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2015 호치민&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 20. 6/7 자카르타 떠나는 길
무비자라서 그런지 입국심사는 빨리 끝났다.
한국인들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이라서 그런지 정해진 일처리만 할 뿐 그닥 의심을 하거나 꼼꼼하게 검사하지는 않는 듯 했다.
수하물도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웰컴 투 문맹월드!
인도네시아 여행할 때는 언어적인 문제가 그렇게 걱정되진 않았다.
가기 전에 몇 마디 공부하기도 했지만, 라틴 알파벳을 사용한다는 이유가 컸다.
눈에도 잘 들어올 뿐만 아니라, 모르는 단어는 사전이나 구글 검색을 찾아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며칠 여행하니까 간단한 숫자나 기본적인 생존 단어를 꽤 많이 익힐 수 있었다.
그런데 태국에 딱 도착하는 순간 일순간에 까막눈으로 전락했다.
보기만해도 눈앞이 뱅글뱅글 도는게, 글자가 아니라 암호를 보는 기분이다.
돈므앙 공항 환전소에서 50달러를 환전한 후, 태국에서 사용할 유심칩을 구입했다.
태국 통신사로는 AIS, dtac, True Move 등이 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이 트루무브라서 그곳에서 구입했다.
수완나폼 공항 같은 데에서는 여행자용 유심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고 한다.
유심칩에 7일간 3G 1.5기가를 사용하는 패키지 가격이 299바트.
"태국에 보름간 있을 예정인데, 다른 요금제는 없나요?"
"없어요. 이거 뿐이에요."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해요?"
"세븐일레븐 아무데나 가세요."
워낙 직원이 무뚝뚝하고, 또 사람이 몰리는 통에 더 자세히 물어볼 수 없었다.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 세븐일레븐 가서 물어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여권과 핸드폰을 직원에게 주자, 먼저 여권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태국 유심칩으로 교환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일처리를 하고 돌려주었다.
돈므앙 공항은 쑤완나폼 공항에 비해 도심에서는 더 가깝지만, 공항철도가 없다.
시내로 가려면 A1 버스를 탄 뒤, 다시 MRT나 BTS로 갈아타야한다.
돈므앙 공항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그거 하나 뿐이라 밖으로 나오자마자 금방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에어컨이 있어서 땀을 좀 식힐 수 있다
제복을 입으신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돌아다니면서 버스비를 받는다.
방콕은 정말 대도시구나!
자카르타의 풍경을 보면서 번화한 대도시라고 생각했는데, 방콕은 자카르타보다 훨씬 더 크고 화려하다.
인도네시아에 비교하면 사람들 외모도 좀 비슷한 느낌이 있는게, 한국에 온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돈므앙 공항에서 출발했던 A1버스는 종점인 MRT 모칫 Mochit 역에 도착했다.
버스에 탔던 사람들도 대부분 우루루 내렸다.
MRT역 출구 근처에 치킨을 파는 노점이 있었다.
잘 튀겨진 치킨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사먹을까? 말까?
여행의 큰 재미 중 하나가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거라지만, 6월의 더운 날씨에 위생 걱정이 안 될래야 안 될 수가 없다.
특히나 나처럼 장이 예민해서 고생해본 사람은 더더욱.
상인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화장실에 간건지 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아서 다행히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방콕 지하철 표는 토큰이었다.
특이하게 토큰을 개찰구에 집에넣고 통과하는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교통카드 사용할 때처럼 스크린에 터치하는 방식이었다.
지하철역은 넓고 깨끗했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져서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오후 6시 무렵, 후아람퐁에 도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숙소를 카오산 로드 쪽에 정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후아람퐁에 숙소를 잡았다.
후아람퐁 기차역
태국 전역으로 향하는 기차가 출발하는 곳이다.
캐리어를 낑낑 끌면서 후아람퐁 운하를 건넜다.
부킹닷컴에서 예약해둔 '크룽 카셈 스리크룽 호텔 Krung Kasem Srikrung Hotel' 에 도착했다.
MRT 후아람퐁 역에서 걸어서 3분 정도 거리로, 매우 가깝다.
그래.. 뭐.. 위치보고 고른거니까...
스스로를 위로하긴 했지만,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복도도 굉장히 음침하고, 가구들이나 인테리어도 구식인게 당장이라도 주윤발이 성냥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나올 것 같은 분위기었다.
2인실이 하루밤에 25달러면 저렴하긴 하지만, 비슷한 가격에 머물렀던 인도네시아 호텔이 거의 펜션 수준이었던 걸 생각하면 비교를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인도네시아가 태국보다 물가가 저렴했다.
그래도 뷰는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어느덧 저녁.
이동만 하다보니 하루가 다 갔다.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어디서 먹어야하나 고민할 필요도 없이, 후아람퐁 역 근처에 아까는 없던 노천 포장마차들이 밤이 되자 몇 군데 생겼다.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태국인들도 꽤 많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팟타이
그렇게 맛있다던 팟타이를 주문했다.
태국 음식은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태국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었다.
팟타이와 똠양꿍이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늘 궁금했었기에 태국의 첫 식사를 팟타이로 전했다.
이거에 왜 그렇게 열광하는거지?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맛있지 않았다.
그냥 동남아 어디에서나 먹어볼 수 있는 볶음국수맛?
못 먹을 맛은 아니지만, 왜 사람들이 그렇게 팟티이에 열광하는지 당시에는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지금은 팟타이를 매우 좋아한다.
근처에서 닭꼬치도 하나 구입했다.
닭은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다.
각종 과일을 손질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파는 노점도 있었다.
드디어 망고를 먹어볼 수 있겠구나!
한국에 있을 때 주스나 아이스크림으로 먹어보던 망고를 생과일로 먹어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에 부풀었다.
이전에 베트남을 여행하긴 했지만, 그 때는 연말이다보니 망고가 없었다.
동남아라도 사시사철 열대과일이 나오는 건 아니었다.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기대했는데, 덜 익었는지 영 서걱서걱하고 그닥 달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순대 찍어먹는 소금 같은 걸 찍어먹으라고 주는게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냥 수박이나 먹을걸.
왓 트라이밋 윗타야람
식사를 마치고 산책 겸 큰 길을 따라 무작정 걷다보니 절이 하나 나왔다.
사원의 이름은 왓 트라이밋 윗타야람 Wat Traimit Wittayaran Wora Wiharn.
규모는 작지만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값비싼 황금불상이 있는 사원이라고 한다.
시간이 늦어서 황금 불상을 전시해놓은 곳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사원 주변만 적당히 둘러보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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