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나 일본, 대만 못지 않게 한국을 많이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중에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많아요.
직항도 많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거든요.
서울/인천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제주도와 쿠알라룸푸르 직항도 있으니까요.
친구들끼리, 가족 단위로 단체로 오는 경우도 많고, 신혼여행으로도 많이 온다고 해요.
말레이시아 사람들 중에는 무슬림들도 상당수 있는데, 무슬림들은 종교적으로 음식에 제한이 있다보니 한국 여행 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에 대비해서 라면이나 과자, 레토르트 식품을 왕창 싸오기도 하고, 숙소도 간단한 조리가 되는 곳을 찾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무슬림 관광객들의 수가 늘어나다보니 할랄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나 기도실 등을 마련하는 게스트하우스 등 그들을 대상으로 한 가게들이 증가하고 있어요.
캄풍쿠 Kampungku 는 말레이시아 음식점이지만, 한국인이 아닌 한국을 찾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사람 등을 대상으로 한 식당이에요.
4호선 명동역 2번 또는 3번 출구에서 퍼시픽 호텔 Pacific Hotel 쪽으로 가다가 양갈래길에서 왼쪽 길 (퇴계로 20길)로 약 2-3분, 150m 정도 걸어가면 나와요.
캄풍쿠 Kampungku 는 말레이어로 kampung aku, 나의 마을 이라는 뜻이에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입니다.
3층에는 기도실이 있는데,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와서 기도해도 된다고 써붙여놓은 점이 인상깊었어요.
원래 무슬림들은 하루에 5번 기도를 드려야해요.
여행 시에는 예외적으로 미리 혹은 나중에 몰아서해도 가능하지만, 되도록이면 기도 시간을 지키고 싶어하더라고요.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현지인이라서 메뉴판은 영어로 되어있는데, 다행히 한국어로 된 메뉴판을 주셨어요.
영어를 번역기 돌려놓은 느낌이 나긴 했지만요.
캄풍쿠는 말레이시아 음식과 할랄 한식, 치킨, 피자를 한꺼번에 팔고 있어요.
여행을 떠나면 자기가 익숙하게 먹던 고향 음식이 그립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낯선 나라의 새로운 음식을 접해보고 싶기도 한 게 인지상정이에요.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소울푸드인 나시 르막과 함께 말레이시아 스타일 볶음요리들도 있으면서 반계탕이나 김치찌개, 비빔밥, 불고기 등이 할랄 한식도 있어요.
남녀노소 좋아하는 피자나 한국식 치킨도 판매하고 있어요.
음식을 고른 뒤 여기에 표시해서 점원에게 주면 됩니다.
한국어가 써있기 때문에 표기하기 어렵지 않아요.
나시 고랭 캄풍
나시 고랭 Nasi Goreng 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타일 볶음밥이에요.
나시 고랭 캄풍 Nasi Goreng Kampung 은 튀긴 멸치와 다진 야채, 고추, 양파 등을 넣어서 만든 볶음밥으로, 현지 시골 스타일이라고 해요.
토마토와 오이 몇 조각과 크루푹 krupuk 이 같이 제공되어 나왔어요.
가격은 7,500원입니다.
짭조름한데, 멸치볶음과 멸치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상당히 비릿한 향이 강한 편이었어요.
나시 르막 + 치킨
나시 르막 Nasi Lemak 은 코코넛밀크를 넣어서 지은 밥으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말레이시아의 대표음식이기도 해요.
보통 음식점에서 나시 르막을 주문하면 이렇게 바삭하게 볶은 멸치와 계란, 땅콩, 생오이와 토마토, 삼발소스 등이 같이 제공되요.
저는 여기에 치킨 1조각이 추가된 메뉴를 골랐고, 가격은 10,000원입니다.
밥은 우리나라 쌀이 아니라 동남아 쪽 쌀을 썼는데 상당히 푸석푸석한 편이었어요.
삼발 소스는 여기에서 직접 만든 거 같은데, 매콤달콤하니 맛있었어요.
고추장처럼 같이 비벼먹어도 좋지만, 치킨에 양념소스처럼 찍어먹어도 맛있었어요.
파프릭 아얌
파프릭 아얌 Paprik Ayam 은 닭고기와각종 야채를 매콤새콤한 소스에 볶은 요리라고 해요.
가격은 6,500원입니다.
파프릭 Paprik 이라는 단어는 태국어로 '볶다' 라는 뜻의 Pad 이라는 단어와 '고추, 칠리' 라는 뜻의 Prik 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이라고 해요.
원래는 태국식 볶음요리를 의미했지만, 현재는 말레이 요리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말레이반도 북부 지역은 태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태국 음식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고요.
닭고기는 손톱 정도의 사이즈로 작게 잘려져있었고, 당근과 브로콜리, 양파들이 들어가있어요.
볶음이라고는 하지만, 소스는 자작한 편이었고요.
맛은 매콤하지는 않고, 묘하게 달콤짭조름해요.
굴소스와 케첩을 섞은 느낌?
이거만 먹기에는 짜고, 밥반찬으로 먹으면 잘 어울릴 거 같은 맛이었어요,
테 타릭
테 타릭 Teh Tarik 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즐겨먹는 밀크티로, 한국어 메뉴판에는 밀크 홍차라고 되어있어요.
가격은 3,000원입니다.
개인적으로 테 타릭을 비롯한 밀크티 자체를 좋아하는 편인데, 여기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 살짝 기대했어요.
그런데 정말 진하고 부드러운게 현지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맛이 나요.
이 가격이라면 와서 테타릭만 마셔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서울에 말레이시아 음식점이 없는 줄 알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찾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어요.
확실히 주 고객 층이 말레이시아 현지인이라서 그런지 음식들도 현지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했어요.
명동이라는 지역에 외국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가격도 이 정도면 저렴한 편이고요.
말레이시아 음식 자체가 볶은멸치 같은 걸 많이 써서 그 비릿한 향이 좀 있어요.
현지에서 비해서는 약한 편이었다고는 해도 비린내에 민감하신 분들은 말레이 음식 말고 다른 메뉴를 고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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