭과 비슷한 맛이었는데, 역시 부드럽고 퍽퍽하미 적었어요. 



양 정말 많다



제가 주문한 양고기 만디도 그랬지만, 친구가 주문한 닭고기 만디도 마찬가지였어요.

밥 양도 거의 1.5-2인분은 되는데, 닭고기도 반 마리가 떡 올려져있어요.

저는 열심히 먹었는데도 반 그릇 먹으니 배가 부를 정도였어요.

많이 드시는 남자분이 와도 부족하지 않을 양이에요.







예멘 음식은 처음인데, 제가 먹어본 아랍/중동 음식 중에서 몇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음식을 잘하는 곳이었어요.

음식 하나에 13,000-14,000원이니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맛이나 양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양도 엄청 많을 뿐더러 맛도 정말 수준급이거든요.

게다가 이태원은 물가 자체가 비싼 곳이니까요.

가장 중요한 점은 거의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한국인들에게 안 알려진 장소이기 때문에 사징님도, 요리를 하시는 분도, 손님들도 전부 아랍 현지인이예요.

주변 지인들에게도 널리 소개하고 싶은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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