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
퍼퓸파고다 투어를 하고 바로 공항으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아침 6시에 무거운 몸을 일으켰어요.
전날 매연이 많이 마셔서인지 아침부터 목이 칼칼했어요.
아침으로 먹은 beef noodle soup.
전날 먹었던 것과 같은 라면에 닭고기가 아닌 소고기를 넣었는데, 물 양 조절에 실패했는지 조금 밍밍하더라고요.
그래도 아침에 따뜻한 국물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어요.
20대 초반에는 몰랐는데, 갈수록 서양인들처럼 아침 댓바람부터 빵을 먹기는 좀 부담스러워지더라고요.
체크아웃을 하고, 간단한 짐 외에는 전부 호스텔에 맡겼어요.
투어가 끝나고 바로 공항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공항까지 가는 택시 서비스도 신청했고요.
호스텔 스텝은 제가 투어를 다녀오면 자기는 퇴근해서 없을 거라면서 한국으로 잘 돌아가라는 작별인사까지 건네주었어요.
하지만 작별인사한 게 민망해질 정도로 8시~8시 15분에 온다는 버스는 올 기미가 안 보였어요.
투어버스는 9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는데, 우리가 마지막 순서였고 자리는 맨 뒤 밖에 없었어요.
그나마도 의자가 덜컹거려서 조심해서 앉아있어야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투어를 진행할 가이드 '하 Ha' 라고 해요.
베트남어로 '강 river' 라는 뜻이예요.
저를 부르실 때는 '미스 하' 아니면 '미스 리버' 라고 불러주시면 되요."
가이드는 3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는 수더분한 언니였어요.
많은 외국인을 상대해서 그런지 영어 발음도 알아듣기 편했어요.
그녀의 성인 '하'는 아마 한자로 '물 하 河' 를 쓰는 거 같았는데, 하노이의 '하' 도 같은 글자라고 해요.
참고로 하노이는 한자로 '하내 河內' 라고 쓰는데, 강 안쪽 도시라는 뜻이라고 해요.
하노이에서 퍼퓸파고다까지는 차로 2시간 정도 이동을 하는데, 이동하는 동안 그녀는 베트남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어요.
베트남 시가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티은행 지점도 있어요.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는 수수료가 낮으니 장기간 현지에서 베트남 동을 인출해서 사용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하노이에서 퍼퓸파고다까지는 차로 2시간 정도 이동을 하는데, 이동하는 동안 그녀는 베트남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어요.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보고 많이 놀라셨죠?"
투어버스에 탄 모든 외국인들이 한 목소리로 공감했어요.
"베트남에서는 주차공간이 없으면 차를 구입할 수가 없어요.
자가용은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만 오토바이는 좁은 공간에 주차할 수 있고, 1000달러 정도면 구입할 수 있어서 자가용 대신 오토바이를 선호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베트남에 그렇게 오토바이가 많은 이유를 드디어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하노이에는 보시는 것처럼 좁고 높은 건물들이 많아요.
베트남 사람들은 가족이 한 집에 사는 것을 선호해서 대가족이 많아요.
하지만 하노이는 땅값이 비싸서 좁은 땅에 높게 건물을 지을 수 밖에 없어요."
아저씨 위험해!!!
전문기술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보기만 해도 불안불안.
도로 한쪽은 공사 중이었어요.
1시간쯤 가던 버스는 어느 건물 앞에 주차했어요.
"잠시 여기서 들렸다 갈게요."
차가 멈춰섰던 곳은 NGO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공방이자 휴게소와 기념품점을 겸하고 있는 곳이었어요.
사람들은 천에 일일히 자수를 놓아서 그림을 만들었어요.
수를 놓아서 만든 그림.
기념품점에서 자수 그림 파는 것을 많이 봤지만 당연히 기계로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렇게 한땀 한땀 바느질해서 만든 물건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대단하게 보이면서 저렇게 수고롭게 만든 물건을 비싸다면서 가격을 깎으려고 했던 나의 지난 행동이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뒷뜰에는 개도 마당에 퍼져누워 자고, 닭도 돌아다녀요.
가장 인기가 많은 건 고양이.
얼마나 사람들의 손길을 많이 탔는지 낯선 사람들이 만져도 더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를 부리더라고요.
화장실에 들렀다가 다시 버스에 올라타고, 곧 버스를 출발했어요.
저는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 사지는 않았지만, 다른 관광객들은 꽤 많이 구입했어요.
하노이 야시장이나 다른 곳보다 종류도 많고 예쁜 물건이 많아서 저도 사고 싶은 게 한 두개가 아니었거든요.
리치나무 예요.
가이드 말에 의하면 여름에는 리치열매가 달려있는 것도 볼 수 있다고 해요.
퍼퓸파고다에 가까이 왔는지 길가에 보트가 눈에 많이 띄었어요.
보트를 타기 위해 온 옌강의 둑 선착장.
풍경을 보니 정말 입이 떡 벌어졌어요.
하롱베이를 가지 못한 게 아쉽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어요.
강 건너를 자세히 보면 사원도 있고, 마을도 있고, 있을 건 다 있어보였어요.
먼저 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보트에서 타고 내렸어요.
나도 이제 보트를 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어요.
그런데 우리 가이드는 관광객들을 내버려둔채 계속 왔다갔다 하다 전화하고 하더니, 결국은 주변에서 오토바이를 빌려타고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뭔가 문제가 생긴 듯 한데 오토바이까지 타고 갔으니 금방 오지는 않을 듯 했어요.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처음 보는 낯선 음료도 먹으면서 하나 사먹었어요.
얼마 있으니 다시 가이드 언니가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왔고, 곧 고대하던 보트를 타러 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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