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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2019 부산 [完]

2019 부산 여행 프롤로그 - 여행을 떠나기까지

by 히티틀러 2019.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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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가야하나, 부산...?



누구는 따뜻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기 시작하면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던데, 나는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렇다.

부산국제영화제 철이 왔구나 싶어서.

여름이 가고, 제법 가을 태가 나기 시작하면서 슬슬 영화제를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영화제 시즌에 맞춰 부산을 찾은지 벌써 3년.

처음 1-2년이야 부산 짬나는 대로 부산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는 재미로 갔고, 작년까지는 그래도 영화를 보러가야지.. 라는 생각에 즐거움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하게 그닥 끌리지 않았다.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가면서 센텀시티와 해운대를 오가는 일정에 권태기가 왔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끌리는 영화가 없었다.

예전에는 현지에서 메가히트급 흥행을 거둔 상업영화들도 종종 왔지만 그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영화 설명들은 부실해서 어떤 영화인지 추정하기가 어려웠다.

몇 년간의 경험에 의거해서 가리는 것도 많아졌다.



어린이 영화 or  애니메이션 → 어린이 단체 관람 or 가족 관객 다수 = 조용한 영화 관람 힘듬

야외 극장 → 찬바람 맞으면서 봐야 함

신인감독의 작품 → 퀄리티가 복불복



이러다보니 더 밍숭맹숭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기회가 되면 가고, 아님 말고. 딱 거기까지.



잠잘 곳이 있어야 가든 말든 할테니, 숙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첫 주말이 가장 피크 시즌이니, 10월 5일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서 10월 9일 수요일에 돌아오는 걸로 대충 정했다.

취소를 해도 수수료가 없는 부킹닷컴에서 해운대 숙소를 뒤져보는데, 역시나 얼마 없는 싱글룸들은 전부 동이 났다.

예매 시작일이 코앞에 다가오니, 더블룸들조차도 하룻밤에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숙소들만 남아있었다.

나홀로 여행자의 선택은 역시나 도미토리 뿐이다.

해운대역 근처 4박에 5만원 남짓의 4인 여자 도미토리가 딱 2자리 남아있다고 해서 덥석 예약을 해버렸다.

이렇게 올해 2019년 부산 여행이 3분만에 결정되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보는데, 부산국제영화제 예매권을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예매를 할 때도 사용하고, 영화제 기간 내에 오프라인으로 사용 가능했다.

아직 몇 편이나 예매를 할 지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5장만 구입했다.

일반상영작 예매 시작일 이틀 전인 9월 22일까지만 딱 판매했는데, 전날에 몇 장 더 구입하려고 하니 판매 종료해버렸다.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를 짜는데도 묘하게 의욕이 안 생겨서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예매 시작일 전날 밤에야 간신히 완성했다.



9월 24일, 화요일.

드디어 D-day, 일반상영작 예매 시작일.



아X박, 벌써 12시 55분이네!



오후 1시부터 예매가 시작인데, 뭐하느라 정신줄을 놓고 있다보니 12시 55분이 되어서야 알아차였다.

난 아직 컴퓨터도 켜지 못했는데!!

무슨 작품부터 예약시작할지 순서도 못 짰는데!!!!

하지만 불평 혹은 당황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후다닥 컴퓨터를 켜고,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마음은 초조한데, 사람이 많아서 부팅은 오래 걸리고, 수강신청할 때보다 더 심장이 벌렁거렸다.




하얗게 지새웠어....



마음은 급한데 이미 당황한 상태라 실수 연발이었다.

똑같은 영화를 2번 예약했다가 나중에 취소하기도 하고, 스케줄 코드를 잘못 입력하기도 하고..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짓을 몇 번이나 계속 반복했다.

몸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총 10편을 볼 계획이었지만, 결국 개막작은 매진되어 예매하지 못했다.

인터넷 예매는 매진되어서 현장 분은 남아있고, 취소표도 생길 수 있으니 당일 구하기로 했다.

나머지도 좋은 좌석은 다 놓쳤다만 그래도 볼 수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떠날 일만 남으니 태풍이 걱정이다.

딱 이맘 때면 꼭 태풍이 올라온다.

작년은 영화제의 가장 성수기인 주말에 25호 태풍 콩레이가 제대로 후두루챱챱해서 저승사자와 하이파이브할 뻔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바람이 무섭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18호 태풍 미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강풍으로 피해를 남기긴 했지만, 영화제 기간 전에 북상했고 다행히 개막식 전에는 잠잠해져 큰 피해가 없었다.

나는 부산에 있는 동안 올라갈 예약 포스팅을 준비해두느라 이틀간 5시간 자고, 제정신이 아닌 채로 이번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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