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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카프카즈&터키[完]

[아제르바이잔] 13. 7/11 나흐치반 가는 길

by 히티틀러 201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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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호텔에 아침 8시에 모닝콜을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호텔에서는 잊어버렸는지 모닝콜을 해주지 않았지만, 다행히 8시 조금 넘어 잠에서 깼어요.

일단은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짐을 정리하여 나왔지만,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어요.

리셉션에 짐을 맡기고, 공항까지 갈 택시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어요.

로비에서 멍하니 시간을 때우기보다는 멀리는 못 가지만 근처라도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하타이 지역은 지하철 종점이기도 하고, 비교적 외곽지역이예요.

아직 낡은 집도 많고, 이제야 새로 건물을 지으면서 정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근처에 있는 모자이크.

왜 여기에 있는지,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어요.


호텔에 돌아오니 로비에 앉아 잠시 쉬고 있으니 곧 택시가 왔어요.

매니저는 공항까지 20마나트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택시를 구해준다고 했는데, 정식 택시가 아니고 시간 남는 주변사람에게 연락을 한 것 같았어요.

나흐치반 가는 비행기표도 구해주고, 택시도 수배해준 리셉션 아저씨가 고마워서 선물로 한국에서 사온 한복 입은 토끼 인형 핸드폰 고리를 드렸어요.

리셉션 아저씨도 답례로 아제르바이잔 전통 모자를 선물해주셨어요.








택시를 타고 공항 도착.

기사 아저씨게 약속한 20마나트를 드린 뒤, 보안 검색을 받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어요.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사람들이 길을 알려주었어요.


"우룸끼(우루무치)! 우룸끼!"


사람들이 알려준 곳은 나흐치반행 비행기를 타는 국내선 터미널이 아니라 국제선 터미널.

마침 그 시간 대에 중국 우루무치를 가는 비행기가 있었는데, 누가 봐도 동양인처럼 생긴 우리는 당연히 중국 가는 비행기를 타는 줄 알고 국제선 터미널을 알려줬던 거였어요.


"아뇨. 나흐치반!"


그제서야 사람들은 정반대로 가라고 알려주었어요.

국내선 터미널은 1층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또 다시 짐검사를 받고 몸 수색을 받았어요.

손에 요리할 때 쓰는 일회용 비닐장갑을 낀 남녀직원이 가슴부터 다리까지 몸을 더듬는데, 같은 여자지만 참 기분이 멜랑꼴리했어요.

M씨는 짐검사 중 직원에게 잡혀서 가방과 캐리어를 뜯어보기도 했어요.


힘들게 국내선 터미널로 들어와서 표를 받고 수하물을 부쳤어요.

우리는 바쿠-나흐치반행 표를 한 사람당 70마나트에 샀는데, 공항 벽에 붙여있는 요금표를 보니 현지인은 성인 50마나트, 12세 미만 어린이 46.9마나트, 2살 미만은 7마나트였어요.

국내선 수하물은 1인당 10kg까지인데, 오버차지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어요.

두 사람의 짐을 합치니 36kg, 16kg 초과.


"오버차지, 4.8마나트."


읭?


속으로 제발 30마나트만 넘지 말아라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상 외로 너무 싸서 깜짝 놀랐어요.

특별히 깎아준 것도 아니고, 깎아줄 이유도 없이 정가가 그 가격이었어요.

아마 국내선이기도 하고, 바쿠에서 나흐치반으로 갈 방법은 비행기 밖에 없기 때문에 오버차지 요금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은가 해요.

아닌게 아니라 현지인들도 짐이 우리 못지 않게 많았어요.


나흐치반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기실로 들어가려는데 다시 짐 검사와 몸수색을 받았어요.

벌써 세 번째 짐 검색이었어요.

이번에도 저는 무리 없이 통과를 했지만, 공항 검색대 직원은 다시 M씨를 불렀어요.

짐을 뒤지더니 카메라 가방 속에 있던 충전지를 압수당하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대기실에 들어가서도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비행기를 탈 수가 있었어요.


비행기는 마치 1,2차 세계대전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군용기처럼 프로펠러 두 개가 달려있는 조그만 비행기였어요.

우리 자리는 맨 앞에 있는 1,2번 자리였는데, 바로 비상구라서 자리도 비교적 넓고, 시야도 괜찮았어요.

다만 프로펠러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소음이 좀 있었어요.

예상하지 않은 간식도 주었는데, 음료수 1잔에 사과주스 1팩, 파운드 케이크 한 조각이었어요.

사과주스가 아제르바이잔 제라는 것을 보고, 그래도 주스 만들 정도의 경공업 기술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떠나기 전에 나흐치반 가는 비행기에 대한 악명을 많이 들어서 걱정을 좀 했는데, 그냥저냥 괜찮았어요.

화장실이 있는지 여부는 이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비행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아서 참을만했어요.

다만 기체가 작고, 조종사가 기술이 떨어지는지 갑자기 내려갔다가 또 갑자기 올라왔다가 해서 속이 좀 메슥거렸어요.

아이들은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 좋아했지만요.













창 밖으로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의 수도인 나흐치반 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비행기는 고도를 푹푹 낮추기 시작했어요.

공항에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하자 사람들은 박수를 쳤고, 우리도 같이 쳤어요.

비행기는 게이트가 아니라 공항 한가운데 내렸고, 우리는 넓은 공항을 지나서 출국 게이트로 들어섰어요.


"여권."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은 그냥 지나갔지만, 외국인인 우리와 러시아 국적의 한 가족만 따로 입국 심사를 했어요.

우리의 여권을 본 직원은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선가 영어를 할 줄 아는 경찰을 불러왔어요.

그 사람은 영어로 무슨 일로 왔는지, 며칠 머물건지 등을 꼬치꼬치 물었어요.

관광을 하러 왔으며, 2-3일 정도 있을 생각이라고 했어요.


"웰컴 투 나흐치반"


그리고는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어요.

따로 수속할 게 있어서 그런가 해서 짐도 제대로 못 찾고 졸졸 따라갔더니 갑자기 공항 밖으로 우리를 데리고 나갔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외국인이라고 나름 도와주려고 했던 것이었어요.


우리 수하물을 찾아와야했기 때문에 일단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다시 들어가서 짐을 찾아왔어요.

짐을 찾고 나면 출구에서 직원이 수하물에 붙이는 스티커 번호를 가져갔어요.


"우리 줄파에 가야하는데 어떻게 가야하지?"

"저기 인포메이션 있으니 물어보자."


공항 한쪽에는 아제리어로 melumat 이라고 쓰여져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었어요.

아주머니께서 일하시고 계셨는데, 영어는 한마디도 모르셨어요.

다행히 제가 현지어를 조금 알아서 대강 이야기는 할 수가 있었어요.


"줄파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해요?"

"여기서 바로는 가는 건 없어. 가려면 택시 타고 가야해."


론니플래닛에서 보니 시내에 있는 aviakassa 에 줄파로 들어가는 마슈르트카가 있다고 했어요.


"그럼 시내로는 어떻게 나가요? 터키 영사관 쪽이요."

"터키 영사관? 공항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버스 정거장이 있는데 거기서 6번 버스를 타면 돼."


우리를 본 택시기사들이 말을 걸어댔지만, 아까 그 경찰 아저씨들이 택시 기사들을 전부 막아주었어요.

인포메이션 아주머니께서 이야기해주신 대로 6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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