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점심 먹은 식당이 있는 곳까지 내려왔어요.
"여기는 티엔쭈사원 Chua Thien Tru 이예요."
아까는 '그냥 절인갑다' 했는데, 나름 역사가 깊은 사원이었어요.
흐엉산 초입에 위치한 티엔쭈 사원은 1468년에 지어진 사원이지만, 인도차이나 전쟁 기간에 프랑스 군에 의해 파괴되고 1991년에 다시 지었다고 해요.
들어가자마자 만국기 같이 색색의 천조각을 매달아놓은 게 눈에 확 띄었어요.
대웅전 비슷한 곳인 거 같아요.
현판에는 한자로 '향천보찰 香天寶刹' 이라고 쓰여있어요.
해석하면 '향기로운 하늘에 보물같은 절' 정도?
불단에 통조림캔을 올려놓은 게 특이했어요.
처마에 알록달록한 천을 주렁주렁 매달아놓은게, 티벳불교 느낌이 나기도 했어요.
훼(후에) 시티투어를 할 때에는 가이드가 베트남 역사며 유적지에 대해서 영어로 설명을 해줘서 구경을 하면서 '이건 이거구나, 여긴 무슨 의미가 있는 장소구나' 라고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가이드 언니는 그야말로 방임형, '알아서 보고 늦지 않게 오세요' 식이었어요.
베트남에 대해서 문외한이다보니 가이드가 이런저런 역사나 문화 설명이 큰 도움이 되는데, 설명도 거의 없고 시간도 빠듯해서 뭐가 뭔지도 모르고 돌아다녔어요.
티엔쭈사원 뒷편에는 작은 제단들이 여러 개 차려져 있었어요.
정확히는 뭔지 모르지만, 할아버지 모습이며 각종 동물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산신각 비슷한 게 아닐까 싶어요.
여기까지 보고 돌아나오는데 가이드가 이제 그만 가자며 재촉했어요.
걸어오는 사람들도 산을 다 내려오고, 보트를 젓는 사람들도 다 도착한 듯 싶었어요.
"여기 올 때 타고 온 배를 그대로 타세요!"
사진찍기 좋게 되도록 보트의 앞쪽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번에는 우리 배에 가이드도 함께 탑승했어요.
이왕 가이드가 앉은 김에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어요.
"저 표지판이 무슨 의미예요?"
아까 보트를 타고 오다가 봤는데, 도저히 무슨 의미인지 감이 오지 않았거든요.
"저 표지판은 물결을 일으키지 말라는 의미예요.
여기는 작은 나룻배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물결을 일으키면 위험할 수 있거든요."
땔감을 구해오는 할머니.
뱃머리에 앉아 손을 씻는 아주머니.
'닭을 팝니다' 로 추정되는 광고도 붙어있어요.
우리나라와는 환경이 많이 다르지만, 여기도 평범하게 사람 사는 곳인 듯 했어요.
여기 사는 사람들에게 '강 = 도로, 배 = 자동차' 정도가 아닐까요.
하지만 풍경은 하롱베이가 부럽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동하는데 대부분을 허비하는 하롱베이 당일 투어보다는 이것저것 다양한 체험을 했던 퍼퓸파고다 투어가 훨씬 만족스러웠어요.
투어의 목표는 '배를 타보자'였는데, 작은 나룻배여도 타긴 탔으니까요.
게다가 배를 하루종일 탔으면 아무리 멋진 풍경이라도 지루했을 거예요.
돌아오면서 본 가장 충격적인 모습.
물 위에 묘가 있고, 그 옆에는 집이 있어요.
우리나라 풍수지리 개념으로 보자면 '묘에 물이 있음+ 집 옆에 묘 + 집 아래에 흐르는 수맥', 안 좋다는 3종 세트를 다 가지고 있어요.
"팁은 의무가 아니니, 주기 싫으면 안 줘도 돼요.
팁을 줘도 2만동이나 1달러이 적정가예요!"
배가 내릴 때 즈음 되니 가이드가 연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어요.
제가 탄 배는 가이드가 동석해 있으니 팁을 달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수고의 의미로 1달러를 주고 배에서 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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