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생활기/2023 일상생활기

진주 냉면 맛집 - 하연옥 촉석루점

by 히티틀러 2023. 3. 3.
728x90
반응형

예전에 즐겨봤던 만화 중에 허영만 화백의 '식객'이 있어요.
그 중 진주 냉면에 관한 에피소드를 기억해요.
냉면이라고 하면 으레 평양 아니면 함흥을 떠올리지, 진주 냉면은 처음 들어봤거든요.
요즘에야 유명무실해졌지만 옛날에는 진주가 맛의 고장이었대요.
지리산과 남해가 인접해서 해산물과 농산물이 둘다 풍부했고, 진주객사가 있어 중앙관리들의 출입이 빈번해서 자연스럽게 음식문화가 발전했다고 해요.
진주는 냉면과 비빔밥, 둘 다 유명하지만, 저는 비빔밥은 좋아하지 않아서 냉면을 먹으러 갔습니다.

 

 

하연옥은 (누가 선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주 3대 냉면 맛집 중 하나로 해요.
본점은 진주 이현동에 있고,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분점이 있는데, 제가 다녀온 곳은 촉석루점이에요.
촉석루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진주중앙유등시장과 논개시장에서는 걸어서 5분 거리로 가까워요.
시내 관광을 하면서 도보로 이동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요.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입니다.

 

 

아직 냉면 먹기는 쌀쌀한 날씨이고, 오전 10시 반 즈음 갔더니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매장은 넓었고, 모두 입식 테이블 좌석이에요.
아무데나 원하는 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안내를 받았어요.

 

 

주문 및 결제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태블릿을 통해서 바로 할 수 있어요.
메뉴판을 태블릿으로 주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앉은자리에서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건 거의 못 본 거 같아요.
대표 메뉴는 물냉면, 비빔냉면, 맑은흑돼지곰탕, 이렇게 3가지로 가격은 11,000원 ~ 12,000원입니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오이 빼기' 옵션이 있다는 게 신선했어요.
얼음을 뺀 건 보통 '거냉' 이라고도 해요.
냉면 육수에 올라가는 살얼음을 빼서 조금 덜 차갑게 먹을 수 있는 옵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주문을 하고 나면 온육수를 가져다줘요.
가게 한 켠에 온수통이 있어서 셀프로 가져다마셔도 될 거 같긴 한데, 직원에게 가져다달라고 하면 흔쾌히 다시 갖다주세요.

 

 

물냉면


물냉면 가격은 11,000원이고, 따로 옵션을 변경하지는 않았어요.
제일 먼저 놀란 건 양.
과장을 조금 보태서 거의 세숫대야 냉면에 해당하는 양이 나왔어요.
육수는 살얼음이 잔뜩 올라가 있었는데, 
일반적인 냉면 육수가 동치미 육수 혹은 고깃국물인데에 비해서 진주냉면은 고깃국물 베이스인 거 같으면서도 해산물 향도 복합적으로 느껴져요.내륙이면서도 바다와 근접한 진주의 지리적 위치를 대변하는 거 같은 맛이에요.
좋게 말하자면 맛이 다채롭고 화려한 맛이라고 할 수 있을 거고, 아니라면 혀가 피곤하겠다 싶을 정도로 정신이 없어요.
평양냉면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인 '슴슴하다' 와는 정말 대척점에 있는 거 같아요.

 

 

육수 말고도 진주 냉면의 특징점이라고 하면 위에 올라가는 고명이에요.
무절임, 채썬 오이, 삶은 계란, 계란 지단, 실고추까지는 평범할 수 있는데, 무려 육전이 올라와요.
'고명으로 올라가는 게 뭐 얼마나 되겠어~' 하면서 육전을 따로 주문할까 하다가 말았는데, 고명 양이 적지 않아요.
면도 한바닥인데 고명까지 푸짐하게 올라가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배가 엄청 불렀어요.
처음에는 냉면 가격이 11,000원인 거 보고 비싸다는 생각을 했으나  들어가는 재료와 양을 보고는 "이 정도면 혜자인데" 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어으 추워


봄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날이 덜 풀린 상태.
살얼음이 잔뜩 낀 냉면을 한사발 들이키니 뱃속에서부터 몸이 덜덜덜 떨렸어요.
온육수를 추가해서 두 번이나 마시고도 계속 으슬으슬거려서 돌아디는 데 혼났네요.
차가운 것을 못 드시거나 한여름이 아니라면 얼음 뻬고는 주문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냉면은 비빔밥과 함께 진주 지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에요.
처음 먹어봤는데, 내륙이면서도 바다에 근접한 진주의, 지리적 위치는 대변하는 거 같은 맛이 났어요.
타지 사람으로서는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네요.
시외버스터미널과 촉석루도 가까워서 관광코스와 함께 묶어가기도 좋아요.
지인이 진주에 가게 된다면 여기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 를 눌러주세요 ^_^)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