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요즘 외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어요.

예전에는 한국에 사는 무슬림들이라고 하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터키, 아랍 등지에서 온 유학생들도 엄청 많아졌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관심 지역이 터키, 중앙아시아 지역이다 보니 외국인 친구들도 무슬림들이 많아요.

가끔 그들과 만나서 식사를 할 기회가 생기면 늘 '뭘 먹어야하지' 가 가장 큰 고민이예요.

제가 한국인이니만큼 주도적으로 약속 장소를 잡아야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흔히 무슬림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라고 생각을 많이 하지만, 정확히는 '할랄 halal' 이라고 해서 이슬람 율법에 허용된 음식만 먹을 수가 있어요.

하지만 출신 국가, 가정 환경, 개인의 성격 등에 따라서 사람마다 다 조금씩 달라요.

술과 돼지고기 전부 먹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술은 마시고 돼지고기는 안 먹는 사람, 돼지고기는 먹지만 술은 안 마시는 사람, 할랄이 아닌 음식은 전부 안 먹는 사람 등 다양해요.

그래서 저는 무슬림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면 먼저 그 사람이 어디까지 먹을 수 있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자주 가는 식당이 있는지 등을 반드시 물어봐도 확인해요.

제 친구 중 하나는 정말 독실한 무슬림이라서 우동을 먹을 때 유부를 어느 기름에 튀기는지까지도 확인을 하거든요.


중동 출신 친구와 같이 만나서 밥을 먹기로 했는데, 마침 이태원에 할랄 한식을 하는 음식점이 있다기에 그곳에서 만나기도 했어요.




마리 무슬림 푸드 Murree Muslim Food 는 이태원 역에서 이슬람 사원으로 올라가는 길 중간 즈음에 위치해있어요.

원래는 '이드 Eid' 라는 곳에 가려고 했는데, 문이 닫혀있더라고요.

다행히 이슬람 사원 근처에 한식을 할랄로 만든다는 음식점이 몇 군데 있더라고요.







마리 무슬림 푸드 메뉴.

메뉴를 보면 원래는 커리나 탄두리 치킨 같이 인도, 파키스탄 음식을 파는 음식점이었던 것 같아요.

인도 및 파키스탄 음식점은 이태원에 워낙 지역강자가 많아서 경쟁이 쉽지가 않으니, 그럴 바에는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들을 겨냥해서 한식을 제공하는 식당으로 바꾼 거 같더라고요.

제가 방문했을 때 가게에 저를 빼고는 다 무슬림들이었는데, 전부 한식을 주문해서 먹고 있었어요.



테이블에는 숟가락과 포크만 놓여져 있어요.

젓가락은 따로 달라고 얘기하면 주긴 해요.

저는 젓가락 없이 한식을 먹을 생각하면 영 불편할 거 같은데, 외국인들은 포크에 밥 얹어가면서 잘 먹더라고요.



제가 주문한 건 뚝배기 불고기, 가격은 12,000원이예요.

한식 메뉴를 주문하면 메인 메뉴에 반찬과 밥이 같이 나와요.

특이한 건 밥이 넓은 쟁반에 얇게 펼쳐져서 나오더라고요.

반찬은 멸치볶음, 어묵볶음, 그리고 김치.


할랄 식으로 만든 한식이라고 해서 맛이 특별히 다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재료를 쓸 때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성분이 든 재료, 맛술 같은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고, 이슬람 식으로 도축한 고기를 사용하거나 하는 식이거든요.

맛은 그럭저럭이었는데, 야채만 한 가득이고 고기는 너무 적었어요.

마치 불고기향 국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이곳에서는 도시락도 판매하는 거 같아요.

이태원에 와서 식사를 할 수 없는 무슬림들 입장에서는 좋을 듯 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참 본전이 생각나게 하는 식사예요.

외국인 친구 때문에 먹기는 했지만, 대학시절 학교 식당에서 먹던 뚝배기 불고기가 그리워지더라고요.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들에게 한식을 소개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곳이긴 하지만, 제 돈 주고 다시 가고 싶지는 않네요.




홈페이지 : http://www.facebook.com/murree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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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1동 |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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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