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홍천을 다녀왔어요.
홍천은 제가 사는 춘천에서 같은 생활권이라고 할 정도로 가까운 곳이지만, 저는 막상 가본 적이 별로 없어요.
가도 차 타고 지나가는 정도였지, 여행하는 것처럼 지도를 봐가면서 돌아다닌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햄버거 리뷰어의 직업정신을 살려서 '여기는 햄버거 파는 곳이 없을까'?' 하다가 한 곳을 찾았습니다.
몽고피자
가게 명은 몽고피자지만, 피자와 옛날식 햄버거를 판매하는 가게예요.
위치는 홍천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 건물 2층입니다.
홍천읍 시내 자체가 워낙 작다보니 홍천터미널에서 걸어가도 10-15분 정도예요.
찾기 어렵지는 않은데 간판이 작아서 초행자가 신경 안 쓰면 지나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입니다.
입구가 뭔가 음산합니다.
중화버거집인가요
요즘 수제버거집처럼 깔끔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무리 옛날이라도 피자나 햄버거를 팔 거 같은 분위기는 아니예요.
고량주 놓고 군만두 먹으면 또 몰라도요.
몽고 피자 메뉴.
햄버거와 샌드위치 가격은 4,500원, 피자는 大 기준 18,000 ~ 20,000원 정도예요.
코로나로 인해서 현재는 포장만 가능해요.
사장님 두 분이 다 연세가 있으셔서 코로나 위험군이기도 하고, 백신패스니 뭐니 확인하는 것도 너무 번거로워서 포장만 운영하신다고 합니다.
심지어 주문 후 매장에서 기다리는 것도 안 된대요.
선결제한 후 영수증을 들고 15분 정도 뒤에 찾으러 오면 된다고 합니다.
몽고 샌드위치
햄버거 하나만 사오기는 아쉬워서 샌드위치를 사왔습니다.
가격은 4,500원입니다.
샌드위치라고 하면 알루미늄 호일이나 종이포장지 같은 데 싸줄 줄 알았는데, 일회용 은박 도시락에 담겨서 나와요.
처음에는 식빵 4개, 즉 샌드위치 2개 분량인 줄 알고 '이렇게나 양이 많나?' 라고 생각했는데, 용기의 깊이가 얇아서 그냥 샌드위치 1개 양이에요.
몽고 샌드위치는 맥도날드 빅맥처럼 중간에 식빵이 한 겹 더 들어간 스타일이었어요.
마가린으로 구운 거 같은 식빵에 맨 위에는 양배추를 채썰어서 마요네즈에 으깬 샐러드를, 가운데에는 계란 부침을, 맨 아래에는 슬라이스 치즈와 햄이 들어가요.
맛은 재료 그대로 길거리 토스트의 맛이에요.
길거리 토스트는 설탕을 솔솔 뿌려줘서 단맛이 도는데, 여기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서 단맛이 적고 담백한 편이에요.
매장에서 갓 만든 제품을 먹은 게 아니라 집까지 가지고 와서 먹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빵이 기름을 많이 머금어서 좀 느끼하기도 해요.
샌드위치 옆에 쫙 뿌려준 케첩을 푹푹 찍어먹어야 좀 괜찮더라구요.
몽고버거
몽고버거는 스티로폼 박스에 얇은 냅킨과 함께 들어가있어요.
가격은 4,500원입니다.
꺼내면 이런 비주얼입니다.
빵은 분명 시판 제품일텐데, 일반 햄버거 번에 비해 참깨 토핑이 적어요.
가운데에만 살짝 뿌려저 있는 수준이에요.
마가린으로 빵 위 아래르를 구워나와서 기름기가 번들번들해요.
크기는 가로 9cm, 높이 5cm 입니다.
빵 자체를 큰 제품을 써서 그런지 크기가 큰 편이에요.
와퍼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몽고버거는 번, 패티, 슬라이스 햄, 슬라이스 치즈, 계란프라이 2개, 건포도, 땅콩가루, 양배추 샐러드, 케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샐러드는 양배추를 잘게 체쳐서 특별한 간 없이 마요네즈로 버무렸어요.
계란은 약간 뻣뻣하다 싶을 정도의 완숙이에요.
옛날식 햄버거에 계란이 들어가는 건 흔하지만, 계란이 2장이나 들어간 건 처음 보는 거 같아요.
사라다를 넣은 옛날 햄버거
길거리 샌드위치와 거의 흡사한 맛이에요.
패티가 들어가서 버거 뉘앙스를 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햄버거보다는 샌드위치에 좀 더 가까운 맛이에요.
음식 포장 준비하는 걸 살짝 봤는데, 빵 뚜껑 덮기 전에 갈색 가루를 뿌리시더라구요.
저는 단맛을 내기 위해 황설탕을 넣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땅콩가루에요.
게다가 여기에 건포도가 들어있어요.
채썬 양배추 + 땅콩 + 건포도 + 마요네즈가 다 뒤섞여서 '사라다' 느낌이 나요.
사과만 더 넣으면 완전한 사라다일 거예요,
양배추 가득에 햄에 치즈에 계란까지 2개 들어있으니 하나만 먹어도 든든해요.
맛 자체가 독특한 건 아니었지만, 조합이 매우 재미있었던 버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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