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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9 말레이시아[完]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22. 1/21 페낭 타이푸삼 축제 행렬 (2)

by 히티틀러 2019.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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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지 못하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그래도 한 번 왔던 길이라고 돌아가는 길은 좀 짧게 느껴졌다.

시간을 지체했으니 발길을 서둘렀다.




(・A・)



너무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말을 한다고 해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등 전체를 꼬챙이로 꿰었는데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아주 깊은 데까지 찔러넣지는 않고 피부 표피 층만 꿰는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피가 흘러내려 허리춤이 붉게 물들었다.

뒤에 무언가를 매달아놓고, 줄도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상태다.

보는 사람도 등줄기가 찌릿하게 아파오는데, 막상 당사자들은 무덤덤하다.

마약성 진통제라도 먹고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멍한 표정이다.




가슴팍 혹은 등에 작은 통들을 잔뜩 매달아놓았다. 

저 그릇 자체는 스테인레스 같이 얇고 가벼운 재질이지만, 속에는 뭔가 채워져있는지 자꾸 아래로 축축 처졌다.




아니, 잠깐만!




한 사람은 등에 묵직한 단지를 10개와 조개 같은 장신구를, 팔뚝에는 복숭아 씨앗 비슷한 장신구를 빈틈없이 꿰어서 매달았다.



비쩍 마른 한 남성은 십자가처럼 큰 장대를 짊어진 뒤, 거기에 단지 2개를 매달았다.

얼굴에는 꼬챙이를 꿰었다.



그 상태로 발목의 방울을 짤랑거리면서 춤도 춘다.

놀라우면서도 섬짓하고, 또 경외로웠다.

이 두 사람들은 사원에 갈 때까지 계속 마주쳤다.



행렬에는 유난히 노란색의 옷을 입은 사람이 많다.

찾아보니 힌두교에서 노란색은 비슈누 신을 상징하는 색으로, 정결과 순결, 승리를 의미하며, 악을 막아준다고 믿기도 한다고 한다.




입에 더 화려한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은 입을 관통하는 꼬챙이를 끼운 뒤 다른 장식을 하나 더 끼워서 물고 있는 거다.

그냥 꼬챙이만 끼운 사람들은 좀 아프더라도 입을 조금은 벌릴 수는 있을 거 같은데, 이 사람들은 통증과 함께 묵언수행하는 셈이다.




행렬이 진행되는 거리는 어림잡아도 1~2km.

사원이 가까워지자 슬슬 지쳐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냥 걸어도 15-20분은 걸리는데, 고통을 인내하며 중간중간 춤까지 추어가면서 그 거리를 걷는 건 정말 힘들 것이다.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만큼.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알기에 이 고행자들을 최대한 챙겨준다.

다리를 주물러주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덜 더우라고 발 아래로 물을 뿌려주고, 흘러내린 옷을 정돈해주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으니 물건을 파는 가게도 많다.

간식 같은 먹거리는 물론이고, 옷이며 신발 등도 좌판을 벌려놓고 팔고 있다.



이쪽에서는 한국이 금으로 유명한가?





신에게 바칠 공물을 파는 곳도 있다.

과일과 코코넛,  정체모를 나뭇잎, 우유, 기름 등이다.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공물을 고이 머리에 이고 간다.




공작새 깃털도 판다.

공작새는 인도의 국조 國鳥 이기도 하고, 힌두교의 주요 신 중 하나인 크리슈나 Krishna 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설에 따르면 크리슈나의 아름다운 춤을 본 공작새들이 몰려나와 함께 춤을 추었고, 그 춤이 끝났을 때 공작새의 왕이 자신의 깃털을 헌상했다고 한다.

그래서 크리슈나는 공작새의 깃털로 만든 왕관을 쓴 모습으로 자주 묘사된다고 한다.

누가 가져가다 버린 게 있어서 슬쩍 주워갔다.



타이푸삼 진행되는 힌두교 사원은 워터폴 힐 템플 Waterfall Hill Temple 이다.

가는 길에 무르간 신을 모시는 힌두교 사원이 2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이다.

밖까지 사람들이 버글버글하다.



작은 실개천을 지나고 나면...



인간과 신의 영역을 가르는 선을 넘은 것처럼 워터폴 힐 템플의 고푸람이 모습을 드러낸다.

페낭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이라고 한다.

이상한 것은 등줄기가 쭈뼛쭈뼛하니 자꾸 소름이 돋는다,

행렬을 따라오는 길에서부터 조금씩 느꼈는데, 사원이 가까워질수록 더 심해진다.

정말 신성한 장소인가 싶다.



문제는 위치가 저어~~~기 산중턱이라는 거.

5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야한다는 점이다.

이 정도면 등산이다.

나는 평지형 인간이라 언덕을 정말 싫어한다.

힌두교 신자가 아니니 저기까지 입장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괜찮다면 끝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이거 보려고 여기까지 갔는데, 계단 올라가기 힘들다고 돌아갈 수는 없으니.


드디어 워터폴 힐 템플 정문에 도착했다.

이제 신을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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