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일정이 없어 느지막히 일어나려고 했으나 역시나 잠을 설쳤다.
새벽잠이 많아 좀 자려고 해도 6시면 일어나서 부시럭거리는 자원봉사자가 있으니 선잠이 들 수 밖에 없다.
결국 일어나서 씻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여행을 오면 쓸데없이 부지런하게 된다.
날씨는 정말 쾌청하고 따뜻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정말 드럽게도 얄미웠다.
-리단길이라고 불리는 거리들이 대부분 계획적으로 조성되었다기보다는 카페며 공방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거리가 만들어진 경우이다보니 정확히 '어디' 라는 주소를 찾기 어려웠다.
해리단길도 대략적으로 폐쇄한 (구) 해운대역 뒷길이라는 것과 지하철 해운대역 4번 출구에서 가면 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나중에 가면 어차피 다 만나겠지' 라는 생각에 숙소에서 가까운 해운대 시외버스터미널역 뒷길을 따라 걸었다.
지금 당장 재건축이 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전형적인 오래된 동네의 모습이다.
저 멀리 보이는 마린시티와 비교해보해보면 정말 이질적인 풍경이었다.
딱히 볼거리가 없어 5분 정도 걸으니, 인터넷에서 많이 봤던 해리단길 간판이 나왔다.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넷에서 보면 해리단길 맛집이며 카페들은 대부분 우동 1로38번길에 몰려있다.
아까 간판이 나온 뒤 한 블록 뒷골목이다.
지하철 해운대역 4번 출구로 나와 (구)해운대역을 지나 새마을금고가 나오는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된다.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 쪽에는 누가 봐도 새로 리모델링한 티가 풀풀 나는 건물과 낡은 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여기 카페나 음식점들은 대부분 오전 11시-정오 무렵에 오픈하는데, 너무 일찍 와서 아직 문을 연 곳이 없다.
일요일이라서 아예 휴무인 가게도 많았다.
그동안 이 지역 골목 탐험이나 하기로 했다.
살면서 늘 돌아다니던 길도 조금만 경로를 바꿔보면 전혀 모르던 풍경을 보게 되는 법이니까.
발길이 닿는대로 걷다보니 '해운정사 海雲精寺' 는 사찰이 나타났다.
지금은 없어진 스펀지에 있던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 멀리 보였던 그 절 같다.
어차피 남는 시간이니, 여기 구경을 하고 내려가면 딱 맞을 거 같았다.
들어가자 나타난 건 하늘을 찌를 듯이 많은 계단.
하나씩 세면서 걸었다.
108개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75개였다.
계단을 올라가면 해운정사의 큰법당인 원통보전이 바로 보인다.
법당 내부가 108평으로,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큰 법당이라고 한다.
법당 안에는 관세음보살님이 모셔져있다고 한다.
내부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한창 예불이 진행 중이었다.
휴일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건지 법당 안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른 스님들도 하나둘씩 법당으로 향하고 계셨다.
법당 안을 구경할 수 없다는 건 좀 아쉬웠지만, 은은하게 목탁소리와 불경이 울려퍼지는 절을 돌아다니는 것은 또다른 재미였다.
사원 마당에는 모과나무들이 심어져있었다.
상강이 지나지 않았을 때라 아직 향은 나지 않지만, 주먹보다 큰, 실한 모과들이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사찰에서 내려다본 해운대의 풍경.
혹 바다가 보이지 않을까 싶었으나 마천루들이 워낙 많아 바다는 볼 수 없었다.
적당히 구경도 하고, 다리쉼도 하나가 다시 내려갔다.
이제 11시.
좀 더 가까운 데 있는 브루커피를 갈 생각이었으나, 아직 오픈을 안 한 거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입구를 잘못 알고 있었다)
마침 해리단길에 가면 가보려고 생각했던 카페 중 하나인 하라네코는 문이 열려있었다.
다른 때에는 웨이팅을 해야한다던데, 갓 오픈한 건지 바로 들어갈 수 있었던 데다가 다른 손님도 없어서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맛차 세트
하라네코는 맛차 전문점으로 유명해진 카페다.
맛차가 들어간 음료나 디저트들이 메인인데, 혼자 가서 둘 다 먹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전통 맛차에 맛차 테린느로 구성된 맛차세트를 주문했다.
맛차 테린느가 꾸덕하면서도 진한 녹차맛이 나서 정말 맛있었다.
단품으로 팔아도 인기일 거 같은데, 단품으로는 안 판다고 한다.
카페에서 짧지만 고요하고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영화를 보러 센텀시티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러 구 해운대역으로 향했다.
지도상에서는 길이 없어보였는데, 막상 와서보니 한 켠을 터놓고 통행로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사 건물 자체나 그 주변은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되어있다.
꽤 으슥한 느낌도 있어서 낮이라면 몰라도 밤이면 다니기 좀 무서울 거 같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역인데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다른 시설을 만든다든가 철길을 활용해서 관광명소화한다던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텐데 그냥 방치해두기에는 좀 아까웠다.
어제는 (구)해운대역까지 오지 않아서 몰랐는데, 여기에도 태풍 콩레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건물인지 정자인지 하나가 폭삭 주저앉아있었다.
오늘 예매해둔 영화를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센텀시티로 왔다.
어제는 구름이 잔뜩 끼어 '바람이 다시 불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걸었던 그 길인데, 오늘은 정말 화창했다.
어제만 해도 휑하고 우중충하던 BIFF광장에 오늘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제야 좀 축제 같은 분위기다.
이미지 출처 : biff.kr/
오늘의 첫 영화는 '아산드히미타의 비밀 Asandhimitta' 라는 스리랑카 영화로, 동명의 주연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라고 한다.
영화는 한 유명 영화감독이 오래된 대학 동창 아산디에게서 전화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이 여자 셋을 죽였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를 한다.
3번의 이혼을 하고 홀로 두 아들을 키우는 130kg 의 거구의 여성은 버스에서 '비키'라는 젊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 남자는 그녀를 뒤쫓아오고, 결국 한 집에서 같이 살게되는데, 그와 함께 세 여자를 죽인 이야기를 조금씩 털어놓는다.
흥미를 느낀 영화감독이 조각난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동안 그녀는 구치소에 감금되어 형벌을 기다린다.
원래 수사물이나 추리물을 좋아하는 내게는 영화의 진행은 매우 흥미로웠으나 한편으로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현실과 아산디의 이야기가 계속 교체되어 나오는 데다가 비키 역의 남자가 잘생긴 젊은 남자와 늙고 머리가 벗겨진 노인, 2명이 불규칙적으로 번갈아가면서 나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동일인인 줄도 몰랐다.
왜 하나의 인물이 2명으로 번갈아서 나오는지, 인물이 변할 때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했다.
실상 살인은 비키가 저지르고 아산디는 어쩔 수 없이 공범으로 몰린 상황인데, 그녀만 체포되고 비키는 체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영화가 오픈 결말로 끝나버려 뭔가 화장실에서 안 닦고 나온 거 같은 약간의 찜찜함이 남았다.
영화가 끝나고는 GV시간이 있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아소카 한다가미 Asoka Handagami 감독과 여주인공 아산디 역할을 연기한 닐미니 시게라 Nilmini Sigera 씨, 촬영감독과 조연배우분, 이렇게 4명이나 GV에 참석했다.
유묭한 감독이나 배우가 출연한 영화는 우리나라 작품을 제외하고는 1-2명만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제3세계 영화들은 감독부터 주연배우, 촬영감독, 사운드감독 등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오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감독님은 먼저 '아산드히미타의 비밀' 이라는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되었으며, 이렇게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하셨다.
'스리랑카' 라는 굉장히 생소한 나라의 영화임에도 주말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보러왔다.
특히 중년 나이대의 아주머니들이 반응이 좋았는데, 혼자 사는 중년의 여성이 느낄 수 있는 외로움, 고독함 같은 감정을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이 많았다.
주연을 맡으신 닐미니씨는 이번이 첫 영화라고 해서 좀 놀랐으나, 이전에 연극배우로 활동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 주인공 비키의 역할을 젊은이와 노인, 2명이 연기한 것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이 영화는 열린 결말이고,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라고 말을 일축했다.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이 혼재되어 있으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과장을 하곤 한다.
어느 부분까지가 진실이고, 어느 부분까지가 픽션인가를 구분하는 건 관객 스스로의 몫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비키라는 인물 자체가 상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일 수도 있다 라고 답변하시면서 '자신이 어떠한 의견을 내는 것은 관객의 해석을 방해할 수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솔직히 그런 답변은 굉장히 무책임해보였다.
물론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관객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잘 이해되지 않아서, 혹은 감독님 본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제작을 한 건지 궁금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질문했을 거기 때문이다.
전날 인도의 라즈쿠마르 히라니 Rajkumar Hirani 감독님은 아예 관객들과 만나지도 못하게 열심히 빼돌린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관계자들이 전혀 제지를 하지 않았다.
GV가 끝나고 나서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상영관 밖으로 나왔고, 추가적으로 궁금한 게 있는 사람들은 질문도 하고, 같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기도 했다.
나도 감독님과 주연배우분께 사인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지하철로 편도 1시간에 가까운 부산역까지 간 이유는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인 조지아(그루지아) 레스토랑 티플리스에 가기 위해서이다.
전날 가려고 했다가 태풍 콩레이에 제대로 후두려맞고 포기했지만, 전국에 여기 하나 뿐이라 포기할 수는 없었다.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는데, 조금 빠듯하지만 저녁을 일찍 먹는 셈 치고 다녀오기로 했다.
Kindzmarauli 와인
조지아의 대표적인 생산물은 와인이다.
우리나라에는 잘 수입되진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라는 이야기도 있고, 현지의 시골 농가 같은 데에서는 직접 포도를 생산해 와인을 담그기도 한다.
티플리스에서는 조지아 와인을 몇 종류 판매하는데, 다행히 잔으로도 판매했다.
달달한 걸 추천해달라고 해서 마시게 된게 킨즈마룰리 와인.
시고 떨떠름한 맛이 거의 나지 않아서 그냥 마시기에 좋았다.
차나히 스프
차나히 스프 Chanakhi Soup 는 양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조지아 스프인데, 뚝배기가 나와서 좀 당황스러웠다.
양고기를 비롯한 감자, 가지, 토마토, 당근, 호박, 파프리카 등 깍둑썰기한 각종 채소가 들어가 있는데, 베이스 자체는 토마토인 것 같았다.
비주얼은 잡탕찌개 같은데, 집밥 같기도 하고 맛 자체는 괜찮았다.
양고기도 꽤 들었고, 야채도 많이 들고, 기름기도 자작해서 이거 하나만으로도 꽤 든든했다.
낀깔리
가장 먹고 싶었던 건 조지아 만두인 낀깔리 Khinkali 이다.
주문하고 난 뒤에 고수를 넣을지 말지 물어보는 거 보면, 미리 재료만 준비해놓고 있다가 바로 빚어서 쪄준 거 같았다.
조지아 여행할 당시 현지에서 먹었던 음식인데, 그 때 먹었던 그 맛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추억의 맛이라 맛있게 먹었다.
조지아 음식점에서 음식 2개에 와인 1잔까지, 평소보다 많이 먹고 배를 두들기며 다시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혹시 블린..?
'러시아 팬케익 전문점' 이라고 쓰여진 가게가 보였다.
러시아 레스토랑에서 디저트 메뉴로 블린을 파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블린만 파는 카페가 있는 건 전혀 몰랐다.
배가 정말 불렀지만,여기까지 왔는데 안 먹고 가면 후회할 거 같았다.
허니&월넛 팬케이크
배가 불러서 음료는 따로 주문하지 않고, 허니&월넛 팬케이크 하나만 주문했다.
갓 만들어서 따뜻하고 보들보들한 블린 위에 꿀과 호두조각을 얹은 후 그 위에 코코아파우더와 슈가파우더를 뿌려져있었다.
엄청 달고 끈적해보였는데, 생각보다 달지 않고 맛있었다.
시간이 있었으면 아메리카노나 차 같은 거 곁들여서 좀 더 맛있게 먹었을 텐데, 다음 영화 시간 때문에 흡입하듯 후다닥 먹고 나와야했던 게 아쉬웠다.
참고 : 부산역/차이나타운 카페 - 블리녹 Blinok
다음 영화는 메가박스 해운대장산점에서 상영된다.
다시 1시간 가량 지하철을 타고 장산역에 도착했다.
오늘의 두번째 영화이자 마지막 영화는 터키 영화인 '시벨 Sibel' 로,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비평가협회상을 받은 작품이다.
시벨 Sibel 은 주인공의 이름으로, 터키 흑해 지역의 산골마을에서 아버지와 여동생과 함께 사는 소녀이다.
그녀는 말은 못하지만, 그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휘파람 언어로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시벨은 벙어리라는 이유로 마을의 구성원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늑대를 잡으러 총을 메고 숲을 돌아다니곤 한다.
그러다가 징병을 피해 도망다니는 '알리'라는 남자를 구해주게 되는데, 숲 속 오두막에 숨어지내는 그를 도와주면서 둘 사이가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해 여동생 파트마에게 들켜버렸고, 파트마는 자신과 달리 늦은 밤까지 산과 들을 마구 돌아다니는 언니를 시기해 이 사실을 마을에 알려버린다.
시벨은 마을에서 더러운 여자라며 몰매를 맞았고, 마을에 평판이 안 좋아지자 파트마의 약혼도 취소되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군인들이 알리를 찾으러오자 시벨은 그 사실을 알리지만, 그는 소식도 없이 사라져벼렸다.
시벨은 그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지만 곧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상심한 동생을 달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시벨이 위험을 무릅쓰고 숲을 돌아다니는 이유는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는 늑대를 잡아서 인정받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살아라"라는 말이 마을 사람들의 비난과 야유에도 당당한 한 여성을 만들어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는 많은 여성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그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니 결혼을 하는 소녀부터 언니를 흠집내려 소문을 퍼트렸지만 결국 자신의 결혼이 물거품이 된 파트마, 젊은 시절 눈맞은 남자와 사랑의 도피를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눈 앞에서 그 남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미쳐버린 노파까지....
상심한 동생을 데리고 학교에 가는 버스를 태워보내는 시벨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여성상으로 보였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다들 이 영화에 대해서 자기의 생각은 이렇고저렇고 하면서 한 마디씩 말을 이야기를 한다.
다른 상영시간대에 GV가 있었지만 그 시간 대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 그 영화를 선택했는데, GV를 참석하지 못한게 좀 아쉬웠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 중 단연 최고의 영화였다.
영화를 보다가 휘파람 언어에 관심이 생겨서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터키 북부 흑해 지역은 카프카스(코카서스) 산맥의 끝자락이라서 높고 험준한 산지 지역이 많다.
지금이야 핸드폰이 있으니 멀리 있는 사라과 쉽게 연락을 할 수 있지만,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이 방식을 통해 멀리 있는 사람에게까지 의사소통을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빵을 2개 가져다 달라거나 차를 마시러 오라는 등의 대화를 건너편 골짜기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전달할 수 있는 게 신기했다.
휘파람 언어는 201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영화를 다 보고 해운대로 돌아오니 밤 9시가 조금 넘었다.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워서 칵테일바 아틱 Attic 에 들렀다.
여기도 코리아 베스트바 100 에 나온 곳인데, 바로 게스트하우스 근처다.
주말인데 1일이라서 바 좌석만 앉을 수 있는데, 바 좌석이 차있던 터라 조금 기다려야했다.
해운대슬링
아직 마셔본 칵테일이 많지 않지만, 왠지 낯선 곳에 오면 창작 칵테일을 마셔봐야할 거 같다.
시그니처 메뉴 중에 해운대 슬링 Haeundae Sling 이 있어서 주문해보았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연상시키듯 칵테일 색깔이 파랗다.
술맛도 많이 안 나서 첫 잔으로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칵테일이었다.
특히 반으로 잘라 속을 판 라임 안에서 둥실둥실 배타고 있는 오리 가니쉬가 너무 귀여웠다.
Just Keep Swimming
창작칵테일 중 하나인 Just Keep Swimming 을 주문했다.
얼음 대신 얼린 수박을 넣은 칵테일이다.
수박 리큐르가 들어가서 수박 소다 같은 느낌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녹아가는 수박조각들을 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래 3-4잔 정도 마실 생각이었지만, 안에 있는 수박을 다 꺼내먹고 나니 배가 불러서 더 주문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있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졌다.
체크카드 점검시간!
신용카드가 없고 체크카드만 사용하는데, 애매하게 점검시간에 걸릴 거 같았다.
먼저 결제부터 하려고 하는데, 딱 은행 점검시간에 걸려버렸다.
도미토리라 너무 늦게 들어가서 서로 불편한데 최소 30분 - 1시간 이상은 바에서 더 시간을 보내야하는 상황.
가지고 있던 다른 카드는 다행이 결제가 되었다.
조금 남은 음료를 후딱 마시고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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