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로또 광풍이 불었던 때가 있었어요.
바로 2003년.
그 당시에는 '로또'라는 복권이 생긴 지 채 몇 개월 안 되었을 땐데, 한 게임당 2천원인데다가 사는 사람도 꽤 있어서 당첨금이 큰 편이었어요.
그런데 1등이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이월되면서 1등을 하면 당첨금이 400억까지 올라갔어요.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정말 전국이 로또 광풍에 휩싸였어요.
복권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로또 한 두장씩은 전부 구매했을 뿐만 아니라 전재산을 로또에 쏟아부었다는 사람들의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어요.
로또를 사려고 줄을 서 있는 게 뉴스까지 나왔을 정도니까요.
2013년 4월 12일, 제 19회 로또 추첨에서 1등 당첨자가 강원도 춘천에서 나왔어요.
그 이전 회차인 18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1등이 나오지 않은데다가 19회 추첨의 유일한 당첨자라서 혼자서 무려 407억 2295만 9400원의 당첨금을 받아갔어요.
세금을 제외하고도 실수령액이 317억이 넘었다고 해요.
당시 저는 미성년자였는데도 춘천 바닥이 술렁술렁거렸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어요.
407억의 주인공은 모 아파트에 경찰관 박 모씨였어요.
석사동의 모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는데, 당첨되자마자 바로 사직서 내고 행적을 감췄다고 해요.
성금으로 몇 억인가를 기부하고 잠적했다고 하는데, 외국에 나갔다는 설도 있고 서울 타워팰리스에 산다더라 등 온갖 소문이 파다했어요.
이 로또 당첨금 때문에 전국의 조직폭력배가 전부 춘천에 집결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 분이 로또를 구입했다던 춘천시 중앙로의 가판대는 지금까지도 로또 명당으로 유명해요.
복권방도 아니고 부수적으로 로또를 팔던 가판대였는데, 로또 판매가 거의 주업이 되었다고 해요.
407억이 당첨되고 난 이후 1등이 2번 더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 인근 지역에 있던 열쇠집이나 가판대 몇 곳에서도 1등이 나와서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춘천 중앙로를 걷고 있으면 가판대마다 로또를 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이 사건 이후에 정부에서는 로또 열풍이 너무 사행성으로 치달아간 것을 우려해서 로또 구매액을 기존 2천원에서 1천원으로 내리고, 이월당첨금을 2번으로 제한해서 현재는 당첨금이 그렇게까지 크지 않아요.
실제 로또에 전재산을 투자했다가 당첨되지 않아서 자살을 했다는 경우도 꽤 있었고요.
오랜만에 고향 내려갔다가 그 로또 판매점을 보니 그 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재미삼아 얼마 사봤는데, 역시나 꽝이네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 를 눌러주세요^_^)
'일상 생활기 > 2016 일상 생활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로3가 맛집 - 육회한 연어 (43) | 2016.08.19 |
---|---|
서초/교대 맛집 - 샘밭막국수 (51) | 2016.08.10 |
900원으로 즐기는 에티오피아 커피 (24) | 2016.07.31 |
왕십리/한양대 떡볶이 맛집 - 엉클스 (32) | 2016.07.29 |
종각/광화문 메밀국수 맛집 - 미진 (43) | 2016.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