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온 거 같아요.

날도 풀린 김에 지난주 일요일, 평소 가고 싶었던 혜화 필리핀 시장을 다녀왔어요.



혜화 필리핀 시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5시까지 열려요.

동성중고등학교 정문에서보다 혜화동 성당쪽까지 죽 늘어선 녹색 천막들이 혜화동 필리핀 시장이에요.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에서 혜화동로터리 방향으로 2-3분 정도 걸어가면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혜화동에 뜬금없이 필리핀 벼룩시장이 열리는 건 혜화동 성당 때문인데, 혜화동 성당에서는 필리핀 언어인 따갈로그어 미사가 열리기 때문이라고 해요.

1995년 국내 최초로 필리핀인 신부가 부임하고 난 이후 국내에 거주하는 필리핀 사람들을 위한 따갈로그어 미사를 열게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으게 되면서 시장까지 형성된 거라고 해요.





역시 가장 많이 파는 물건은 식료품이예요.

필리핀산 과자부터 음료수, 산미구엘 맥주는 물론이고 통조림이나 소스 종류 등 다양해요.



생망고도 상당히 많이 팔아요.

우리가 흔히 먹는 노란 망고보다는 덜 익은 거 같은 연두색 망고가 대부분이었어요.




동남아 쪽에서 많이 먹는 오징어볼이나 어묵, 춘권, 가공 수산물 같은 것도 있어요.

아무래도 필리핀이 섬나라이다보니 해산물을 많이 먹는 듯 했어요.

보통 저런 제품은 냉동실 혹은 냉장실에 보관할 텐데, 아직 날씨가 그렇게 덥진 않더라도 하루종일 저렇게 실온에 놔둬도 될까 조금 걱정이 되었어요.



아예 생선을 통째로 가지고 나와 파는 곳도 있었어요.




가공된 식료품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디저트나 간식을 팔기도 해요.

먹어보진 않았지만, 왠지 떡이나 증편과 비슷한 거 같았어요.



간단한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영양제 등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사람이 모이는 곳에 먹거리 파는 곳이 빠질 수가 없죠.

저 국수가 뭐냐고 했더니 갑자기 식판에 밥과 함께 마구 담아주더라고요.



식판을 불쑥 주는데 뭐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사람들이 많이 먹는 꼬치 같은 거 하나를 집어서 빈 자리에 앉아서 먹었어요.

밥은 정말 푸석푸석했고, 국수는 너무 짰어요.

왜 밥을 저렇게 많이 줬는지 알 수 있겠더라고요.

꼬치는 바나나를 튀긴 것이었는데, 이상한 신맛이 나고 겉에 시럽같은 걸 발랐는지 끈적거렸어요.

결국 목구멍으로 꾸역꾸역 넘기다가 반도 못 먹고 그냥 버렸네요.

그런데 가격은 7천원.

무엇을 기준으로 매겼는지도 모르겠을 뿐더러, 그 돈이면 차라리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세트나 사먹을 걸 그랬어요.



돌아오는 길에 분홍색 도는 게 너무 예뻐서 디저트를 하나 샀어요.
끈적한 풀죽 같은 데 떡 같은 데 들어있어요.
아까 먹었던 음식이 워낙 최악이라서 이건 너무나 맛있었어요.
하지만 역시나 동남아 음식이라서 그런지 코코넛 밀크가 많이 들어가 있는 거 같더라고요.
들척지근하고 느끼한 맛 때문에 딱 두 입 먹으니까 물리기 시작했어요.
절반쯤 먹다가 결국 집에 싸가지고 왔지만, 놔두니 또 안 먹어져서 결국 버렸네요.













혜화동 필리핀 시장이 워낙 유명해서 굉장히 규모가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규모도 작고 별로 볼 것도 없었어요.

제가 몰라서 그랬겠지만, 음식을 마구 담은 것도 그렇고 가격도 너무 비쌌어요.

재미삼아 한 두번 즈음은 가볼만 하지만, 다시 가게 될 거 같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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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혜화동 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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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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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ㅋ 저도 여기 궁금함에 몇 번 가긴 했지만 도전할 엄두는 안 나더라구요 ㅋ 덕분에(?) 음식에 대한 궁금증은 해결했습니당

    2016.04.02 08: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냥 재미삼이 간단한 과자나 음료수, 산미구엘 맥주나 몇 개 사오세요ㅎㅎㅎ

      2016.04.02 14:30 신고 [ ADDR : EDIT/ DEL ]
  2. 재미삼아 한 번 갈 수는 있지만 계속 찾을만한 곳은 아닌가봐요 필리핀인들이 손님으로 많이 가는 곳이긴 했나요??

    2016.04.02 10: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대부분이 필리핀 사람이었고, 한국인은 거의 없었어요.
      원래 밥+반찬 2개에 얼마 이런 식인거 같은데, 멋모르는 사람에게 식판에게 밥 담아주고 '니가 알아서해라' 라는 식으로 내버려두니까 당시에는 어덯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다음에도 굳이 가지는 않을 생각이에요.

      2016.04.02 14:37 신고 [ ADDR : EDIT/ DEL ]
  3. 이런.
    음식들이 다 별론가 봐요.
    첨엔 낼 한번 가볼까 하다가 먹거리가 아쉬운 것 같아 맘 접습니다. ^^;

    2016.04.02 11: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궁금했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인가봐요ㅠ 그래도 재미삼아 한번가봐야겠어요

    2016.04.02 20: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기서 파는 음식 종류는 제 입맛에 잘 안 맞았어요.
      그래도 간단한 과자나 음료 같은 건 한번쯤 사볼만 하지 않을까요?
      그닥 비싸지도 않고요.

      2016.04.03 01:40 신고 [ ADDR : EDIT/ DEL ]
  5. 제가 한국 살던 90년대에도 혜화동 성당 근처 이 자리에서 일요일마다 필리핀 노점이 한두개 있었는데 규모가 꽤 커졌네요. 이제 이 모습도 명물이 되어 가는 군요. 신기해요~! 그런데 음식이나 분위기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친숙하지 않나 봐요. 그럼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는 걸로 재미를 잡아도 좋긴 하겠어요. ^^*

    2016.04.03 02: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래되었다고 어렴풋이 듣기는 했지만, 진짜 오래되긴 했군요ㅎㅎㅎ
      원래는 규모가 더 컸는데, 주변 상인들과의 마찰 때문에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해요.
      저도 다음에 만약 또 가게 된다면 그냥 눈으로 구경하는 걸로만 만족하려고요.

      2016.04.03 13:49 신고 [ ADDR : EDIT/ DEL ]
  6. 7천원이면..정말로 그냥 햄버거 먹는게 나을수도 있네요 ㅎㅎ

    2016.04.03 09: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니까요.
      먹으면서 '내가 이 돈이면 햄버거를 먹지, 왜 이걸 먹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트 7천원이면 그래도 꽤 괜찮은 거 먹는데요.

      2016.04.03 13:50 신고 [ ADDR : EDIT/ DEL ]
  7. 앗,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군요.
    동남아 사는 제가 익숙한 것들이 눈에 띕니다.
    그나저나 사드신 음식을 보니 이라크에 있었던 우리 필리핀 메이드가 해주던 밥이 떠오르네요.

    2016.04.07 11: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라크에서도 근무하셨나요? 대단하시네요.
      전 영 쌀이 푸석한 게 좀 별로더라고요 ㅠㅠ

      2016.04.07 13:42 신고 [ ADDR : EDIT/ DEL ]
  8. 올~ 이런곳이 있군요? 일단 소개해주신 내용을 보니 기대하고 가 볼 만 한 곳은 아닌가보네요.
    그렇지만 호기심이 생깁니다. 한번 찾아가봐야겠어요.

    2016.04.09 11: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냥 구경하고 필리핀 과자나 음료수 같은 거나 사셔서 오면 나쁘지 않아요.

      2016.04.10 11:3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