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음식 먹으러 가실래요?"
볼일이 있어서 서울에 갔는데, 아는 지인에게 연락이 왔어요.
타이완에 관심도 많고 현지인 친구도 많은 사람이라 종종 타이완 음식점을 소개해주곤 하는데, 대만 현지인 추천 맛집을 새로 알아왔다고 하더라구요.
평소 같았으면 서울 가기 쉽지 않으니까 고민했겠지만, 마침 서울에 와있던 터라 바로 알겠다고 했어요.
친구가 소개해 준 곳은 '타이완웨이' 라는 음식점이에요.
일반적인 대만 음식점은 아니고 1인 훠궈 (대만식 샤브샤브) 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어요.
어떻게 알았나 물어봤더니, 한국에 사는 대만 사람들의 커뮤니티 같은 데에 소개되었다고 하네요.
위치는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나와서 바로 한블록 들어가서 바로 오른쪽으로 가면 나와요.
건물 2층입니다.
걸어서 1-2분 정도 거리예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브레이크타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매장은 넓은 테이블도 있고, 4인용 테이블도 있고, 혼자서 먹을 수 있는 1인 좌석도 있어요.
하지만 테이블 종류와는 상관없이 모든 좌석마다 1인용 하이라이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샤브샤브는 무조건 2명 이상이 되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혼자서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타이완에서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 1인 샤브샤브가 꽤 대중화되어있다고 해요.
코로나19로 인해서 음식을 나눠먹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요즘 시국에도 부담이 덜하고요.
타이완웨이 메뉴.
주문은 1인마다 개별주문인데, 살짝 까다로울 수 있어요.
먼저 기본 육수 / 치즈우유 육수 / 마라훠궈 육수 중에서 육수를 선택한 뒤, 고기를 선택합니다.
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가 있으며, 부채살과 목심, 우삼겹이 제일 잘 나간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밥 / 우동 / 도삭면 중 주식을 선택하고, 추가적으로 주문할 재료나 음료 등이 있으면 아래에서 주문하면 됩니다.
야채는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저는 치즈 우유 육수로 주문했어요.
작년 무렵부터 타이완 여행 가는 사람들이 우유 훠궈를 먹는 게 소개가 되곤 했어요.
타이완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우유 훠궈를 그렇게까지 자주 먹는 건 아니지만, 아주 보기 드물거나 특별한 건 아니라고 하네요.
치즈우유육수는 2천원이 추가됩니다.
옆에 같이 나온 건 고기 제외,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재료입니다.
기본 재료는 청경채, 배추, 양상추, 브로콜리, 팽이버섯, 숙주나물, 유부, 떡, 두부, 단호박, 치쿠와 어묵, 비엔나 소시지, 맛살, 해물완자입니다.
간단한 야채 정도만 나올 줄 알았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양도 많아서 좀 놀랐어요.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아도 이거만 먹어도 배부를 거 같아요.
고기는 쇠고기 중 기름기 적고 담백한 부분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직원분께서 목심을 추천해주셨어요.
목심은 150g에 14,900원입니다.
술은 국가를 맞춰 대만 맥주를 주문하고 싶었으나, 그 날 다 떨어졌다고 했어요.
국산 맥주인 테라로 주문했는데, 잔은 타이완 맥주 전용잔을 줬어요.
물잔처럼 작은데, 한국 사람들이 대만 여행가서 이 잔을 '원샷잔' 이라고 부른대요.
딱 원샷하기 좋은 사이즈이긴 해요.
같이 간 친구는 기본육수인 타이웨 샤브육수와 마라훠궈 육수를 주문했어요.
양해를 구해서 살짝 맛만 보니 타이웨 샤브육수는 닭고기와 야채를 넣어서 담백한 맛이었고, 마라훠궈는 많이 얼얼한 정도는 아니었어요.
저는 추가적으로 모듬완자를 주문했어요.
완자가 7개가 나오는데, 정확히는 모르지만 갑오징어볼과 새우갑오징어볼, 어묵이 나오는 거 같아요,
가격은 6,000원입니다.
훠궈집에 가면 다 그렇듯이 소스는 직접 만들어먹어요.
즈마장, 싸차장, 칠리소스, 다진 마늘, 다진 고추, 고수, 파, 간장, 식초, 참기름이 있어서 자기 취향대로 만들어먹어도 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벽에 붙어있는 추천 레시피를 따라해도 됩니다.
꼬시름하다
느끼하지 않을까? 하면서도 반신반의로 주문했는데, 의외로 담백하고 고소하니 맛있어요.
대놓고 생우유 느낌도 아니고, 프림이나 자판기우유 같은 고소한 맛도 있으면서 간간히 슬라이스 치즈의 짭조름한 맛이 느껴져요.
고기는 물론이거니와 야채들과도 은근히 궁합이 잘 맞더라구요.
너무 맛이 강하면 처음에는 맛있어도 나중에는 질리는데, 다 먹어갈 때마다 느끼하가더나 물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왜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튼 맛있어요.
평소 치즈나 크림 같은 유제품을 좋아하고 즐겨드시는 분이라면 자주는 아니더라도 특식으로 한번쯤 먹기에 좋을 거 같아요.
딱히 디저트 종류는 없었지만, 셀프바 한켠에 동과차가 비치되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동과를 많이 먹지 않지만, 타이완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즐겨먹는 식재료예요.
제가 대만 여행갔을 때도 호텔 식당에서도 동과차가 있어서 하루에 한두잔씩 마셨던 기억이 있어요.
입도 심심하고 해서 마셨는데, 달짝지근하면서 구수해요.
딱 공차 느낌이었어요.
너무 제 취향이라서 가기 전에 이거만 3잔을 마셨네요.
대만 여행 가는 사람들이 꼭 먹는 음식 중 하나가 훠궈인데, 중국식이 아닌 대만식 훠궈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1인 훠궈라서 혼자 간 사람도 식사를 할 수 있고, 일행과는 상관없이 내 취향대로 육수부터 고기 부위, 각종 재료를 고를 수가 있어요.
처음엔 안 많아 보였는데, 먹다보니 양이 제법 많아요.
하지만 이것저것 고르다보면 가격이 제법 비싼 편이라, 1사람당 2~3만원 정도는 잡아야해요.
먹다보면 육수가 졸아드는데, 육수 추가는 기본만 가능하고 치즈우유나 마라는 안 되는 점도 조금 아쉬웠어요.
훠궈 좋아하시는 분은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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