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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2020 일상 생활기

ATM 기계가 내 돈을 먹었다

by 히티틀러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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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현금을 쓸 일이 거의 없어요.

지갑에도 기껏해야 몇 천원 수준? 많아봐야 만 얼마 정도 가지고 다니는 게 고작이에요.

길거리 노점상도 계좌이체를 받는 세상이니 현금이 많아봐야 불편하고, 또 불안해요.

계좌에 입금을 할 생각으로 ATM를 찾았어요.



처음부터 불안했다



아무런 문제없이 잘 쓰던 카드인데, 처음에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 라면서 거래가 되지 않았어요.

단순 오류인가 싶어 다시 한 번 시도했어요.




ATM이 내 돈을 먹었다



이번에는 다행히 카드 인식이 되었고, 현금을 기기에 넣었어요.

지폐를 세는 타라락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멈추지가 않아요.

결국에는 '현금 수표부 장애' 라는 안내 화면이 뜨면서 카드만 퉤! 뱉어냈어요.

돈은 당연히 입금되지 않았고요.



날짜는 하필 주말, 담당 우체국은 문을 닫은 상태였어요.

기기 옆에 있는 전화기를 들어서 '영업시간외' 라고 쓰여진 빨간 버튼을 누르자, 콜센터 직원과 전화연결이 되었어요.

사정 설명을 하니 에스원 담당자님이 출동할 테니 그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시더라구요.

시간은 15-20분 정도 걸릴 예정이래요.



하는 수 없이 기다렸는데, 그래도 예상보다 빨리 오시긴 했어요.



돈은 오늘 못 드려요



담당자분은 오시자마자 "오늘은 돈을 못 드려요." 라는 말부터 시작했어요.

자신은 기기 점검 및 확인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설령 기기에 돈이 끼어있더라도 바로 줄 수는 없대요.

우체국에서 업무를 시작하면 확인 후 입금해줄거라면서 이름과 연락처, 금액, 입금받을 계좌 번호를 적어갔어요.




뭐 이런 일이 다 있지?



자판기도 아니고 ATM가 돈을 먹을 거란 건 상상도 못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해도 다들 황당하다는 반응이에요.

출금하고 안 가져오거나 기계가 카드를 먹어버린 경우는 있었지만, 기계가 돈을 먹은 건 다들 처음 들어봤대요.

당장 급한 돈이 아니었고, 직원이 올 때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지만 그나마 다행이었으나 주말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돌아온 평일.

우체국으로부터 연락을 기다렸지만, 영 소식이 없었어요.

결국 오후 3시쯤, 해당 ATM담당 우체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저희는 잘 모르니까 중앙우체국에 문의해보세요."



알려주신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봤는데, 없는 번호래요.

제가 사는 지역의 중앙우체국에 전화를 걸어서 담당자 전화를 건네건네 받아서 간신히 통화를 했어요.



"아직 저희 쪽에 신고가 안 들어왔어요. 확인하는 대로 연락 드릴게요."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그제서야 신고가 도착했대요.

그러면서 혹시 우체국 계좌는 없는지 물어보셨어요.

주로 사용하는 카카오뱅크 계좌번호를 적었더니 수수료가 나온다면서요.

사용하는 우체국 계좌를 알려드리고, 곧 무사히 송금받은 걸 보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어요.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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