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정도 되니 건물도 많아지고, 오토바이와 차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노이에 거의 다 와가는 듯 했어요.
빨라야 8시 반 즈음에 도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어요.
호이안과는 달리 날씨가 좋아서 행운이었어요.
"여긴가?"
버스들이 많이 보이는게 버스 터미널인 듯 했지만, 우리가 탄 버스는 무심히 그 앞을 지나쳤어요.
나중에 검색해보니 여기는 '르엉옌 버스 터미널 Ben xe Luong Yen ' 이더라고요.
"하노이 도착했어요! 모두 내리세요!"
버스는 승객들을 어느 대로변에 전부 내려주었어요.
터미널도 아니고, 버스 회사 사무실이 있는 것도 아닌데요.
'대체 여기가 어디야?'
일단 내리라고 해서 내렸는데 어딘지 알 수가 없었어요.
친구가 구글맵으로 검색을 해보니 예약한 숙소에서 2km 남짓 떨어져있는 곳이었어요.
그닥 멀지도 않고, 숙소가 바로 호안키엠 호수 옆이라 구글맵만 잘 따라가면 충분히 찾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캐리어를 끌고 걷기 시작했어요.
아침일찍 일과를 시작하는 베트남답게 도로는 이미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어요.
길거리에는 커피나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상들도 많이 문을 열었어요.
오토바이 헬멧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
우리나라에서는 오토바이 헬멧이라고 하면 눈만 내놓고 얼굴을 다 가리는데, 베트남은 안전모처럼 머리만 가리는 헬멧이 대부분이예요.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전부 오토바이를 타다보니 디자인도, 색깔도 다양하고요.
큰 도로든, 작은 골목이든 오토바이들이 가득했어요.
이젠 익숙해질 법도 한데, 길을 건널 때마다 골목골목에서 튀어나오는 건 여전히 무서웠어요.
언제 건너야되는지 타이밍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 끌고 한참을 걸었어요.
쌀국수나 반미를 파는 음식점을 보면 들려서 아침이라도 먹고 가고 싶은데, 길 건너에만 가득하고 제가 가는 길 쪽에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쌀국수 집이 하나 있는데 안에 현지인들이 꽤 많이 있길래, 안으로 들어갔어요.
쇠고기 쌀국수 퍼 보 Pho bo.
베트남에 오기 전까지는 쌀국수는 고수 맛으로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지에 오니 그보다는 더 개운하고 담백한 맛으로 먹는 거 같아요.
"이거 먹을래요?"
가게 주인아주머니께서 이상한 튀김을 보여주셨어요.
뭔지는 모르지만, 여행 전 봤던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도 있고 '일단 뭐든 먹고보자' 라는 생각에 받았어요.
꾸어이 Quay 라는 밀가루 튀김인데,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것처럼 국물에 찍어먹었어요.
독특한 맛이 있나 했는데, 그냥 별맛은 없었어요.
오히려 기름기만 많아서 쌀국수만 먹는게 훨씬 낫더라고요.
학교 앞에 바글거리는 학생들.
호안키엠 호수 도착!!!!
숙소를 찾기 위해 호안키엠 호수를 따라서 걸었어요.
여기가 내가 상상하던 곳이구나.
여행기 1편에서도 언급했다 시피 이 뮤비를 보면서 하노이를 상상하다가 첫날 오토바이 떼거리를 보고 그 로망이 완전히 박살났어요.
그런데 호안키엠 호수는 완전히 제가 꿈꾸던 바로 그 하노이가 펼쳐져있었어요.
한쪽 옆 도로는 여전히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분주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평온하고 잔잔한,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기분이었어요.
노래 가사에 나온 거북탑.
공터에서 체조를 하고 있는 사람들.
응옥썬 사당.
소원비는 돌탑.
사진 찍은 명소인지, 전문 사진사 할아버지가 주변을 계속 맴돌고 계셨어요.
응옥썬 사당 들어가는 입구.
캐리어만 없으면 들어가볼텐데 짐도 있고 번거로우니 나중에 보자고 미뤄두었어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볼 기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노이 올드타운 번화가.
"대체 호스텔은 어디있는 거야."
분명히 호안키엠 호수 옆에 있다고 했는데, 호스텔이 보이지 않았어요.
거의 한 바퀴를 다 돌고 '제대로 찾아온 거 맞나?' 싶을 정도가 되어서야 간신히 호스텔을 찾았어요.
의도했던 건 아니었는데, 호스텔을 찾으면서 호안끼엠 호수를 거의 다 구경한 셈이었어요.
참고 : [베트남] 하노이 숙소 - 리틀 하노이 호스텔 2 Little Hanoi Hostel 2 http://hititler.tistory.com/474
"지금 체크인 할 수 있어요? 얼리체크인 요금 내야하나요?"
"체크인은 가능한데, 아직 방이 청소 중이예요. 청소가 끝나는 대로 체크인 해드릴게요.
차나 커피 드릴까요? 아침은 드셨나요? 아침 드릴까요?"
"아침은 먹었어요. 커피만 주세요."
리셉션은 정말 미안할 정도로 친절했어요.
그녀는 원래 셀프로 만들어먹어야하는 커피를 직접 타주었어요.
일단 짐은 복도에 놓아두고, 그녀가 타준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렸어요.
이전에 머문 숙소들은 호텔이라서 다른 여행객들을 만날 일이 없었는데, 여기는 사실상 호텔이지만 호스텔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한국인 여행객들도 꽤 있었어요.
원래 체크아웃 시간이 12시라 오후 1-2시는 되어야 입실할 수 있지만, 청소가 예정보다 일찍 끝나서 11시 즈음에 바로 체크인 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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