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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6 쿠알라룸푸르 [完]

[말레이시아] 09. 1/20 페탈링거리

by 히티틀러 2016.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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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전날 못 들어가본 마스지드 자멕이 다녀올 생각이었다. 

생각은...

그런데 전날 너무 무리해서인지 자고 일어났는데도 다리가 얼얼했다.



나가지 말까



어차피 한국 돌아가면 또 다시 일해야하는데, 몇 시간쯤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했다.

결국 친구는 혼자 나갔다 오기로 하고, 나는 숙소에 남아있기로 했다.

잠도 좀 더 자고, 넓은 침대에서 뒹굴거리기도 하고, TV도 보면서 여행 중 처음으로 여유를 부려봤다.

'그냥 힘들어도 나갈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들긴 했지만, 몸이 편하니 그래도 좋았다.



마일로


전날 샀다가 너무 피곤해서 마시지도 못하고 잔 마일로도 꺼내마셨다.

어렸을 때 먹어봤다면서 추억의 맛이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마일로라는 이름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맛은 그냥 초코우유맛?

굳이 말레이시아까지 와서 바리바라 사갈만한 맛은 아니었다.

역시 추억은 평범한 음식에 특별한 맛을 더하는 조미료인가보다.


11시쯤 되자 친구가 돌아왔고, 짐정리한 뒤 체크아웃을 했다.

체크인할 때 보증금 낸 서류를 주니, 리셉셔니스트는 확인을 한 후 200링깃을 돌려주었다.

이것저것 서명해야하고 꽤 번거로웠다.



"투숙하시는 동안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이건 선물이에요."


객실내 전화기 고장 때문에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체크인할 때 받았던 초콜릿 쿠키 한 통을 주었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고맙다고 받아서 귀국 후 친구들과 나눠먹었다.

리셉션에 짐을 맡기고 다시 관광을 하러 나섰다.



LRT 암팡파크 역 근처에 있는 올드타운 화이트커피 카페에 들렀다.

카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까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커피를 마시는 사람보다 식사를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올드타운 화이트커피


동남아 지역에서는 크림이나 우유를 넣은 커피, 즉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자판기커피를 일컬어 '화이트커피' 라고 부른다.

믹스커피에는 커피, 설탕, 크림이 들었다는 의미로 3 in 1 이라고 쓰기도 한다. 

아이스로 주문했더니 프라푸치노 비슷하게 나왔다.

시원하고 달콤쌉사름하니 무더운 동남아의 여름도 무사히 이겨낼 수 있을 거 같은 맛이다.



카야토스트


식빵에 버터, 카야잼, 딱 요렇게만 든 메뉴인데, 신기하게도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게 자꾸 입맛을 끌어당기는 메뉴다.

일전에 집에 카야잼 선물이 들어온 적 있어서 직접 만들어먹어본 적이 있었다.

별 차이가 없는 거 같은데도 내가 만든 건 이상하게 맛이 없다.

이래서 음식은 남이 만들어 준 게 제일 맛있다는 건가?



친구를 따라 파사르 세니 Pasar Seni 역에 도착했다.



클랑강


쿠알라룸푸르 Kuala Lumpur 는 말레이어로'흙탕물의 합류지점 kuala berlumpur' 이라는 뜻으로 1857년 클랑강 Klang river 과 곰박강 Bombak river, 이 두 강이 만나는 지점에 세워진 도시라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하천정비를 했다고 해도 강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작다.

중랑천은 커녕 동네 개울물 수준이다.



KL 중앙역


KL 중앙역 Kuala Lumpur Railway Station 은 1910년에 지은 역으로 과거에는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와 태국까지 이어주는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의 노선이 KL 센트럴로 옮겨가서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국립모스크 Masjid Negara 의 첨탑도 비죽이 보인다.

멀지 않아보여서 육교를 따라가면 금방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길은 막혀있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결국 그냥 돌아왔다.



스리 마하마리암만 사원


스리 마하마리암만 사원 Sri Mahamariamman Indian Temple 은 1873년에 세워졌는데,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오래되고 화려한 사원 중의 하나이다.

타이푸삼 축제 때에는 이 사원부터 바투동굴까지 은색 마차에 신상을 싣고 퍼레이드 행렬을 한다고 한다.

입구는 22m의 탑으로 되어 있는데, 힌두교 신상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서 길가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쳐다볼 수 밖에 없을 정도이다.

인도에는 가본 적이 없지만, 카주라호 같은 유적지에 가면 이런 느낌일까.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신상에 홀린 듯이 쳐다보게 된다.

안에 들어가볼까 말까 했지만, 얼핏 보기에 안에는 별로 없는 거 같아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페탈링 거리


페탈링 거리는 Jalan Petaling 은 쿠알라룸푸르에 조성된 차이나타운 중심지에 해당하는 곳이다.

잡화점과 음식점, 식료품가게, 기념품와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과 곳곳에 숙소까지 전부 모여있었다.



두유


"이거 먹어봐요!"


오전에 이곳에 먼저 들렸던 친구가 정말 맛있다며 추천했다.

두유와 순두부를 파는 노점이었다.

중국 사람들은 아침으로 두유를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동양인들이 줄을 서서 한 잔씩 사먹고 있었다.

두유는 시럽까지 넣어서 달콤하고 시원하고 고소했다.

음료수라도 좋지만, 콩이라서 그런지 든든했다.



시원한 두유를 쪽쪽 빨아먹으면서 페탈링거리를 구경했다.

중국인들이 몰려사는 곳이 아니랄까봐 거리 곳곳에 홍등이 걸려있다.

페탈링거리는 낮보다는 밤이 더 붐빈다고 하던데도 각종 노점이며 가게들도 꽤 북적였다.

어지럽게 형성된 골목들에도 빽빽하게 노점들이 형성되어 있었다.



먹거리를 파는 노점 중 한 곳에 들어갔다.

외국인 관광객이 오자 영어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커리 미


커리 미 는 Curry Mee 는 이름 그대로 커리향이 확 풍겨오는게, 첫날 먹었던 씨푸드 커리 락사와 비슷한 맛이었다.

처음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에는 코를 찌를 듯한 커리의 강한 향이 꽤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니 왜 먹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강황이 열을 내는 성분이 있는지 커리향이 강한 음식을 먹고 나면 뱃속이 화끈화끈거리면서 몸에서 땀이 쭉 난다.

그렇게 한바탕 땀을 흘리고나면 왠지 모르게 시원하다는 느낌이 나는 것이다.

면에 닭고기와 두부 같은 게 들어있었는데, 두부의 맛이 영 이상했다. 

씹는 식감은 얼린 두부 비슷한데, 끝맛이 영 묘하고 낯설었다.

가게이름을 보니 '자매 객가 취두부'.

혹시 음식에 들어간 두부가 취두부였을까.

취두부가 그렇게 냄새가 심하다고 하는데, 커리향이 너무 강해서 그 냄새가 묻혀진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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