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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5 호치민&인니 [完]

[인도네시아] 14. 6/4 족자카르타 크라톤 왕궁

by 히티틀러 2016.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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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부도요 박물관을 나와서 바로 맞은 편에 보이는 크라톤 왕궁으로 향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는 왕궁이 2개 있는다.

하나는 족자카르타Jogjakarta, 다른 하나는 솔로 Solo 라고도 불리는 수라카르타 Surakarta 에 위치하고 있는데, 족자카르타의 것이 규모가 더 크다고 한다.

족자카르타 크라톤 Keraton Ngayogyakarta Hadiningrat 은 1755년 욕야카르타 왕조의 첫번째 술탄인 하멩쿠부워노 Hamengkubuwono 1세이 의해서 지어진 왕궁이다.

19세기 영국군의 침략으로 인해 많이 훼손되었기에 현재의 왕궁 대부분은 1920-30년대 하멩쿠부워노 8세 시절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관광지와 박물관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실제 왕족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7,500루피.

론니플래닛에는 12,500루피라고 나와있던 터라 뭔가 이상했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갔다.



인도네시아의 역사적 장면을 묘사한 부조도 있다.

유럽사람처럼 보이는 외국인이 있는 것으로 봐서 외세의 침략에 관한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잘 통하도록 사방이 트여있는 정자처럼 된 구조의 건물이었다.

건물 안에 또다른 건물을 만들어놓은 점이 특이할 뿐, 휑해서 크게 볼거리는 없었다.



더 둘러보기 위해 건물을 통과해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커다란 철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이게 끝이야?



아무리 두드려도 문은 열리지 않았고,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없었다.





앞으로 가면 아까 들어온 입구, 뒤로 가면 막힌 문.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녀봤지만, 왕실 관련 유물 몇 개가 있는 작은 전시관 하나가 있는게 고작이었다.

크라톤은 족자카르타를 대표하는 유적인데, 이렇게 작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더 볼 게 없었으므로 다시 매표소 쪽으로 돌아나왔다.



"저기, 뒤쪽은 어떻게 갈 수 있나요?"

"저쪽 길을 따라서 쭉 들어가면 입구가 있어요."



그럼 그렇지, 이게 끝일리가 없지.




직원분이 알려준 골목을 쭉 따라갔다.

기념품이나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줄지어 있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은게 제대로 맞게 가고 있는 거 같았다.

크라톤은 오후 2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발길을 재촉했다.




이거 아까 그 문이잖아!



방금전 다녀온 곳에서 막혀있던 바로 그 커다란 문이었다.


"티켓 보여주세요."

"여기요."


아까 산 표를 보여줬다.


"이거는 저기 표예요. 매표소 가서 여기 표 사오세요."


할 수 없이 매표소에 가서 다시 표를 샀다.

가격은 12,500루피야, 론니플래닛 가이드북에 나온 것과 똑같은 가격이었다.

여긴 뭐고, 저긴 뭐지? 

문으로 막아놓은 것도 이해가 안 가는데, 표로 따로 판매하는 건 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놀리냐?


원숭이 문양이 날 놀리는 거 같아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여기에도 역시 가믈란 악기들이 놓여져있다.

하지만 좋았던 건 직접 연주를 하고 있다는 점.

가믈란 연주를 하는 시간이 정해져있다는데, 우연찮게 딱 그 시간에 맞춘 모양이다.

아예 앉아서 구경할 수 있도록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크라톤에 은은하게 번져가는 악기소리가 참 좋았다.





족자카르타 크라톤은 소박했다.

부지는 넓었지만, 사람들도 많지 않고 건물도 수수했다.






족자카르타 술탄국의 왕족들의 사진이라던가 당시 사용했던 유물 등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마치 인테리어 소품인양 무심하게 툭툭 놓여져있다.

아무런 설명도 없어서 나 같은 외국인 관광객은 국보급 유물이라도 못 알아볼 거 같다.

현지인들도 그냥 대강대강 둘러본다.



크라톤에서는 자바 전통의상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아직도 왕실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왕궁을 지키는 시종들로 왕궁수비대 역할을 한다고 한다.

모두 자원봉사자들인데,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꽤 많다.



보기만 해도 발이 뜨거워보여!



뜨거운 태양에 바닥의 보도블록이며 타일은 정말 이글이글 달아오른다.

신발을 신고 있어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열 때문에 열이 훅훅 오르는데, 저분들은 맨발로 걸어다닌다.

뜨겁지도 않나? 아니면 발바닥에 가죽이 한 겹 더 있는건가?

내가 걷는 것도 아닌데, 보기만해도 내 발이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족자카르카 크라톤에서 가장 화려한 곳이 회랑이다.

술탄이 신하들과 함께 정사를 논하고, 연회를 즐기던 장소라고 한다.

하얀 타일바닥과 검은 기둥, 붉고 반짝거리는 천장의 조화가 이색적이다.

다른 건물들이 워낙 수수하고 평범해서 이곳의 천장은 확 눈에 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바닥이 대리석으로 된 넓은 회랑.

여기는 막아놓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

찬 대리석 바닥에 드러누워서 바람을 솔솔 맞으며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족자카르타 크라톤은 규모에 비해서 소박한 왕궁이었다.

구경을 마치고, 서둘러 타만 사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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