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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중동 음식점

[터키] 이태원 터키 베이커리 - 알페도 Alpedo

by 히티틀러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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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씨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2' 에서 터키의 '카이막 kaymak' 을 천상의 맛이라고 한 이후 국내에서 카이막에 대한 관심도가 폭발했어요.
일부 터키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보기 힘든 재료인데 카이막을 판다고 홍보하는 가게도 늘었고요.
터키에서 지내봤던 입장에서는 좀 의외예요.
카이막이 그렇게 특색있거나 엄청 맛있는 재료는 아니거든요.
오히려 한국인은 유당불내증이 많다보니 터키 여행 가면 조심해야하는 음식에 좀 더 가까워요.
그 중 이태원 근처에서 카이막을 판다는 곳을 찾아갔어요.


알페도는 이태원역에 있는 터키식 빵집 중 하나예요.
이태원은 이슬람 중앙 성원 (모스크) 도 있고, 무슬림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에요.
지금은 좀 달라진 거 같지만,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근처의 상권을 터키인들이 많이 잡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터키 음식점이나 케밥집, 전문 베이커리와 디저트 가게, 인테리어 소품샵까지 있었어요.
지도를 보면서 찾아가보니, 알페도는 예전에 브레디  Bready 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베이커리였어요.


참고 : [터키] 이태원 터키 베이커리 - 브레디 Bready



tvN 유퀴즈 온더 블럭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데, 이후에 장사가 잘 되었는지 코로나 시국에도 가게를 확장한 거 같아요.
위치는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1-2분 정도 거리로, 바로 해밀턴 호텔 맞은 편이에요.
영업시간은 오전 7시 반부터 자정까지입니다.


입구에 카이막 세트를 판매한다고 입간판을 세워놓았어요.
예전에 가봤던 때를 생각하면 카이막은 따로 메뉴에 없었고, 빵집에서 휘핑한 생크림을 소분해 파는 것처럼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소량씩 담아서 팔았던 정도였어요.
그런데 카이막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까 새로 생겨난 것으로 보여요.


들어가면 양쪽으로 터키식 빵과 디저트가 쭉 진열되어 있어요.
식사용 빵도 있고, 간식용 빵도 있고, 쿠키나 바클라바 같은 디저트도 있는데, 터키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에요.
외국에 베이커리 Bakery 와 파티쉐 Patissier 가 구분되는 것처럼 터키에서도 식사용 빵을 파는 가게와 디저트를 파는 가게는 따로 있거든요.


새로 확장한 옆 가게는 카페로 만들었어요.
예전에는 테이블이 몇 개 없어서 좀 불편했는데, 지금은 테이블이 7-8개는 있어요.


알페도 음료 메뉴.
커피와 차 종류가 있고, 터키식 커피나 터키 사과차 (엘마 차이) 도 판매해요.
좀 여유롭게 마시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차도 그냥 테이크아웃 컵에 나오는 것과 티팟에 나오는 것, 2가지로 구분되더라구요.


바클라바


카이막도 카이막이지만, 같이 간 분에게 바클라바 맛도 보여주고 싶어서 주문했어요.
바클라바는 호두와 피스타치오가 든 게 구분되어 있는데, 제가 고른 건 둘 다 피스타치오예요.
가격은 안 나와있는데, 하나가 4,000원, 다른 하나가 4,500원으로 나와있으니 대략적으로 이 가격 전후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이가 썩을 거 같은 단맛



겹겹이 쌓인 페이스프리를 베어물면 사이사이에서 쭉 설탕시럽이 배어나와요.
내가 시럽인지, 시럽이 나인지도 모르겠고, 그 찐득거리는 단맛에 이가 썩을 거 같고 목이 타들어가요.
같이 간 일행은 바클라바를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달다며 좀 힘들어했어요.
지금이야 중동의 그 강렬한 단맛에 익숙해졌지만, 저도 적응하기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여기는 한국인 기준으로 단맛을 줄인 거에요.
현지에 가면 더 단데, 그걸 명절 같은 데는 기본 500g ~ 1kg씩 구입하거든요.
나는 단 거 좋아한다, 단 거 좀 잘 먹는다 하시는 분은 도전해볼만합니다.
단, 아메리카노는 필수!


카이막 세트


카이막 세트는 카이막과 꿀, 시미트와 소문 빵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가격은 9,800원입니다.
손 한 뼘 길이의 빵이 2개나 들어가다보니 양이 적지는 않아요.
식사로 먹는다고 해도 1-2인은 가능할 거 같고, 식사 후에 커피나 차를 곁들여 먹는다고 하면 3-4명까지도 가능할 거 같아요.


뒤에 있는 깨붙은 빵이 시미트 simit, 뒤에 있는 빵은 소문 somun ekmek 입니다.
단품 가격은 시미트 3,200원, 소문 3,600원입니다.
시미트는 터키를 소개하는 여러 방송에도 나오고, 길거리에서도 많이 팔기 때문에 터키를 여행다녀온 사람이라면 아마 한번쯤은 다 들어봤을 거예요.
'소문 somun' 이라는 이름은 저도 처음 들어봤는데, 보통 '에크멕 ekmek (빵)' 이라고 했을 때 가장 흔하게 나오는 바로 그 빵이었어요.
밀가루에 물과 소금만 약간 넣어서 만드는 터키식 바게트로, 주식으로 먹는 담백한 빵이에요.


카이막 한 덩어리에 꿀과 피스타치오가루를 뿌려서 나왔어요.
카이막 kaymak 은 우유 가공품의 한 종류인데, 우유에서 유지방 성분을 농축해서 만든 크림의 일종이에요.
영어로 번역할 때는 Turkish Clotted Cream 이라고 하는데, 비슷한 이름으로 터키 뿐만 아니라 발칸, 지중해 지역과 중앙아시아까지 널리 먹어요.
터키에서는 특히 아피욘 Afyon 과 볼루 Bolu, 이스피르 İspir 지역의 카이막이 유명해요.
일부 지역에서는 우유가 아니라 물소젖으로도 만든다고 하네요.


빵에다가 카이막과 꿀을 발라서 먹으면 됩니다.


이게 왜 그렇게 난리일까



그냥 빵에 꿀에 고소한 크림을 발라먹는 맛이에요.
백종원 씨가 왜 '천상의 맛' 이라고 썰을 풀어놨는지 잘 모르겠어요.
맛있긴 하지만, 그렇게 특별한 맛은 아니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행' 이라는 조미료 덕이 아닐까 싶어요.
여행을 가면 뭘 먹어도 다 맛이 없고, 또 설령 맛이 없더라도 나중 기억에는 잘 미화가 되잖아요.
또 터키 자체가 식재료가 워낙 좋기도 하고요.
미국에서 넘어온 밀가루가 아닌 터키 중부의 그 넓은 평원에서 바로 생산한 밀가루로 만든 빵에 곰도 나오는 깊은 산속에서 생산된 질 좋은 꿀, 지방이 풍부한 우유로 만든 크림이면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을 수 밖에 없을 거구요.
실제 유지방 함량에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터키에서 마셨던 우유가 더 진하고 고소했던 기억은 있거든요.
방송에 나온 카이막이 궁금하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 시국에 터키 여행의 추억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 라는 분은 갈만하지만, 너무 큰 기대감을 갖고 가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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