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산 [完]2016.10.26 08:30
 



부산에 갔던 둘째날이었어요.

태풍 영향으로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궂은 날씨에 옷과 신발은 눅눅하고,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서 몸도 으슬거리는 상태였어요.

뭔가 따뜻한 걸 먹고 싶어서 그날 영화를 본 메가박스 해운대점 근처를 돌아다녔어요.

버스 종점 근처에 국밥집들이 주루룩 모여있었어요.

밖으로 걸려있는 가마솥에 뜨끈한 국물이 발발발 끓고있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홀린 듯 들어갔어요.



나홀로 여행객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1인 식사가 가능할까'가 아닐까 해요.

여기는 혼자서 드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셔서 눈치 안 보고 식사할 수 있어요.

가격도 정말 저렴해서, 국밥인에 5천원을 넘는 메뉴가 없어요.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들어간 곳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산에서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더라고요.

방송 출연도 많이 했다고 하고요.

그래서인지 벽에 유명인들의 사인이 잔뜩 걸려있어요.



소고기 따로국밥


주문한지 5분도 되지 않아서 소고기 국밥 한그릇과 밥 한공기가 뚝딱 나왔어요.

국밥은 정말 소박했어요.

하지만 숟가락을 들어 국물 한 모금을 맛보는 순간 정말 놀랐어요.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국을 열심히 휘적여봐도 쇠고기, 무, 콩나물, 파 몇조각이 전부예요.

일반 쇠고기 무국에 고춧가루 조금 넣은 거랑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데,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요.

색은 붉은 빛이 돌지만 너무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하고 깔끔해요.

안에 들어간 쇠고기나 무도 정말 부드러워요.

저는 무가 들어간 탕이나 국을 먹는데 그 속에 들어간 무는 서걱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잘 먹지 않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들어간 무는 그냥 뚝뚝 잘라넣은 거 같은데 속까지 국물 맛이 고루 배어있고, 그런 서걱거리는 느낌이 없어요.

굳이 씹을 필요도 없이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듯이 사라져요. 

이렇게 단촐한 재료로 어떻게 이런 맛을 내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였어요.



반찬은 무생채와 마늘쫑, 깍두기가 전부예요.

테이블 옆에 놓여져있어서 마음껏 퍼먹을 수 있어요.

무생채와 깍두기는 너무 셔서 먹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국밥과 같이 먹으니까 막 술술 넘어가요.







진짜 맛집이 달래 맛집이 아니구나를 느끼고 온 곳이었어요.

이 가격에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거 자체가 고맙달까요.

이전까지는 진짜 몸 상태가 완전히 엉망이라서 '빨리 먹고 숙소에서 좀 쉬어야겠다'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비우고 나니 몸에 기운이 생기는게 느껴졌어요.

밥 먹고 나서 해운대 해수욕장도 막 돌아다니다가 영화도 한 편 더 봤습니다.

내년에 부산 국제 영화제 또 가게 되면 그 때도 꼭 다시 먹을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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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우동 6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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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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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격이 정말 착하네요..
    재료는 다를 거 없어보이지만 국물을 우려넣을 때 비법이 있지 않을까요?ㅋㅋㅋ

    2016.10.26 10: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부산에 갈 때 자주 가던 곳이에요
    저는 선지국밥도 좋아해서 여기서 자주 먹었었어요

    2016.10.26 11: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셨군요.
      선지는 잘하는 집과 못하는 집의 차이가 좀 큰 편이라 가장 무난한 쇠고기국밥을 먹었어요.
      다음에는 ㄷ ㅣ ㅆ ㅣ 님 처럼 선지국밥도 한 번 먹어볼게요ㅎㅎㅎ

      2016.10.27 00:58 신고 [ ADDR : EDIT/ DEL ]
  3. 요즘 같은 날씨에는 그냥 따끈한 소고기국밥이 딱인듯해요~

    2016.10.26 12: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국밥국물맛이 정말맛있으셨나봐요
    뜨끈한국물에 밥말아서 신깍두기 올려먹음
    진짜맛나겠어요
    혼자 여행가본적이 없어서
    혼자다니시는분들 보면 대단하신것같아요ㅎ
    저두한번가보고싶네요ㅎ

    2016.10.26 12: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러 간거라 누구랑 같이 가자고 할 수도 없어서요ㅎㅎㅎㅎ
      동행이 있는 여행이든 혼자 떠나는 여행이든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다만 혼자 가는 국내여행은 식사 때문에 좀 애로사항이 있더라고요.
      1인분만 팔지 않는 음식도 많아서요ㅠㅠ
      여기 국밥은 정말 맛있었어요.

      2016.10.27 01:08 신고 [ ADDR : EDIT/ DEL ]
  5. 아,, 여기,,
    분위기도 맛도 모두 좋아하는 곳입니다.
    저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네요^^

    2016.10.26 14: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분위기는 사실 깔끔하지는 않지만, 정말 국밥에는 딱 어울리는 분위기에요.
      그 연륜이 느껴진달가요.
      여기 국밥은 요즘도 생각나요ㅎㅎ

      2016.10.27 01:27 신고 [ ADDR : EDIT/ DEL ]
  6. 간판보고 어딜까 하다가 팟! 생각이 났어요 이 근처에 국밥집이 많은 걸로 기억하는데
    가끔 지나다니다 봤는데 저도 먹어보진 않았네요.
    맛있다고 하시니 비오는날 이곳에서 국밥 한 그릇 하러 가야겠네요^^

    2016.10.26 15: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국밥 골목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비슷비슷한 국밥집이 몇 군데 몰려있어요.
      막 사람이 바글거리는 건 아닌데, 한 두명씩 계속 들어가는데다가 관광객인 거 같진 않아서 들어가봤거든요.
      제가 먹어본 소고기 국밥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맛있는 곳이었어요ㅎㅎ

      2016.10.27 01:29 신고 [ ADDR : EDIT/ DEL ]
  7. 광안리 살면서 한번도 안가봤는데 포스팅보고 가봐야겠습니당

    2016.10.26 17: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작년에 광안 해수욕장 다녀왔던 생각이 나네요.
      멀지 않은 곳이니 한 번 가보세요ㅎㅎ

      2016.10.27 01:29 신고 [ ADDR : EDIT/ DEL ]
  8. 내려갈 때마다 매번 돼지국밥만 먹었는데 이런 국밥도!!! 가격도 저렴하네요. +_+
    안 그래도 부산 가셨을 때 날씨가 험해서 춥고 하셨을텐데 국밥 한 그릇에 몸이 녹으셨겠어요. :D

    2016.10.26 21: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산 쪽에서 국밥 = 돼지국밥이고, 요건 소고기국 에 가까운 거 같더라고요.
      이거 먹은 날에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데다가 몸 상태가 정말 엉망이었거든요.
      따뜻한 게 먹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국밥 한 그릇 먹고 나니 몸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나는게 느껴지더라고요.
      아직까지도 힐링푸드로 기억하고 있습니다ㅋㅋ

      2016.10.27 01:30 신고 [ ADDR : EDIT/ DEL ]
  9. 맛있겠어요! 무는 오래 끓일수록 맛이 우러나고 부드럽고 달콤해지는데 전통맛집이니 아마 육수를 오래오래 끓이나보네요! 저는 서울사람이라 맑은 소고기 무국을 먹었는데 부산 친구 덕에 콩나물 넣은 매운 소고기 무국을 알게 되었어요 감기 기운 있을때 이거 끓여주면서 부산에선 으슬으슬할때 이거 먹는다 하더라고요. 맑은 거랑은 또 다른 맛이 있어서 저도 가끔 오싹해지면 끓여먹어요!!

    2016.10.26 23: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가마솥에서 오래 끓이는게 비법인 거 같아요.
      보통 뭇국 같은 데 들어있는 무는 서걱거려서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한 입 베어물자마자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어요.
      전 요리 솜씨가 없어서 직접 만들어먹지는 못하지만, 나중에 부산에 다시 가게 되면 여기는 꼭 다시 들리고 싶어요.

      2016.10.27 01:32 신고 [ ADDR : EDIT/ DEL ]
  10. 부산에 간다면 한 번 가보고 싶네요~^^

    2016.10.26 23: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해운대 가신다면 정말 추천합니다.
      해운대 쪽에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었어요ㅎㅎ

      2016.10.27 01:33 신고 [ ADDR : EDIT/ DEL ]
  11. 감기가 올것 같이 으슬한 느낌인데
    저런 국밥 한그릇뚝딱하면 감기가 도망갈것 같네요~! ^-^

    2016.10.27 01: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즘 같은 때에 딱 어울릴 음식이에요.
      정말 뜩근뜩근...
      너무 맵지도 않으면서 시원한게 너무너무너무 좋더라고요.

      2016.10.27 01:34 신고 [ ADDR : EDIT/ DEL ]
  12. ㅎㅎ 이곳은 정말 맛있어 보이는데 도무지 제가 가기엔 멀어보이는 곳이네요. 5분도 되지 않아 나오다니 완전 건강한 패스트푸드인데요^^ 정말 들어간 재료말고 뭔가 할머니만의 비밀 래시피가 있지 않을 까 싶네요.^^

    2016.10.27 18: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할머니의 손맛이 담겨서 들어서 그런걸까요ㅋㅋㅋ
      그냥 투박하고 담백하게 맛있었어요.

      2016.10.28 20:24 신고 [ ADDR : EDIT/ DEL ]
  13. 자갈치생선뼈다구

    흠...할매국밥 맛있죠 옆집에서 먹어보면 두집 맛차이가 나요 미포 쪽 대구탕도 맛있습니다 담에 가시면 먹어 보시길 추천

    2016.11.04 02:3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